나는...나라면 저런 선택을 했을까?할 수 있었을까?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압구정역 2번출구에서 그 커플을 기다리면서도
내심 걱정되는 것이 있었다.
너무 초라하고 안된 모습이면 어쩌나...
그야말로 터질듯한 얼굴에 부시시한 머리 뺑뺑이 안경을 쓴 비장애인 여자친구가 힘들게 걷는 뇌성마비 장애인 애인과 함께 나타나는 건 아닐까......
나라면...나였다면 결코 하지못했을 선택이었기에
선입견을 갖지 말자고 되뇌이면서도
'정상인'과 '장애인'의 만남에 대해
저런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건 어쩔수가 없었다.
약속시간 10분이 지났는데도 커플이 오지 않았다. 전화가 왔다.
몇번 들어본 경상도 사투리의 아가씨 목소리. "저희 2번출구에 왔는데요..."
"어, 저두 거긴데...아..."
행사를 마치고...행사라고 할 것도 없는 사진촬영과 약간의 담소였지만^^
두 사람을 보낸 뒤 함께 있던 두 노총각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우와...진짜 부럽다."
70년생인 애인보다 8살이나 어린, 나보다 한살밖에 많지 않은,
긴생머리, 키크고 글래머러스한 몸매에 커다랗게 쌍커풀진 눈이 너무 예쁜
상당한 유머감각과 애교넘치는 경상도 사투리로 끊임없이 주변인들을 웃게 만들었던
딱 '맏며느리감' 스타일의 부산아가씨.
"첨에는 원조교제였죠. 원조교제..."
남친분이 어려보인다는 말에 "금 나는 늙어보인다는건가? ^^ 그런얘기 많이 들어요, 근데 사실은..." 하며 남자친구의 정수리부분을 가리킨다. "어려보이는데 벌써 여기가 휑하다니까요."
벌써 머리가 약간씩 빠지고 흰머리가 생기는 애인을 위해
2주에 한번씩 부산에서 올라올때마다 밤새 염색을 해준다고...
커다란 커플링을 보여주며
'의처증이 있어요. 회사 들어간다니깐 이렇게 젤 촌스럽고 커다란 반지 껴주고 남자들 옆에 오지도 말라고...아줌마들이나 끼지 이런거...그래서 전화한통 안온다니까요.'
하며 깔깔대고 웃는 정말 밝던 사람.
3차에 걸쳐 이 행사를 하면서 내가 천사가 된 기분이 종종 들긴 했지만
이번엔 정말 기분이 묘했다.
기분이 참 좋으면서도...저 두사람 앞으로 얼마나 어려울까.
난 부모님 생각해서라도 절대 못할텐데...
한편으로 생각하면...자식이 행복한게 부모님한테는 젤 좋은거 아닐까?
후우.......정리가 안됐다.
결혼할때 꼭 불러주세요~~ 그럼요~~^^
두 사람 정말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이게 당첨된 그 사연이다.........................................................................................................
나에게는 만난지 오래된 戀人이 있습니다.
처음에 인터넷 동호회 모임으로 알게된 나의 그녀이지요.
그녀는 수녀가 되고 싶었으나 결국 용기가 없어 수녀는 되지 못하고
성당에 근무하면서 푸른집이라는 장애인 공동체를 섬기며 봉사하는
착한 아가씨였습니다. 그로인해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나를
만나서도 꺼리낌없고 거부감없이 나를 대해주어서 나중엔
서로 사랑하게까지 되었지요.
물론 처음엔 순탄치 않은 사랑이었습니다. 나는 착하고 예쁜
그녀에게 사랑을 말했고... 나의 그 사랑이 부담스러웠던 그녀는
친구라 말했죠. 그렇게 밀고 당기면서 서로의 가슴에 상처도 많이
주고 심한 다툼 이후에 서로 이제 절대로 만나지 말자하며 모질고
차가운 헤어짐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 우리가 헤어졌을 때엔
그녀가 신장결석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일도 있었죠.
허나 그로 인해 그녀는 나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깨달아
나를 다시 찾아 주었고 그렇듯 그녀의 마음은 나에게 열려 왔었죠.
허나 그게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우린 여전히 행복할 수 없었네요.
우리의 교제를 알게 된 그녀의 부모님으로 인해
우리는 진짜 이별을 해야했습니다.
그 때는 정말 나도 예쁜 나의 그녀를 놓아주어야겠다는
생각에서 그런 것이죠.
내가 아니면 그녀는 좋은 남자를 만나서 살 수 있을텐데...
그런 생각이 들었기에... 내가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하니까...
그녀를 자유롭게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
그래서 나는 그녀의 전화도 받지 않고, 그녀의 문자 메세지가 와도
아무 응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계절 하나를
지날 동안 얼굴을 볼 수 없었지요.
하지만 그해 가을날...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리집 앞에 와서 나를 불렀습니다.
너무 보고 싶었다고... 이제 절대 떨어지지 말자고 하며
그녀는 나를 부둥켜 안고 울었습니다.
그 때를 생각하니 깊은 한숨이 나는군요.
아직도 나는 그때처럼 의지도 약하고
무엇 하나 약속해줄 수 없는 사람이니까요.
이후로 우리의 교제는 참 편안했습니다.
우리집에서 그녀는 이미 며느리 대접을 받으며
우리 부모님에게 귀여움 받고...
아직도 결혼 이야기는 꺼내지 못하지만 그녀의 부모님께서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 이유없는 미움은 내보이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결혼하리라고는 차마 상상을 못하셔서 그런 것인 줄도
모르지만요.
사실 26년 동안 고이 키운 귀한 딸을 뇌성마비 장애인에게
시집 보낸다는게... 현실로 다가올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 생각만 하면 내 스스로 눈 앞이 아찔하고
캄캄해집니다. 왜 나는 이렇게 태어났을까...
그런 철 없는 되물음을 스스로에게 해보기도 합니다.
내가 과연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도
스스로에게 던져 봅니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도 저어 봅니다.
혼자서는 보행조차 못하고... 누구의 도움 없인 살수 없고...
그러기에 제대로 할 수 있는 일도 하나 없는데...
몸 성한 남자들처럼 벽에 못 하나 제대로 쳐 줄 수 없을 남자인데...
그런 생각 끝에는 참 말할 수 없이 아득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
그녀는 올해 봄에 성당을 그만두고 일반 회사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그럼에도 푸른집 사람들과 멀어지지 않고 여전히 그 분들을
찾아가 식사도 지어드리고 청소도 해드리고 즐거운 이야기도
많이 해드리지요. 그런 그녀가 내겐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습니다.
또 소중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틈이 날 때마다 내 몸이 굳을까 어루만지고
운동을 시켜주는 그녀를 보면... 그녀는 세월이 가면 갈수록
더 많이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예쁜 나의 그녀와 교제한지도 3년...
그녀가 자신의 이번 여름 휴가 때에는 여행을 가고싶다고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의 휴가...
나와 함께 제주도를 가보고 싶다고 그러더군요.
저 역시 그녀와 함께 가고싶은 곳이었구요.
그러다 칼로스에서 이루어준다는
커플사랑 소원성취 페스티발을 보게 되었네요.
그래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알라딘의 요정 램프 지니에게
부탁하듯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지지리도 못난 戀人인 나이지만 간절하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허락하신다면 저희에게 꿈 같은 제주도의 푸른밤을
보게 해주시지 않으실른지요.
칼로스 커플사랑 소원성취 게시판에다...
별을 향해 비는 마음으로 남겨봅니다.
꿈이 이루어진다면 나는 제주도의 푸른 밤 하늘 아래에서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할까 합니다. 그녀는...
내 프로포즈에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겠죠.
아. 생각만해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남루한 저의 소원...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멋진 사랑얘기네요..꼭 결혼하시구..행복하세요~홧팅~
꼭 행복하세요
아름다운 사랑이네요..잘 될꺼예요.사랑은 끈끈합니다~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걸 극복하고 아름다운 결실 이루시길 빕니다.
허걱~~~정말 좋은 사랑을 하시네여 부럽당 ㅠㅠ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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