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이라 늦여름 되니 소서 대서 절기로다. 큰비가 자주 오고 더위도 극심하다.
풀과 나무가 무성하니 파리 모기 모여들고, 땅 위에 물 고이니 참개구리 소리 난다.
봄보리 밀 귀리를 차례로 베어 내고, 늦은 콩 팥 조 기장을 베기 전에 심어 놓아,
땅 힘을 쉬지 말고 알뜰히 이용하소. 젊은이 하는 일이 김매기 뿐이로다.
조선 헌종 때 정유학이 쓴 농가월령가 六月令에 읊은 가사에서도 알 수 있듯, 음력 6월은 소서 대서는 물론, 삼복이 들어있어 일년 중 가장 무더운 달이다. 정유학의 농가월령가는 또한 음력 6월을 "긴긴 해 쉴 새 없이 땀 흘려 옷이 젖고, 숨 막혀 기진할 듯한' 노역을 요구하는 때로 정의하기도 하였거니와 오늘 날의 매스컴에서는 108년 만의 더위라 하여 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와 열대야에 관한 폭염특보가 넘쳐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때에 '젊은이 하는 일이 김매기 뿐'이라 한 농가월령가와 달리 열열한 폭염을 마다 않고 삶의 뿌리를 찾고자 전국의 이름 난 농가를 찾아 모여든 젊은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전국귀농운동본부가 주관한 '귀농을 꿈꾸는 청년을 위한 10농가 100일 프로젝트, 100일 청년귀농학교'가 그것으로서, '100일 청년귀농학교'는 만 40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귀농본부가 추천하는 10농가에 10일씩 머무르며 농사일을 돕고 배우며 공동체 생활을 체험하는 100일 간의 열열 프로젝트이다.
지난 6월5일부터 14일까지 10일 간, 경북 상주 최한실 선생이 이끄는 '푸른누리' 공동체에서 '채취농과 마음공부'를 시작으로 6월17일부터 26일까지는 역시 상주의 향유네(박종관) 농가에서 '귀농길라잡이'를 배우고 난 뒤, 충남 괴산의 '유기양계 마을 공동체'(6월26일~7월5일)를 거쳐 네번 째 농가인 홍성의 금창영씨 농가에서 열흘 간 '제철 꾸러미 농사와 지속가능한 마을을 위한 청년의 역할'(7월11일~7월 20일)을 습득한 뒤에, 무더위가 절정을 이룬 7월 27일부터 8월5일까지 열흘 간, 다섯번 째 농가 체험 현장인 전북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의 전희식선생의 농장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7월 말부터 8월초라 하면 일년 중 하절기 무더위의 절정인 시기로서 '국민피서주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온 국민이 더위를 피해 계곡으로 바다로 떠나기에 급급한 때가 아닌가! 이렇 듯 熱熱하게 무더운 때에 100일 청년귀농학교 다섯번 째 농가실습 현장인 전북 장수에서 만난 13인의 귀농희망 도시청년들의 열열한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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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흘 간의 농가체험을 마친 뒤 해산을 앞두고
전북 장수군 장계면 남덕유산 자락 600미터 고지에 자리한 전희식씨의 농가에서 열흘 간의 농장 체험을 마친 참가자들이 귀농운동본부 관계자, 농장주이자 지도강사인 전희식씨 등과 함께 단체 기념촬영을 하며 밝은 표정들을 지어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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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에 필요한 문화, 공동체, 심신수행과 자립생활'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 남덕유산 자락 600미터 고지에 자리한 다섯번째 농가 전희식씨의 농장을 찾아든 이는 모두 13명으로써, 이들은 귀농본부가 제공한 참가자 기초 인적사항에서 알 수 있듯, 10대 소년 1명과 20대 2명을 제외하면 거의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청년들로 구성돼 있으며 서울, 인천, 대구, 전주, 군산, 성남, 평택 등, 대도시와 중,소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도시인들이다.
이들의 직업과 경력도 다채롭기 그지없다. 정보통신 종사자, 학원강사, 무역업, 전자공학도, 컴퓨터 전공의 대학원생, 조리학과 출신, 사회복지사, 농업대학졸업생, 유럽 유학을 다녀온 전산 전문가,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10대 소년까지...
각기 다른 생김새와 경력만큼 개성도 각각인 이들 13인의 농가현장 실습생들은 1회 농가에서부터 도반으로 인연을 맺어 계속 함께 해오고 있는 이들도 있고, 다섯번째 농가 현장에서 처음 만나게 된 이들도 있었는데, 개인주의와 파편화된 도시문명의 일상을 일삼던 이들이 잠자리도 화장실도 샤워실도 불편하기만 한 시골 농가에서 적게는 열흘, 혹은 20일, 30일, 그 이상을 한데 뒤섞여 먹고 자고 일하는 공동체 생활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처음에는 크고 작은 갈등이 없지 않았지만 열흘 동안의 주어진 시간이 갈수록 대자연 속에서, 어울려 땀흘려 일할 수 밖에 없는 농촌의 농가 현장에서, 감자캐기와 풀매기, 종자심기, 미생물 발효시키기, 액비주기, 집고치기 등, 귀농에 필요한 농사기술과 단체노동의 값진 체험을 쌓아가는 동안, 이들은 공동체생활에 필요한 지혜를 자연스럽게 터득하여 스스로 조화를 이루며 마침내 한 덩어리가 되어갔다.
한낮 최고기온이 섭씨 33도를 넘어선 최고로 무더운 어느 날, 오후가 되어도 좀체 수그러들지 않는 더위에 굴하지 않고 이들은 집고치기 실습에 들어갔다. 날이 너무 무더워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에나 가능한 기본적인 농장일 외에 별다른 일과를 정하지 않은 채 시간을 비워놓고 실습생들이 자발적으로 일과를 만들어 자유롭게 생활하게 하려는 농가 주인의 배려에 힘입어 비교적 느슨하고 헐렁한 현장학습을 즐기게(?) 된 실습생들 중 어느 누군가가 귀농인을 위한 명저 '시골집 고치기'의 저자인 농가주인 전희식선생에게 즉석 요청을 하여 이루어진 일이다.
▲ 뜨거운 강판 지붕 위의 도시인들
집고치기 실습으로 지붕에 댄 칼라 강판을 한 장 떼어내고 투명한 선라이트를 끼워넣어 채광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나선 귀농희망 도시 청년들. 처음으로 사다리도 타보고, 시골집 지붕도 올라보고...
'집고치기도 배우고 싶다'는 실습생의 말 한마디에 전희식선생은 얼마 전, 낡은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고 새로 입힌 칼라 강판지붕에 채광개선을 위한 일부 강판 교체작업 실습을 하면 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고는 부랴부랴 읍내로 나가 선라이트 몇 장을 사와 지붕 부분 교체 작업실습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처마가 낮은 시골집이라고는 하나 사람이 어느 정도 두려움을 느낀다는 자기 키를 넘는 높이의 지붕 위에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일이 쉽지 않겠건만, 의외로 용감한 모습을 보이며 선뜻 지붕을 올라탄 이는 대전에서 온 정보통신 전공자인 30대 중반의 남자실습생과 인천에서 온 40대 초반의 가녀린 몸집을 가진 여성 실습생이었다. 이들은 기회가 없어 해보지 못했을 뿐, 자신들의 적성에 맞는 즐거운 일감이라며, 농담까지 해가며, 폭염에 달궈진 뜨거운 하늘 빛 칼라강판 지붕위의 느닷없는 이벤트에 즐거이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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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직 유망 여성크라이머의 지붕 오르기 미션 성공! 채식과 명상으로 수행자적 삶을 살며 귀농을 준비하고 있다는 40대 비혼여성이 용감하게 지붕오르기를 자원하고 나서, 한때 유망한 여성크라이머였다는 전력을 확실히 입증해 보이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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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물론, 오신채도 취하지 않는 철저한 채식주의자이며 20년 가까이 명상을 해오고 있다는 40대의 비혼 여성은 자신이 한때 잘나가는 크라이머였다고 하며 지붕 위에 가뿐히 올라서 안정적이고 멋진 포즈를 취해보이며 '가녀린 체구의 여인'에 대한 선입견을 일거에 불식시키고 말았다.
젊었을 때 클라이머로서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건강을 잃고 클라이머로서의 삶을 지속하지 못하게 되자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괴롭히며 절망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녀는 '채식'으로 삶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어 채식예찬론자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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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살이, 진정한 자립의 삶을 향한 여인의 망치질...
적극적으로 망치질에 나선 여성 실습생을 동료 남성 실습생과 '시골집 고치기' 저자인 전희식 선생이 조심스레 지켜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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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출판사를 차려서 자신의 채식과 명상 수행에 관한 체험담을 쓴 책을 곧 출간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그녀에게 선배 저자인 전희식 선생은
'책이 완성되면 서문을 써주겠다'고 즉석에서 약속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또한 그림에도 소질이 있어 미대를 가려고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도 한다. 다섯번째 농가가 있는 장수군 장계면에 머무는 동안 실습생들은 같은 마을에 있는 이웃 사과 농장 등을 방문하여 과실 솎아주기와 풀매기 등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했는데, 전희식씨의 영향으로 이 마을에 귀농하게 되었다는 한 부부의 농가를 방문해서는 선배 귀농인의 금쪽같은 경험담을 듣기도 하고 이들 부부가 정성껏 담아 보관해 오고 있는 60년이나 묵었다는 조선간장의 맛을 보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전직 클라이머이며 채식명상수행가이며 망치질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는 그녀가 집 앞 표지석에 매직으로 그림을 그려주었다. 사람의 머리와 몸통을 닮은 바윗돌을 올려 쌓아논 이 표지석에 그녀는 붉은색과 파란색 매직만으로 멋진 수호 석상을 만들어 냈다. 무생물인 돌에 밝게 웃는 환한 표정을 입혀 생명을 불어넣으며 예술적으로 완성한 이색 도농교류인 셈이다.
▲ 전통 발효음식에 국화꽃을 이용해 ▲ 정삼례씨의 국화꽃 된장 농원 입구에 놓인 웃는 석상.
특유의 냄새를 개선시킨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보 이 마을의 명물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급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귀농선배 농장주 정삼
례씨( 장계면 명덕리 새터 주민)와 함께 그림이 그
려진 바위돌 앞에서
밭작물도 엄연한 생명을 가진 존재, 영성농법이 그 생명력에 힘을 더해 준다.
실습생들은 장계면 명덕리 남덕유산 자락의 다섯번째 실습농가에서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된 자연의 기운을 받아 원초적 땅기운이 가득한 터밭의 싱싱한 작물들과 열흘 동안 교감하며 영성농법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고 교육받은 뒤, 줄곧 서울에서 학원강사를 하며 대도시의 생활에 젖어 살았다는 늘씬한 체구와 미모를 간직한 한 40대 비혼여성 참가자는 자신만큼 예쁘게 생긴 호박을 따들고는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며 모델같은 포즈를 취해보이기도 했다. (사진 왼쪽) 미녀는 예쁜 호박을 좋아해....
역시 대도시의 삶에 젖어 지내다가 '이제는 좀 다르게 살고싶다' 는 막연한 생각이 들게 되면서 귀농을 꿈꾸다가 이번에 100일 청년귀농학교에 지원하게 되었다는 30대 남성 실습생은 비료와 농약을 일절 쓰지 않고 생태영성농법으로 가꾸고 키우는 터밭의 왕성한 땅기운을 받으며 노동을 하니 절로 건강해 지는 기분이라며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옥수수밭의 풀매기, 낫질하기 등을 매우 열심히 즐겼다. (사진 오른쪽)
시골살이에 공동체적 마인드는 필수, 여럿이 힘을 모으니 어려운 작업도 뚝딱뚝딱 완성...
실습생들은 한낮의 무더위가 어느 정도 수그러들 무렵인 늦은 오후가 되면 하루에 한 가지씩 즉석에서 간단한 회의를 통해 그날 작업할 거리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공동실습을 하며 시골살이에 필요한 공동체 정신을 키우는 기회로 삼았다.
폭염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느즈막한 오후에 마땅한 일거리를 찾던 이들은 마당 구석에 놓여있던 낡은 테이블의 상판이 심하게 부식되어 제 용도를 못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자, '우리 힘으로 상판을 새로 갈아보자'는 데 합의가 이루어졌고, 지도강사인 전희식선생이 역시 부랴부랴 작업에 필요한 공구와 합판 등, 재료를 조달하여 상판 교체작업이 즉석에서 이루어지기도 했다. 일과를 미리 특별히 정해놓지 않았기에 오히려 가능한 즉흥성과 생산성이 돋보이는 의미있는 작업이었던 셈이다.
바닥에 합판을 고정시켜 놓고 상판 모양을 재단하고 있는 실습생들의 자세는 사뭇 진지하기만 하다. (사진 왼쪽)
여럿이 힘을 합쳐 나무를 재단하고 톱질하고 못질을 하여 가뿐하게 뚝딱 완성시킨 테이블에 둘러앉아 식사와 함께 반주로 막걸리를 곁들이고 있다. 낡아 못 쓰게 되었던 볼품없는 고물 테이블이 100일청년귀농학교 실습생들의 공동노력에 힘입어 잃었던 생명력을 회복하는 순간이다. (사진 오른쪽)
천지부모가 주신 생명의 젖, 이 순간 제철 먹을거리
일과 중 가장 즐거운 때는 어느 때인가?
물을 필요도 없이 이구동성으로 '식사 시간'이라 답할 게 뻔하지 않겠는가!
하물며 땀흘려 건강한 노동을 하고난 뒤, 자연스럽게 생겨난 시장기를 해소하는 '거룩한 끼니'임에야 두 말할 나위도 없으려니와 내 입에 들어오는 음식이 이제껏 도시에서 먹던 것과는 영 차원이 다른, 바로 집 뒤 터밭에서 내손으로 키워 이순간에 난 싱싱한 제철 자연농 푸성귀들로 차려진 생명의 밥상임에랴...
빠듯하고 여유없는 도시의 직장생활에서 먹을 것이란 자고로 마트와 수퍼마켓에서 사온 인스턴트 음식들과 수입농산물, 그리고 육류 일색의 외식으로 이어지는 '판에 박힌' 식생활을 하다가 영양불균형, 만성변비, 비만, 무기력증 등에 시달리며 지낼 수 밖에 없었던 거의 다수의 실습생들이 화학조미료를 일체 쓰지 않고 자연적으로 맛을 낸 전통토속음식들을 앞에 두고 즐거워하며 부지런히 식판으로 옮겨 담고 있다. (사진 왼쪽) 특히 유기농 찹쌀현미와 통밀, 검은쌀 등을 적당히 혼합해 지은 구수한 밥맛에 자신도 모르게 길들여졌다며 '백미로만 지은 밥은 이제는 싱거워 더 먹지 못하겠다'고 토로하기도...
전주에서 온 학원영어강사 츨신인 20대 젊은 여성 실습생은 이제 결혼한지 몇 달이 되지 않은 신혼임에도 남편의 지지에 힘입어 과감하게 신혼의 단꿈을 박차고 이번 열열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었노라며 친정어머니조차도 사업을 하시느라 언제나 바빴기 때문에 이런 음식은 어릴 때 외가집에서 먹어본 뒤로 좀체 경험할 수 없는 맛이었다며 소금물에 삭혀낸 뒤 양념을 한 깻잎김치와 들깨즙을 넣고 볶은 고구마줄기, 들기름과 집간장으로 간을 한 가지찜과 호박젓국찌개, 노각채무침 등, 매 끼 새롭게 나오는 토속반찬들에 관심을 보이며 일일이 요리법을 물어오기도 했다. (사진 오른쪽)
장수군청 귀농지원과와 전라북도귀농지원센터, 장수군귀농귀촌협의회의에서도 연일 격려방문이 이어져...
실습생들이 장계면 명덕리 실습농가에 머무는 열흘 간 해당 지자체의 담당 공무원과 귀농지원 단체와 기관의 담당자들이 줄지어 이들을 격려 방문하였다.
전라북도귀농지원센터의 사무국장께서 수박을 사들고 찾아와 찜통더위 속에 땀흘려 배우고익히는 실습생들을 격려하는 한편, 전북귀농지원센터가 하는 일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하는 기회를 갖기도...
일 잘하는 사람이 놀기도 잘한다
9일 간의 실습기간을 모두 보내고 마지막 날 밤, 때 마침 남덕유산 자락 고갯마루에 걸린 보름달이 휘영청 밝게 비추이는 마당에 자리를 깔고 모여앉아 소박하지만 뜨거운 열기 가득한 뒤풀이 시간을 가졌다.
이날에는 평소 전희식 선생과 친분이 있는 장계면 이웃 주민 몇 분과 장수군귀농귀촌협의회의 사무차장님이 특별 방문하여 흥겨운 여흥을 북돋아주며 함께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였다.
격려방문을 온 인심좋은 장수군민들이 사가지고 온 과일과 먹을거리, 술 등으로 마당에 차려진 조촐한 주연에 장수군민들과 실습생들이 함께 어울리게 되자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고 허물없이 어울리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특히 뛰어난 기타 연주와 노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준 협의회 한명철 사무차장님의 활약이 돋보였다.
열여섯살 최연소 실습생, 영선이의 선언, '지금도 농부지만 이담에 커서도 농부할래요!'
이 소년을 보라!
전남 강진에서 온 열여섯살 영선이는 아빠 엄마가 선택한 귀농, 농부의 삶을 고스란히 자신의 삶으로 대물림하여 받아들여 농부가 되기로 했다. 학교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대신 홈스클링과 집안일인 농사일 돕는 것을 자신의 일로 스스로 선택했다. 저 멀리 어느 외계에서 왔거나 머나먼 미래에서 온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미래에서 온 '미래소년' 영선이.
100일청년귀농학교의 최연소 참가자 영선이가 있는 한, 우리 농업의 미래는 보름달보다 밝게 빛날 것이며, 인류의 식량문제 또한 여드름 가득한 이 소년이 힘껏 거머잡은 낫 끝에 달려있게 될 지 모른다.
소년농부 영선이는 어쩌면 차세대 절대권력자로 부상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쩐지 그런 예감이 든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10농가 100일 프로젝트에서 건진 최대의 수확이자 선물이다.
첫댓글 부럽다!!!
멋진 기획에 멋진 사람들 멋진 글입니다. 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