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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金春洙의 詩 '꽃' 중에서
▲보춘화
보춘화는 흔히 동양란을 대표하는 난으로 알려져 있다. 뿌리는 굵게 사방으로 퍼지고 잎은 뿌리에 모여 난다. 3~4월에 연한 황록색의 꽃이 줄기 끝에 1송이 핀다. 흰색의 입술꽃잎은 자색 얼룩무늬를 가진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섞여 나는 충청이남의 남쪽지방 숲의 남경사면 조금 건조한 땅에서 잘 자란다. 이른 봄에 꽃이 피므로 春蘭, 또는 봄을 알리는 식물이란 뜻으로 보춘화(報春花)라고 하는데, 보춘화가 국명이고 한국춘란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소박한 마음’이다.
▲자주쓴풀
쓴풀은 맛이 쓰다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국내에서 자라는 쓴풀 종류로는 자주색 꽃을 피우는 자주쓴풀 외에도 대성쓴풀, 쓴풀, 개쓴풀, 네귀쓴풀, 큰잎쓴풀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크게 꽃잎이 넉 장인 것과 다섯 장인 것으로 나누어집니다. 꽃잎이 넉 장인 것으로 네귀쓴풀, 대성쓴풀, 큰잎쓴풀이 있고 다섯 장인 것으로는 쓴풀, 자주쓴풀, 개쓴풀이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8월 중순 쯤 한라산으로 가면 네귀쓴풀과 개쓴풀을 볼 수 있고 10월에는 저지대 오름에서 자주쓴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주쓴풀은 전국에서 자라는 용담과의 두해살이풀입니다. 햇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자라는데 키는 다 크면 성인의 무릎 정도입니다. 흑자색의 줄기는 네모지며 곧게 서고 가끔 가지를 치기도 합니다. 잎은 양 끝이 날카로운 느낌을 주며 자루 없이 줄기에 바싹 달라붙어 있습니다. 10월경에는 되면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꽃대가 나와서 위에서부터 아래로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맨 아래의 꽃대가 가장 길어 전체적으로 보면 원뿔꽃차례를 하고 있습니다. 꽃잎은 다섯 장으로 별 모양을 하고 있고 수술도 다섯 개로 흑자색의 꽃밥을 달고 있습니다. 그리고 꽃잎에는 보라색 줄무늬를 그려놓고 있고 안쪽 아래에는 털이 있는데 그 속에는 여러 물질을 분비하는 선체가 숨어 있습니다. 꽃잎 위의 보라색 줄무늬, 선체는 모두 꽃가루받이와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10월은 곤충들의 활동이 뜸해지는 시기입니다. 꽃잎의 줄무늬는 곤충들의 눈에 잘 뜨이게 할 것이고 선체에서 분비되는 물질은 이들을 유혹합니다. 이끌린 곤충들은 꽃잎을 드나들면서 꽃가루를 잔뜩 몸에 묻히게 되고 다른 꽃으로 옮김으로써 자주쓴풀이 후손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숲은 평온한 듯 보이지만 식물들에게는 많은 위험이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위험을 이겨내지 못하면 자신들의 한결같은 꿈인 후손을 이어갈 수 없게 됩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식물들은 다양한 전략을 짜냅니다. 식물들은 어릴 때는 모든 에너지를 싹을 틔우기 위해 쓰지만 어느 정도 자라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잎을 두껍게 하기도 하고 독성이나 고약한 맛을 만들어 동물들로 하여금 소화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잎을 통해 악취를 풍겨 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도 하고 자주쓴풀처럼 처음부터 쓴맛을 내어 곤충들이 먹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주쓴풀은 잎, 꽃 모두 쓴맛을 가지고 있지만 뿌리가 가장 강하여 용의 쓸개처럼 쓰다는 용담의 10배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 쓴맛 때문에 약재로 쓴다고 하는데 가을에 꽃이 필 때 채집하여 음지에서 말려서 보관했다가 이용 한다고 합니다. 생약명으로 어담초(魚膽草), 당약(當藥)이로 불리고 간, 황달, 이질, 습질, 위의 기능을 촉진한다고 합니다. 요즘 피는 꽃들은 결실을 위한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점점 날씨는 추워지고 곤충들의 활동도 뜸해지기 때문입니다. 나름대로의 전략을 가지고 꽃가루받이를 하려고 하지만 이런 저런 상황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급하게 하는 일은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자주쓴풀이 일깨워주는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자주쓴풀의 꽃말은 지각(知覺)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는 자주쓴풀에게 눈길을 한 번 더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휴무에는 자주쓴풀을 만나러 오름을 다시 다녀와야겠습니다. - 한라생태숲 해설가 이성권의 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 中에서
▲노박덩굴
▲떡버들
▲산괭이눈
▲용담
▲톱풀
▲쥐오줌풀
▲갯패랭이
▲물매화
▲좀딱취
▲해국
▲꽃향유/흰꽃
▲꽃향유/변이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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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報春花를 보니 생각이 나네, 최근까지 蘭종류중에 보세난을 의미도 모르고 쓰다가 몇 달전에서야 보세가
세월을 알린다는 "報歲"임을 알았어 이래서 漢字가 중요해
그러게... 무심하게 지나치는 일들이었는데
이제 예촌도 나이가 들어 느긋해진 것인가?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