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유래
[정의]
함경남도 북청군(北靑郡)에서 정월 대보름에 행하는 탈놀이.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로 지정되었다.
[유래]
함경도에서는 함남의 북청·함주·정평·영흥·홍원, 함북의 경성·명천·무산·종성·경원 등지에서 사자놀이를 놀았는데, 이 중 북청의 사자놀이가 가장 유명하다. 북청사자놀음은 함남 북청군 산하 11개 면과 3개 읍에 속하는 각 마을에서 음력 정월 대보름날 밤에 세시풍속의 하나로 행해졌다. 북청의 사자놀이는 댓벌[竹坪里]사자(李村사자·中村사자·넘은개사자 등), 동문(東門)밖사자·후평사자·북리(北里)사자·당포(棠浦)사자 등이 유명하였으며, 그 밖에 마을마다 제각기 사자를 꾸며 놀았다. 6·25 당시 월남한 놀이꾼들은 1960년 8월에 ‘북청사자놀이 보존회’를 발족하였고, 현재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무형문화재 전수회관에 보존회 사무실을 두고 있다.
북청지방에서는 수십 개의 마을에서 각기 독자적으로 사자를 만들어 놀았기 때문에, 사자가면의 모습이 마을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북청의 사자가면은 1930년대에 송석하가 수집한 사자가면(국립중앙박물관 소장), 1936년 2월 7일 송석하가 북청 현지에서 찍은 북청읍의 사자와 토성리의 사자, 현재 북청사자놀음에서 사용하는 사자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는데, 모두 다른 모습이다.
내용
1955년 겨울부터 1956년 여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북청지방을 현지조사 한 김일출은 북청 사자가면의 유형을 ① 호랑이 또는 고양이 모습의 사자, ② 귀면(鬼面) 모양의 사자, ③ 용 비늘을 그린 사자로 나누었다. 그리고 죽평리 사자놀이에는 피리 4·퉁소 4·꽹과리 1·징 1·새납 1·소고 1·큰북 1의 다양한 악기와 함께, 사자, 꼭쇠, 양반, 중, 점바치, 의원, 굴중(상모) 돌리는 사람, 소고를 든 거사 2명, 무동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이 중 주목되는 인물은 점바치, 즉 점쟁이인데, 점쟁이는 사자가 먹이를 먹고 병들어 쓰러진 후에 병점(病占)을 친다.
한편 현재는 북청사자놀음에 사자가 두 마리 등장하지만, 원래 북청지방에서는 사자가 두 마리 등장하는 마을이 없었다. 모든 마을에서 사자가 한 마리가 등장했다. 그리고 사자놀이의 내용도 현재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내용은 애원성, 마당놀이, 사자춤 등으로 형성된다. 먼저 쾌자(快子)를 입은 여인이 등장하여 경복궁춤, 애원성춤, 성주풀이춤을 추고, 다음에 양반·하인(꼭쇠)이 등장하는 마당놀이로 넘어가는데, 양반의 명령에 따라 사당춤, 무동춤, 곱사춤 등을 춘다.
북청사자놀이는 극적인 요소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나례의 매귀(埋鬼)행사와 동일한 모습도 보인다. 사자놀이패는 정월 4일부터 14일까지 마을의 가가호호를 방문하여 나례의 매귀, 즉 지신밟기와 유사한 의식을 거행했다. 북청사자놀이는 정월 대보름을 기해 거행되는 대부분의 민속놀이와 마찬가지로 벽사진경을 목적으로 거행되었다. 백수(百獸)의 왕인 사자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벽사적인 기능을 하지만, 특히 사자가 방울소리를 울리면서 가가호호를 방문해 집안 구석구석의 잡귀를 쫓는 모습은 바로 나례의 매귀라고 하는 행사와 완전히 일치한다.
사자는 머리 부분에 큰 방울을 많이 달고 있는데, 소리가 매우 크기 때문에 어린애들이 놀랄 정도라고 한다. 이는 방울소리를 통해 잡귀를 쫓으려는 것이다. 우선 사자는 집안에 들어서서 방울소리를 울리면서 마당을 빙빙 돌며 기세를 보이다가 안방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딱딱” 소리를 내고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귀신을 잡아먹는 시늉을 하며 방방마다 들어간다. 곡식과 쌀독을 두는 뒷방인 뒷고방도 들어갔다. 부엌으로 들어가서도 그와 같이 한 후 바가지를 하나 물고 나와서 마당에 던져 깨뜨린다. 이는 귀신을 쫓는 의식이다. 주인의 요청에 의해 부엌으로 들어간 사자는 조앙, 즉 부뚜막을 향해 세 번 절한다. 조앙에는 성주단지(쌀과 엽전을 넣은 작은 항아리)와 조왕(베헝겊을 매어 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성주는 가정의 수호신이고, 조왕은 부엌의 신이다. 마당으로 나온 사자는 뒤꼍·장독간·외양간도 다니면서 집을 한 바퀴 돌았다. 집안의 구석구석을 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한바탕 신나게 춤을 춘다. 이때 아이를 태우면 무병장수(無病長壽)한다고 해 사자에 태우기도 한다. 또한 사자털을 베어다 두면 장수한다는 속신(俗信)에 따라 몰래 털을 베어 두기도 한다.
사자놀이패가 사자놀이를 놀아 주면, 각 가정에서는 답례로 곡식을 내놓았다. 정월 16일에는 그동안 들어온 곡식과 지출한 경비 등을 결산했다. 남은 곡식은 마을의 극빈자에게 일부 주고, 학비가 없어 공부를 못하는 학생을 지원하며, 마을 노인들의 경로잔치에 쓰고, 마을 회관인 도청을 새로 짓는 경비 등 마을의 공공사업에 사용했다.
현재 전승되는 북청사자놀음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제1과장 마당돌이: 길잡이가 막대기를 휘두르며 놀이판을 정리하면, 하인인 꼭쇠가 주인인 양반을 데리고 등장하여 사자놀이를 소개하는 대화를 주고받는다.
② 제2과장 애원성춤: ‘애원성’이라는 함경도 민요 가락에 맞추어 춤을 춘다.
③ 제3과장 사당·거사춤: 사당 2인과 거사 2인이 등장하여 추는 춤이다. 사당과 거사는 옛날에 춤과 노래를 부르며 떠돌아다니던 유랑예인이다.
④ 제4과장 무동춤: 어른의 어깨 위에 어린아이들이 올라가서 춤을 춘다.
⑤ 제5과장 꼽추춤: 가슴과 등에 헝겊을 넣어 불룩 튀어나오도록 하고 꼽추의 흉내를 내며 흥겹게 춤을춘다.
⑥ 제6과장 칼춤: 두 사람이 자그마한 칼을 가지고 춤을 춘다.
⑦ 제7과장 사자춤: 두 마리의 사자탈이 나오는 사자춤은 초장·중장·말장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장에서는 사자가 몸을 풀면서 간단하게 춤을 춘다. 중장에서는 사자가 엎드리고, 기고, 뛰고, 서로 입을 맞추고, 꼬리를 흔드는 등 다양한 춤을 춘다. 그러다가 사자는 어린아이를 잡아먹고 쓰러진다. 그러면 스님이 나와 염불을 하는데, 그래도 소용이 없자 의원이 등장하여 침을 놓고 감로수라는 약수를 먹여 사자를 소생시킨다. 말장에서는 소생한 사자가 더욱 빠른 템포로 신나게 춤을 추면서, 사자탈 속에 들어간 앞채 사람이 뒤채 사람의 어깨에 올라가 몸을 세운 입사자(立獅子)의 모양이 되기도 한다.
⑧ 제8과장은 군무인데, 그동안 등장했던 모든 춤꾼이 나와서 서로 어울려 춤을 춘다.
첫댓글 북청사자놀음이라는 민속놀이 자료를 참 잘올렸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