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성직자 묘역 오르며 ㆍㆍㆍ
(용산 성당 내 71분의 묘역)
설악산 백담사 위
가파르디 가파른 곳,
봉정암
그곳에
불자님인
할멈과 중년의 아주머니들이
가다 앉았다가
걷다 쓰러졌다가
주섬주섬 먹다 볼 일 보다가
재잘거리다 한 숨쉬다가
해탈고개는
기어서 간신히 오른다
적멸보궁이기에
불뇌사리보탑이기에
불자님들은
그 어려움 견디며
오르시는구나!
ㆍㆍㆍㆍㆍㆍㆍㆍ
해방촌 고개보다는
높지는 않으나
칠순이 훌쩍 넘은 할배와
양다리가 불편하여
갸우뚱 갸우뚱 걷는
사십 먹은 딸이
어렵게
어렵게
용산 성당 고개 오른다
손에 묵주를 쥐어든
아빠와 딸은
오손 도손
길을 오른다
멀리서 본 그들은
느려터졌고
뛰뚱거리고
측은해 보였지만,
가까이서 본 그분들은
웃음 속
굳은 믿음으로
한 발자욱씩
한 발자욱씩
성직자 묘역 꼭대기
인사드리며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오를 때는
느끼지 못한
시골집 그대로의 성당 대문
서울 한복판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옛 그대로의 대문,
나의 믿음도
2백년 전
우리 신앙의 선조들처럼
꺽이지 않기를
오직
주님 앞에서만
무릎 꿇기를 ㆍㆍㆍ
9월, 순교자 성월 이튿날
용산 성직자 묘역 세번째 오르며
2023 천주교 서울 순례길 순례자
쌀집 막내아들 바오로 이 종 *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