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결핵의 날(3월 24일): 국경없는의사회의 소아 결핵 진단 개선 프로젝트

[김수영1]

소아 결핵(TB)은 소리 없는 재앙이다. 3분마다 아동 1명이 결핵으로 사망한다. 이런 소아 환자의 절반 이상이 진단도 받지 못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새로 발표한 권고사항을 기회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진단받는 소아 결핵 환자 수를 늘리고, 소아 결핵 치료 경험을 개선하고, 신규 발병 사례를 예방하기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TACTiC(Test, Avoid, Cure Tuberculosis in Children, 소아 결핵 진단·예방·치료)으로 불리는 이 전례 없는 이니셔티브는 12개가 넘는 아프리카 및 아시아 국가에서 WHO의 새 권고사항을 실행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지원한다. 또한, 권고사항의 효과 및 타당성에 대한 여러 다국가 연구를 통해 지식 구축에 기여하고, 소아 결핵 진단을 위한 더 나은 도구의 개발과 광범위한 사용을 옹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아 결핵: 위험한 현실

대부분의 소아 결핵 환자가 진단받지 못하고 있고, 결핵으로 사망하는 아동의 96%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가운데, TACTiC 프로젝트는 이러한 위험한 현실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2023년 말에 시작되었다. 소아 결핵 진단율이 낮은 이유는 다양하다.  의료진 및 프로그램은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 없이는 장기적인 소아 결핵 치료를 시작하길 꺼릴 수 있다. 안타깝게도 아동은 적은 수의 균으로도 결핵에 걸리는데, 이 때문에 현재 사용되는 결핵 진단 검사로는 결핵을 유발하는 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 또한, 현재 사용 가능한 검사는 성인을 위해 개발되었고 객담과 같은 검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아동은 객담을 기침해서 내뱉기 어려워한다. 또한, 결핵 검사 및 진단을 실시하기 위한 인적 자원이 부족한 1차 의료시설이 많고, 엑스레이나 분자검사와 같은 진단 도구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소아 결핵은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흔한데, 아동이 가장 심각한 형태의 결핵에 걸릴 위험이 가장 높기 때문에 이러한 지연은 종종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소아 결핵 진단율 향상

소아 결핵 진단 관련하여 WHO가 최근 발표한 권고사항은 진단받는 아동 수를 증가시키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데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 권고사항들은 검사 결과가 음성일 때, 또는 실험실이나 엑스레이 검사가 불가할 때 이러한 검사 결과에 의존하지 않고 임상 징후나 증상을 기반으로 의료진과 결핵 프로그램이 소아 결핵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확신을 줍니다. 이러한 간단한 치료 의사결정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의료진과 국가 결핵 프로그램이 더 많은 아동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입니다. TACTiC 시범 운영을 통한 초기 경험에 따르면, 새 권고사항들을 도입하면 결핵 진단을 받는 아동 수가 5배 증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권고사항들은 아직 널리 실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_캐시 휴이슨(Cathy Hewison) / 국경없는의사회 결핵 워킹 그룹  책임자

TACTiC 프로젝트의 목표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및 팀, 특히 결핵 관리에 특화되어 있지 않은 프로젝트 및 팀이 WHO의 신규 권고사항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의 경험을 활용하여 국경없는의사회 내외로 대응 역량을 확대하는 것이다.

물론, 간단하면서 신뢰할 수 있고,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은 아동을 위한 결핵 진단 검사가 있으면 좋겠죠. 하지만 아직은 이런 검사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소아 결핵 진단에 특화된 새로운 검사도구 연구개발에 훨씬 더 많은 자원 투입을 하자고 옹호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_캐시 휴이슨

진단, 그리고 환자 중심 치료법

TACTiC 프로젝트는 소아 결핵 진단을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취약한 아동을 위한 결핵 치료와 예방 조치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WHO는 소아 결핵 치료 관련하여 환자 중심 접근법을 권고했다. 새로운 권고사항은 아동의 증상을 평가하는 점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를 통해 조기 질병 발견과 신속한 치료 시작이 가능하게 된다. 특정 점수 이상 대상으로는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아동 친화적 제형을 동일하게 사용하여 경중등증 결핵에 효과적인 4개월 단기 치료 과정을 실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2개월 단축된 치료는 이동 비용과 후속 치료 시간을 줄일 뿐만 아니라 아동이 겪는 치료 경험도 물론 개선하기 때문에 아동 및 가족에게 큰 안도감을 가져다준다.

결핵에 걸린 성인과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5세 미만 아동의 경우, 결핵에 감염되는 사례가 많으며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결핵 예방 치료(TB Preventive Treatment, TPT) 접근성 향상이 오랜 전 세계적 목표임에도 불구하고, 결핵에 접촉된 5세 미만 아동 2명 중 1명만이 TPT를 구할 수 있다. WHO는 취약한 아동을 대상으로 3개월 단기 예방 치료를 권고하였고, 이로써 이러한 상황에 처한 아동을 결핵으로부터 더 쉽게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TACTiC은 또한 이러한 치료법에 대한 지식과 접근성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식 및 실행 공백 채우기

치료 의사결정 알고리즘의 타당성 및 수용성,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역학조사관으로 구성된 국경없는의사회 연구기관 에피센터(Epicentre)는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을 전개하는 지역사회에서 현장 연구를 실시할 예정이다. 2023 가을부터 이미 5개의 국경없는의사회 연구 프로젝트에 환자들을 등록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마이두구리(Maiduguri), 니제르 마다룬파(Madarounfa), 기니 코나크리(Conakry), 남수단 말라칼(Malakal), 우간다 음바라라(Mbarara)가 이에 해당한다. 해당 지역에서의 연구를 통해 프로그램 도입 시 발생하는 모든 어려움을 기록하고, 향후 최대 25개의 기타 국가에서 프로젝트가 시행될 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 및 각국 보건부, 국가 결핵 프로그램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치료 의사결정 알고리즘 및 엑스레이 분석, 새로 권장되는 대변 샘플 사용, 접촉 사례 발견 및 후속 조치, 건강증진 관련 교육이 제공될 계획이다. 참여 프로젝트의 경험을 토대로 국경없는의사회 및 파트너들이 활동하는 환경에 적합한 도구키트가 마련될 예정이다. 또한, TACTiC은 기존 권고사항 실행을 가속화하고 보다 적합한 진단도구 개발을 촉구하기 위해 국제적 및 국가적, 지역사회 차원에서 옹호 활동에 참여할 것이다.

결핵과 관련된 국제 사회와 연구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TACTiC은 소아 결핵 치료에 대한 장벽을 없애고, 궁극적으로는 결핵으로 사망하는 아동 수를 줄이고, 치료 경험을 개선하고, 예방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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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글 국경없는의사회 액세스 캠페인: 소아 결핵 팩트시트 (클릭 시 이동합니다)

[송순영]

더 많은 아동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권고사항들이 속히 실행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