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편집: 묵은지
요즘은 실용성을 갖춘 물건들에 유독 관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진
탓일까요? 환경문제가 심각해서 일까요? 이런 두가지를 겸한 실용적인 제품이 언
제부턴가 우리 주변에 등장하여 선을 뵈더니 이제는 그 제품의 종류가 서서히 다
양해 지며 묵은지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업사이클링(Upcycling)이라고 하는데요.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링(Re
cycling)과 리사이클링의 차원을 높였다는 뜻의 업그레이드(Upgrade)를 합하여 만
들어진 신조어입니다. 이는 과거 자원과 환경만을 위한 '재활용'의 차원을 넘어 현
대적이며 예술성 높은 디자인으로 거듭나는 '새활용'을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 업사이클링은 디자인과 콘텐츠 산업에서 버려지는 '쓰레기'에 새로운 가치
부여를 하는 새로운 제품생산 산업이기에 그 실용성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
니다. 친환경에 부합하는 취지와 예술적인 감각이 어우러져 하나의 에코문화로 자
리 잡고있는 요즘, 우리도 업사이클링의 문화를 어느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
까 싶습니다.
궁금하면 못사는 묵은지가 촉을 세워 열어 본 업사이클링의 내부는 생각보다 의외
로 그 경제성이 훨씬 뛰어났습니다. 환경보호의 일환으로 재사용을 강조한 '리사이
클'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 봤지만 솔직히 아직 '업사이클링'이라는 말은 생소한 단
어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미 외국의 몇몇 나라에는 이 업사이클링 산업이 정착,
브랜드화하여 대중화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재활용품에 예술성과 실용성을 디자인하여 가치를 높인 업사이클링은 이미 미국이
나 유럽 등지에서 고가 유명 브랜드로 시장을 넓혀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
인 외국 기업이 바로 스위스에 본사를 둔 '프라이탁'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처음에
재활용되는 소재로 가방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았던 회사입니다.
지금은 세계 약350여개의 매장을 두고 연간 매출이 엄청난 회사로 발돋움하였습니
다. 이 회사를 세운 설립자는 다름아닌 마커스, 다니엘이라는 프라이탁 가의 디자
이너 형제입니다. 우리나라에는 2006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2013년 '한국업
사이클디자인협회(KUD)'가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뒤늦은 출범이지만 KUD는 각종 업사이클링에 관련한 워크숍과 전시회를 열며
특히 올 여름에는 '제2회 여수 엑스포 업사이클링 페스티벌'을 여는 등 대중들에게
알리고자 노력중에 있습니다. 기존에 버려지던 용품을 전혀 다른 생산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은 그 제품의 특성상 당연히 뛰어난 디자인을 필요로 합니다.
아티스트들을 통해서 예술계에도 업사이클링은 많이 친숙해 지고 있습니다. 특히
설치미술 같은 분야에서 아주 좋은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데 음료수병과 같은 공병,
몸체가 커다란 폐타이어, 비닐류, 빈통조림 깡통 등 예술작품에는 이전의 인식을
깨뜨려줄 수 있는 힘이 작품의 가치로 나타나기 때문인지 차츰 그 활용도가 다양해
지고 있습니다.
물론 뛰어난 기술이나 예술적 감각이 없어도 자신이 만족을 한다면 상관이 없습니
다. 어쩌면 '리폼'의 연장선에 있는 개념이기에 우리에게 더 친숙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더 이상 입지 못하는 니트나 티셔츠로 홈패션 제품을 만든다거나 집안의
버려지는 유리제품으로 전등을 만들어 쓰는 것도 하나의 생산방법 입니다.
리사이클 방식의 재활용은 버려지는 물건들이 엄청나게 많은 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하지만 그 반면에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물건을 창의적인 디자인을 더해 완전히 다른 새로운 높은
가치의 제품으로 탈바꿈 시켜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한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 하나로 누구나 손쉽게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재미있는 창작활동을 즐길수
있으며 모든 것이 재료이고 작품이 될 수 있는 업사이클링 이야말로 앞으로 자원을
아끼고 환경을 보호하며 살아야 할 우리 인류의 바람직한 생산 산업이 아닌가 생각
합니다. 묵은지 역시 이런 제품생산이 하나의 문화로써 터를 잡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보면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