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입산出家入山한지 아마 사나흘쯤이었을 것입니다 당시 치악산 구룡사 주지 태허太虛 박종영 큰스님께서는 염불에 관한 한 언제나 정통으로 혼신을 다하라 가르치셨습니다 큰스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진수야 이눔아, 그래 젊디 젊은 눔이 그래도 그렇지 목소리가 그게 뭐냐 그게 사흘에 피죽 한 사발도 못먹은 듯, 염불을 제대로 하려면 말이다 목구녕에서 피를 댓말은 쏟아야지 암! 큰소리로 하거라. 큰소리로....."
머리 깎던 다음날 태허 원광圓光 큰스님께서는 내게 불명을 지어주셨습니다 보배진珍 닦을수修 진수였는데 불명에 대해 여쭈어 보았더니 이름도 해석을 하느냐며 되려 핀잔만 하시는 거였습니다 이름은 해석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큰스님께 듣고 난 이후로 지금도 이름은 짓되 풀이는 잘하지 않는 편입니다
큰스님께서는 늘 말씀하셨지요 염불은 염불念佛이 되어야 한다며 입으로만 외는 송불誦佛은 완벽하지 않다고 경계하셨습니다 고성이란 큰 소리 높은 소리지요 더 정확하게 얘기한다면 주파수가 높은 소리라기보다 정성이 담긴 음성이라 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고품격의 음성으로 하는 장중하고 장엄스런 염불입니다 염불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진정 마음 속에서 추구하는 게 무엇인가를 제대로 앎이 염불의 본뜻이라 생각되어집니다
염불은 부처님佛을 생각함念인데 언제 생각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미 지나간 과거도 아니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도 아닙니다 바로 지금今입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今입니다 지금 여기를 떠나염불하는 것은 염불하는 나 자신과는 무관합니다
고품격의 염불은 늘 바로 여기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소리의 크고 작음 높낮이보다 얼마나 정성을 다하느냐입니다 물론 아무리 정성을 다한다 하더라도 아마추어Amateur에 음치보다 가수歌手가 부르는 노래가 더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사실입니다 염불도 그렇기에 가능하다면 전문적인 수련이 필요합니다 비록 입으로만 외는 송불일지라도 제대로 하는 염불은 신심 나지요
고성高聲은 이미 앞서 고품격의 음성이라고 얘기했지요 높을고高자는 높은 망루를 상징하는 상형문자象形文字입니다 소리성聲자는 어떤 뜻일까요 선비士가 남의 집을 방문했을 때 곧장 문戶을 두드리는殳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가다듬어 "이리 오너라"라고 소리聲칩니다 적어도 '이리오너라'라는 말 만큼은 최대한 점잖게 내지 않겠는지요 그 말이 상대방 귀耳에 들려야 하고 자기 귀耳에도 들릴 정도는 해야겠지요 노래를 하려면 듣고 느낄 수 있게 하도록 염불도 그러합니다
염불에 담긴 단어의 의미와 달리 일차적 의미는 무엇일까요 부처님 명호를 부르고 부처님을 찬송하는 것입니다 찬송이란 말도 본디 불교용어인데 지금은 기독교에서 쓰고 있지요
하여간 염불은 혼신으로 합니다 선비가 남의 집을 방문하여 노크 대신'이리오너라' 라는 한 마디도 던지는 데도 그러한데 염불을 닦아가는 행자行者가 어찌 목소리를 가다듬지 않겠는지요
장엄염불莊嚴念佛에 의하면 고성염불, 곧 고품격으로 염불하면 열 가지 공덕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절의《우리말 법요집》에는 역시 내가 사언절로 옮긴 장엄염불이 죄다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