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정금자<br>
<br>
그대에게 /정금자<br>
<br>
<br>
푸른 하늘 아래<br>
푸르름으로 옷 입은 대지를 바라보니<br>
설렌 행복 <br>
때 묻지 않은 맑은 공기를 담아 <br>
그늘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br>
그대에게 드리겠습니다<br>
<br>
푸른 정원을 건네며<br>
싱그런 향기가 그윽한 시방<br>
뜨거운 태양 아래 <br>
황금빛으로 물들인 청보리 알 사연을 <br>
그대에게 공개하겠습니다<br>
<br>
보리 타작마당에 구슬 같은 땀방울 <br>
뚝뚝 흘리며 <br>
목선과 젖가슴 숲이 따갑다 하여도<br>
보름달처럼 붉게 달아오른 얼굴<br>
청순했던 그때 그 삶을 <br>
그대에게 살짝 열어 보이겠습니다<br>
<br>
빗물 논에 자작자작 물 드리우고<br>
모내기가 가득 심겨 채워지면 <br>
어둑어둑 저물녘 <br>
개구리 시 읊은 합장 소리로 갈무리하며<br>
그대에게 들려 드리겠습니다<br>
<br>
이른 아침 귓가에 지저귀는 새의 언어가 <br>
정겨운 날 살포시 눈을 뜨면<br>
유리 벽 넘어온 환상의 세계가<br>
총 천년 무지갯빛 햇살을 이슬방울에 <br>
맺혀 덥 보인 사연을<br>
그대에게 보여 드리겠습니다.<br>
<b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