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들으면서 점점 '생명'의 관점으로 하나님, 교회, 나를 바라보게 됩니다. 경직되어 있던 것들이 풀어지면서 생각이 조금씩 유연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평소에 마음을 어렵게 하는 상황에 처할때면 모든 것이 끝난 것 같고, 우울, 불안, 원망, 자책에 빠지곤 했는데요. 요즘은 부정적으로 보이는 일도 생명작용 중 하나겠거니~과정이겠거니~하면서 이 일을 통해 자라날거라고 생각의 전환을 조금씩 하고있어요. 물론 자주 균형을 잃고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힐 때도 많아요. 하지만 생명은 내가 재촉한다고 자라나는 것이 아니라 때에 맞게 자라난다는 것 잊지않으려 해요.
생명은 자라남과 동시에 버려야 할 것들이 생깁니다. 지금까지는 나라는 존재의 일부였고, 나를 보호해주었고, 살게 해주었던 것들이었지만 껍질을 버려야 할 때가 오지요. 껍질이 아깝다고 버리지 못하면 더이상 그 생명은 자라나지 못합니다.
저에게도 버려야 할 껍질이 아주 많아요. 그 중 가장 크고 두꺼운 껍질이 있는데, 작년부터 한겹씩 벗겨내는 중이에요. 아주 두꺼운 껍질이라 다 벗겨내려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것을 껍질이라고 인식했다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인생을 포기하고 싶을 때 한 줄기 희망이라도 찾기 위해 만들어진 껍질, 절망 속에 피어난 희망같은 껍질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앞으로 저라는 생명이 잘 자라나려면 이 껍질을 잘 보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더불어 품지않고 잘 흘려보내는 자세도 중요해요. 사랑하는 마음, 긍정/부정의 판단들...이러한 모든 것들을 흘려내지못하고 애착을 갖고 품어버릴 때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 기억해야겠습니다.
목사님께서 아이의 걸음마 과정을 생생하게 이야기해주셨지요. 넘어지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그냥 계~속 해보면서 힘을 기르고 균형을 찾아가는 아이처럼, 이 여정을 포기하지 않고 싶어요.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는 나중에 자신이 뛰어다니고, 자전거도 타고, 공놀이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거에요. 또한 걸음마 연습하면서 나는 언제 뛰어다니나~언제 춤춰보나~하며 낙담하거나 자책하지 않아요. 그냥 지금 이순간을 사는거죠. 나와 타인을 바라보면서 '아..나는 언제 변하나...! 아...저 사람은 언제 변하나...' 할 때가 많은데, 아이처럼 지금 이순간을 충실히 살아가고 싶습니다.
제가 디스크가 있어서 재활운동을 하고 있는데요. 운동선생님께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신생아들이 유독 큰소리로 많이 울잖아요. 그런데 집이 떠나 갈 정도로 목청껏 우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성장과정이래요. 우리 몸에는 호흡, 말할 때 필요한 근육, 척추를 보호하는 코어근육이 있는데요. 신생아들이 엉엉 울면서 이 근육들이 비로소 단단해진다고 해요. 목 놓아 자지러지며 울때 목,가슴,배에 엄청난 힘이 들어가는거죠. 이 과정을 잘 거쳐야 말하고, 고개를 가누고, 기고, 걷는 움직임들이 가능해집니다. 우리의 생명력도 목 놓아 울고, 가슴을 치며 애통해하는 과정을 거치며 단단해질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