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봉[大祖峰] 1136m 강원 태백
산줄기 : 낙동연화단맥
들머리 : 태백시 황지동 삼수령으로 오르다 나오는 작은피재
위 치 강원 태백시 삼수동/황지동
높 이 1136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회룡고조의 명산...태백 대조봉(1,136m)
백두대간은 태백 땅에 이르러 불의 나라, 물의 나라, 하늘 아래 첫 동네를 세웠으며 낙동정맥을 떨구어 놓고선 지리산으로 줄달음쳤다. 낙동정맥은 매봉산 천의봉(1,303m) 동쪽 1145봉에서부터 부산 금정산 지나 몰운대 다대포에 이르는 약 380km의 산줄기이다. 1145봉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한강을 이뤄 서해에 들고, 굴아우로 떨어지는 물은 일천삼백리 낙동강이 되어 남해에 이르고, 오시밭골로 떨어진 빗물은 오십천이 되어 삼척 죽서루를 지나 동해에 든다. 이렇듯 국토의 중요한 위치에 있는 1145봉에 아직도 이름이 없는 것이 안타까워 '물뿌리봉'이라 부르기로 한다.
강원도 태백시 삼수동과 황지동에 걸쳐 있는 대조봉은 물뿌리봉이 모산이다. 대조봉은 물뿌리봉에서 낙동정맥을 따라 작은피재에서 35번 국도를 건너 대박등(대박봉, 930.8m)을 지나 자작목이에서 낙동정맥과 이별하고 오른쪽으로 갈래쳐 약 2km 지점에 솟아있다. 물뿌리봉에서 남남동으로 직선거리 약 3km쯤이다.
대조봉은 태백시가지를 품고 백두대간 상의 태백산, 함백산, 매봉산과 같은 자기소상의 산을 바라보고 있는 회룡고고(回龍顧祖)의 산이다. 석탄채광으로 지하에는 사방으로 땅굴이 뚫려 산이 함몰되었으며, 흙은 검고 물도 검다. 어떤 계곡에는 붉은색, 흰색의 물이 흐르는 곳도 있다.
거기에다 위생매립장, 채석광산까지도 들어 있어 처절하리만치 자기 몸을 인간에게 내어주고 있는 살신성인의 산이기도 하다. 아직 산악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숲을 헤쳐 가는 노고를 치르면 멋진 조망을 선사하기도 한다.
6월에도 눈이 오는 하늘 아래 첫 동네 태백의 봄은언제쯤 오는가? 태백여성산악회 권영희 회장, 안순란 총무, 이영숙, 현옥순, 전희자, 김부자 회원이 대조봉 산행을 위하여 '작은피재(GPS좌표 N 37° 12′ 45.7″ E 128° 59′ 25.0″)에 모였다.
태백과 하장을 잇는 35번 국도가 매봉산과 구봉산 사이의 대간 마루금을 끊고 지나가는 곳이 피재(920m)이고 남쪽으로 도로따라 약 650m 거리엔 작은피재가 있다. 피재란 말은 전쟁이 났을 때 난을 피해 이곳을 넘어 피란하였다는 데서 생긴 말이다. '피란' 이란 즉 피향, 이상향, 마음의 해와 달이 있는 상그릴라를 말한다.
대조봉 산행 들머리로 낙동정맥 종주 출발지인 작은피재를 택했다. 옛날 작은피재는 전각, 된각을 지나 도계로 가는 고개에 신갈나무, 거제수, 음나무와 같은 고목이 빼곡하였고 장승과 돌무더기가 있어 국시댕이로 불렀으나, 이제는 초지로 개간되어 빤빤머리에 깃발이 펄럭이고 철제 바리케이트가 대신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맥표지기도 뒤범벅으로 달렸다. 바리케이트를 지나자 정맥마루금과 초지 관리하는 농로가 나란히 남쪽으로 이어져 간다. 뒤를 돌아보자 물뿌리봉과 천의봉 사이의 풍력발전의 풍력기가 바람에 돌아가는 모습이 이국적이다. 서쪽으로는 아직도 머리에 흰 눈을 쓰고 있는 함백산과 태백산이 멀리 시야를 압도한다.
날씨도 쾌청하고 조망도 좋아 희희낙락 훠이훠이 농로 모롱이를 돌아, 들머리에서 20분 걸어 동쪽으로 오시밭골, 건넌골이 내려다보이는 절벽의 말목을 쳐놓은 곳에 이른다. 발아래 오시밭골 협곡 너머 멀리 삼척 앞바다가 구름 띠를 둘렀고 서쪽으로는 완만한 경사지에 지난해 해바라기축제 때 꽃을 자랑하던 해바라기꽃 대궁들만 남아있다. 양지쪽 억새 숲에 아침잠을 즐기던 고라니 한마리가 이쪽을 응시하고 있다. 목가적인 풍경이다.
농로만 좋다고 따라가다 자칫 잘못 한눈을 팔다가 정맥 마루금을 놓치게 될 수있다. 이쯤에서 왼편 표지기가 많이 달린 마루를 따라 숲으로 올라 진달래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조붓한 가풀막길을 20분쯤 가니 삼각점이 있는 대박등(2004 복구, 태백 425, N 37° 12′ 16.3″ E 128° 59′ 59.2″)이다. 이곳은 필자가 2001년 낙동정맥 왕복종주할 때 달뜨는 봉이라는 뜻으로 '대박등'이라 지형도에 표기하여 처음으로 불렀다. 여기서 달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일출도 일품이고 조망도 시원하다.
대박등에서 남쪽 잣나무숲으로 내려서자 곧 묘가 나타나며 시여가 트이는 넓은 마루금이다. 이곳이 이렇게 넓은 이유는 울진원자력발전소에서 신기평까지 가는 765킬로볼트의 송전선로 철탑을 세우느라 작업도로를 뚫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철탑도 보이고 허연 살점을 드러낸 채석광산도 가깝게 있다.
대박등을 떠나 묘, 철탑을 지나 10분쯤에 할미골 안부를 지나자 왼쪽에 표지기가 많이 나무에 걸려있다. 여기가 자작목(N 37° 12′ 50.0″ E 129° 00′ 32.0″)이다. 자작목이에서 낙동정맥 길과 대조봉 가는 길이 이별하게 된다.
지금까지 걷던 작업도로를 곧장 따라가자 이제는 채석광산 도로와 만나는 삼거리다. 오른쪽 도로를 따라 들어가니 도자기와 화장품 원료를 채광하는 광산이다. 광산 입구 왼편에 산을 절개한 위에 컨테이너박스가 있는 등성이로 올라서니, 오른쪽은 산을 깎은 절개지다. 절개지를 잠시 따라 절개지가 끝나는 능선에서 왼쪽 일본이깔나무숲 능선으로 내려서자 양지쪽에 묘 1기가 있는 큰새목이인 장세마골 안부다. 자작목이에서 낙동정맥을 이별한 후 15분 걸렸다.
이제부터는 대조봉 정상까지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사람이 다니지 않은 숲, 산짐승이 다닌 마루금을 찾아 나간다. 큰 키의 나무들이 하늘을 가렸고 진달래나무들은 가는 길을 막아섰다. 산짐승의 굴도 있고 낡은 멧토끼 올무도 보인다.
왼편으로 위생매립장이 어림되지만 워낙 숲이 짙어 보이진 않는다. 위생매립장이 들어선 곳이 도깨비골이었으니 여기도 음침한 것이 대낮인데도 도깨비가 방망이를 들고 나타날 것만 같다.
큰새목이를 뒤로 한지 30분 정도 지나자 간벌한 나무들이 보행을 더디게 한다. 대창 같이 뾰족한 나무그루터기를 조심하며 15분쯤 가자 주위에 나무들을 제거해 놓은 삼각점(태백 424, 2004복구)이 있는 대조봉 정상이다. 회룡고조의 산답게 조망이 대단히 뛰어나다.
북으로 백두대간상의 천의봉, 물뿌리봉, 대박등 뒤로 구봉산이 솟아있고 동쪽은 낙동정맥의 유령산 줄기가 코앞을 지나간다. 멀리 육백산의 울울한 사이로 동해바다도 보인다.
남쪽은 함지박속에 터를 잡은 태백시가지의 건물들이 여고강에 반짝이고 그 중앙에는 연화산이 우뚝하다. 낙동정맥의 우보산 뒤로는 백병산, 면산, 그 오른쪽에 삼방산, 연화봉, 문암산, 박월산, 청옥산, 달바위봉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았다.
서쪽은 하늘과 맞닿은 백두대간의 금대봉, 은대봉, 중함백, 하함백, 창옥봉, 태백산의 장군봉, 천제단, 부소봉, 문수봉이 고만고만한 키로 병풍을 쳤다. 하산은 잡목투성이 서쪽 능선으로 내려가자 산 전체가 함몰되었다. 함몰지형 급경사에 나무들을 잘라놓아 보향에 애를 먹인다.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트는 능선을 따라 오지산행의 특유한 느낌으로 거무튀튀한 을씨년스러운 능선을 놓치지 않고 내려간다. 땅속에 반쯤 묻힌 성황당 건물이 있다. 성황당에서 오른쪽 억새밭으로 내려가자 태백시가지가 발아래 펼쳐지는 광산도로다. 도로에는 석탄가루가 그대로 남아있어 까맣다. 정상에서 40분 걸렸다.
왼쪽으로 검은 도로를 따라 모롱이를 돌아들자 쌍전봇대가 있다. 여기서 오른쪽에 쓸모가 없어진 전봇대 아래의 능선으로 광산도로를 버리고 들어선다. 싸리나무가 빼곡한 좁은 길이지만 조망이 좋은 능선이다. 바위틈바구니를 지나며 조금씩 길이 좋아진다. 구불거리는 경사를 낮추자 자작나무, 잣나무 아래 묘들이 나타나며 광산도로를 뒤로한 지 30여분에 산업전사위령탑과 진폐재해순직위령각이 있는 바람부리다.
태백시가지가 발아래 보이는 연풍정에 앉으니 낙동강 발원지 황지에서 연꽃바람이 불어온다.
*산행길잡이
작은피재-(40분)-대박등-(15분)-자작목이-(1시간5분)-대조봉-(1시간10분)-산업전사위령탑
작은피재에서 마음놓고 농로를 계속 따르면 길을 잃기 십중팔구이니 꼭 대박등에 올라야 길을 잃지 않는다. 자작목이에서 낙동정맥 길을 버리고 채석광산으로 들어 왼쪽 일본이깔나무로 이어지는 능선을 찾는데 신경써야 한다. 산행시간은 총 3시간쯤이다. 산업전사위령탑에서 태백버스터미널이나 태백역은 10~15분 정도 걸린다.
*교통
태백시외버스터미널(033-552-3100)에서 조탄, 용연, 어리, 판문, 덕암, 하장, 임계 방향 버스를 타고 피재나 작은피재에서 하차한다. 피재 가는 버스는 1일 8회(06:10, 07:40, 09:50, 12:20, 14:45, 17:00, 19:00, 19:30) 운행한다.
날머리인 바람부리에서 태백역이나 버스터미널까지 택시는 기본요금이 나온다. 박일성 개인택시 011-377-3875.
*잘 데와 먹을 데
태백시에서 잠자리와 식사를 해결하면 된다. 평화반점(552-2154, 010-6383-2154), 맛나분식(552-2806, 016-348-5770), 가야레스토랑(552-3181, 011-9792-4652), 성류각(552-9020), 분비네식당(016-460-1009), 태평식당(553-2289), 동경장여관(552-6624), 그랜드장(552-1737), 고운정여관(552-5846), 태백고원자연휴양림(550-2849).
*볼거리
검룡소 한강의 발원지이다. 금대봉 기슭에 있는 제당굼샘과 고목나무샘,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와 예터굼에서 솟아나는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이곳에서 다시 솟아난다. 1987년 국립지리원에 의해 최장 발원지로 공식 인정되었다. 둘레는 약 20m이고, 깊이는 알 수 없으며 사계절 지하수가 하루 2000~3000톤씩 석회암반을 둟고 솟아 폭포를 이루며 쏟아진다. 오랜 세월 동안 흐른 물줄기 때문에 암반이 깊게 구불구불 패여 있다. 소의 이름은 물이 솟아 나오는 굴 속에 검룡이 살고있다 해서 붙여졌다.
물은 정선의 골지천과 조양강, 영월의 동강을 거쳐 단양, 충주, 여주로 흘러 경기도 양수리에서 한강에 흘러든 뒤 서해로 들어간다. 금대봉 일대는 환경부가 정한 자연생태계보호구역으로 희귀동식물이 많이 살고 있어 물놀이나 취사, 야영 등이 금지되어 있다. 매년 음력 6월15일 유두절이면 태백문화원 주최로 한강대제가 열린다.
글쓴이:김부래 태백주재기자
참조:대조봉 참고:월간<사람과산> 200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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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