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삼성전자SSIT TSB 45 ; 51 미래에셋
직장인리그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새롭다기 보다는 이제까지 묻혔던 진주가 새로 발견된 느낌입니다.
삼성SSIT TSB(이하 삼성전자)는 한선범선수가 주축이 되어 있는 삼성전자의 또 다른 팀이지만 탄탄한 개인기와 오랫동안 맞추어 온 팀웍 그리고 +1선수의 보유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팀이고 맞상대는 K리그에 처음으로 출장하는 미래에셋입니다.
미래에셋이 엔트리로 낸 8명 중 40세 이하는 2명 밖에 되질 않습니다. 거의 모든 선수가 40세 이상이고 최고참으로는 김종배선수로 1974년생입니다.
이렇 듯 비교적 적지않은 연령대의 선수들로 이루어져 있는 팀이 젊고 패기있는 삼성전자와 40분간을 지치지않고 싸워 버텨가며 6점차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은 정말로 의외의 결과입니다.
삼성전자가 모처럼의 경기여서 너무 잘 하려고 생각하다보니 말린 부분도 있다고봅니다.
스타팅멤버의 기용과 선수 교체 등에서 좀 안이한 대처를 보였고, 예상 외로 저조한 슛 성공률이 발목을 잡은 건 맞지만 그럼에도 한성범의 예리한 경기 리딩이 살아 있고 정진혁이 슛은 정확도가 떨어 졌지만 돌파에서 자신감을 보였는데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장면은 의외였습니다. 그 동안 연습이 좀 부족하지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스트의 김명준(13득점 15리바운드 1BS)이 힘으로 버티며 15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했을 뿐 3년 전의 핵심이었던 정진혁(9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 3스틸), 한성범(4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1BS), 김종경(9득점 3리바운드 1스틸)의 존재감이 다소 처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럼 면에서 40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1981년생 신지수(22점 9리바운드 1스틸 1BS)와 1995년생 박진서(21득점 12리바운드 2스틸, 3BS)를 주득점원으로 경기를 꾸려 가는 미래에셋의 플레이는 무리한 공격없이 전체가 움직이며 상대 수비로부터 파울을 얻어내는 패스 플레이가 돋보였습니다.
오규진(8득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 황재준, 이현우 등이 두 선수를 받쳐 주는 역할로 팀 플레이에 주력하는 작전인 듯 싶었습니다.
이 팀은 우선 드리블 숫자가 다른 팀과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직장인리그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드리블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드리블을 할 때 볼을 받아 주는 선수가 없기 때문에 드리블러는 볼을 내 줄 수 있을 때 까지 아니면 상대에게 막힐 때까지 드리블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미래에셋의 플레이의 기본은 패스 플레이입니다.
이리저리 볼을 빼 내서 공간을 만들고 패스를 잡아 바로 던지는 미들 슛의 적중률은 높아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흐트러진 수비수 사이를 돌파를 하면서 파울을 얻어 내는 플레이가 많았는데 이는 패스 플레이였기 때문에 수비수의 자세가 무너지면서 자연스레 파울이 유발되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패스 플레이를 통해서 공간을 찾아내고 그 공간을 채우기 위해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플레이야말로 프로농구 등 어느 레벨의 농구에서도 가장 필요한 플레이이고 감독들이 선호하는 플레이입니다.
그런데 미래에셋이 삼성전자의 타이트한 수비를 뚫고 패스 게임으로 공간을 만들어 득점을 쉽게 해내니 재간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지수는 좋은 패스 웍과 자신있는 슈팅력으로 필요할 때마다 득점을 했고 골 밑에서는 막내인 박진서가 하이 로 포스트를 움직이며 12개의 리바운드와 득점으로 팀을 받쳤습니다.
반면에 슛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삼성전자로서는 외곽보다는 골 밑으로 접근하여 볼을 처리하려는 경향 때문에 자주 충돌이 일어나고 어렵게 슛을 시도하다 보니 득점력이 경기를 마칠 때가지 살아나지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인데 이 경기에서 삼성전자의 슛 미스가 무려 47개에 달합니다. 반면에 미래에셋은 32개입니다.
물론 삼성전자는 김명준, 정진혁 등이 공격리바운드를 15개나 잡아 내긴 했지만 이 또한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함으로써 공격리바운드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자유투를 20개나 던졌지만 7개(35.0%)만 성공시키면서 경기내내 경기 주도권을 찾아 오는데 실패하며 미래에셋의 정교한 패스와 중거리 슛에 혀를 내둘러야 했습니다.
3쿼터 40초를 남기고 삼성전자로서는 상대의 U파울을 기회로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자유투 득점과 함께 필드골 득점으로 점수를 줄이더나 4쿼터 1분만에 정진혁의 멋진 돌파로 33 대 33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계속적인 무리한 공격이나 이지 샷 미스로 득점을 하지 못하는 대신 수비 미스로 미래에셋 신지수에게 자유투로 2점을 내 주고 3점 슛까지 맞으면서 점수 차이가 벌어지며 추격이 불가능한 분위기로 변하는 안타까운 장면이 있었습니다.
무리한 엔트리 패스 미스 그리고 쓸데없는 파울로 빠르게 팀 파울상황으로 들어 가며 상대에게 자유투 기회를 주는 등 상대의 절묘한 경기운영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삼성전자는 33 대 33 동점 이후의 상황을 리플레이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대회 개막이후 12경기를 보면서 각 팀이 새로운 환경과 오랜만의 경기에서 경기감각을 찾지 못하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어느 팀이나 다 같은 공통사항이긴 하나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팀과 그렇치 못한 팀이 존재했습니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을 돌아 보고 상대를 생각해 보는 경기의 사전준비 과정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