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조금 일찍 상경해서,
식구들과 관악산으로...
연주대를 찾은 이유는,
딸내미가 한라산을 간다고 하니,
체력 검증 차원이었는데...
결론은,
역시 나의 딸내미였고...
문제는,
함께한 마눌님인데...
암튼,
명절 연휴에,
관악산 입구에 도착을...
초입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홀가분하고 한적한 산행을 예상했는데...
산을 오르니,
젊은 산객들이,
엄청 많이 산을 찾았고...
암튼,
10년 만에 가족과 산행을...
입구를 지나고,
중간쯤 오르니,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자리했고...
아마도,
일찍 온 사람들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늘에서 쉬는 듯...
우리는,
조금 늦은 시간이지만,
연주대 정상으로 발걸음을...
내 의도는,
계곡으로 가는 것보다,
토끼가 살고 있는 자운암 능선을 가려했는데...
그런데,
자운암 코스가 힘든걸 눈치채고,
계곡 코스로 휑하니...
그래도,
정상을 간다고 하니,
말없이 뒤를 따랐고...
올봄에,
누군가 호박을 심었는데,
아직까지 잘 자라고 있네요.
단,
호박이 열렸을 텐데,
그 흔적은 어디에도 없고...
암튼,
살아 있는 것으로도,
충분하게 역할을 한 듯...
우물을 지나는데,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고...
등산로가 꽤 넓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아서 오르기 힘들 정도였네요.
암튼,
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서,
나름 좋다는 생각이...
이제,
깔딱 고개를 올라야 하는데...
딸내미는,
나름 부지런히 따라오는데...
마눌님은,
그림자도 보이질 않고...
먼저 깔딱 고개에 올라서,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서울 도심 방향은,
청명 혹은 청량 그 자체였고...
더구나,
바람까지 솔솔 불어오니,
더할 나위 없었고...
연주암이 보이는,
과천 방향 역시,
멋진 모습으로...
과천 건너에 있는,
청계산도 아담한 모습으로 보이고...
이런 날씨라면,
과천을 지나서 청계산까지... ㅎㅎ
가족이 있으니,
무리한 산행을 지양하고,
연주대 정상까지만...
바위를 넘어가면,
바로 연주대 정상임으로,
빠른 길로 정상을 가는데...
먹지도 못했는데,
저길 꼭 가야 하냐고,
투덜거리기 시작하는데...
이 바위는,
연주대 기상청이 있는,
커다란 암봉입니다.
평소에는,
여길 오지도 않는데,
오늘은 딸내미 구경 시켜주려고,
여길 찾아왔는데...
구경이라는 것은,
오로지 내 생각이고,
당사자는 힘들다고 난리네요...
조금은,
암벽 비슷한 구간이 있지만...
그리 어렵지도 않고,
많은 사람이 다니는 코스이지만...
마눌님께서,
여길 왜 가냐고 난리이고...
올라오길 기다리는 동안,
절벽에 피어 있는 구절초를 보니,
가을이 연주대에도 찾아왔고...
머지않아서,
단풍도 곱게 물들 텐데...
그때도,
식구들과 함께 올 수 있을지...
드디어,
연주대가 코앞에...
절벽에 있는,
조그만 응진전은,
벌써 겨울 준비가 한창이고...
암튼,
정상이 지척이니
힘내라 하면서 올라갑니다.
절벽에는,
참회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고...
이 나무는,
꽃은 아주 적지만,
열매가 탐스럽게 열리고...
그리고,
나무뿌리는,
한약재로 유용하게 쓰인다고...
드디어,
연주대에 올랐는데...
역시,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식사는커녕,
인증 사진도 한 장 못 찍었고...
일단,
식사할 장소를 물색해 보는데...
정상 부근은 어림없어서,
사당 방향으로 하산을...
올라온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것보다,
제일 쉬운 곳으로 내려가는데...
날이 너무 좋으니,
밥 생각도 사라지고,
멍하니 주변 감상만...
물론,
내가 그렇다는 것이고,
식구들은 배고프다고 난리였고...
암튼,
조금만 참으라 하고서,
적당한 장소를 찾아보는데...
저 소나무 아래도,
이미 누군가 자릴 잡았고...
다른 사람 곁에서,
쪼그리고 앉아보려 하지만...
식솔이 많으니,
그마저도 쉽지 않고...
식사는 뒤로하고,
멀리 한강을 조망하면서,
나 홀로 즐기는데...
등 뒤에서,
배고프다는 말에,
후다닥 정신을 차렸고...
일단,
배고픔을 달래는 것이 우선이라서,
주번을 두리번거리는데...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이런 경치가 보이는 곳에,
자릴 깔았습니다.
차린 것은 많은데,
너무 힘들어서,
먹지 못하겠다고...
일단,
그래도 먹어야 한다면서,
주섬주섬 먹을 것을 펼쳤습니다.
역시,
음식이 들어가니,
투덜댐을 덜하지만...
그래도,
하산길이 힘들다며,
잔소리는 여전하고...
암튼,
연주대 암봉 구간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하산 중이고...
오후 4시가 지났는데,
아직도 하늘은 푸르르기만...
그래서,
시간이 많이 남은 줄 알고,
여유를 부리면서 내려갔는데...
고귀하신 마눌님의,
산행 역량을 무시한 관계로,
마지막에 힘든 산행을...
어째튼,
아직까지는,
큰 불편 없이,
사당역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딸내미는,
아직까지 생생하게 잘 걷고...
이 정도면,
한라산도 가능할 듯...
등산로는,
점차 힘들어지는데...
산을 오를 때 보다,
훨씬 힘들어하고...
이미 사당 방면으로,
상당히 내려온 상황이라서,
다시 올라가지도 못했고...
이쯤에서,
서울대로 내려갔어야 했는데...
어느 정도는,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사당으로 갔더니...
마눌님이,
다리가 아프다며,
전혀 걷지를 못하고...
여기부터,
사당역까지는,
급한 경사도 없고 무난한 코스입니다.
그래서,
두 발로 걷는 것은 가능하다 생각하고,
빨리 걸으라고 재촉했다가,
잔소리만 한 바가지...
암튼,
본인 체력이 안된다고 하니,
천천히 걸으라고 기다릴 수밖에...
해가,
서산으로 지려하니,
하늘은 더 환한 모습으로...
모처럼,
관악산에서 이런 모습을 보니,
이 또한 운치가 있어 보이고...
암튼,
조금 늦었지만,
아직까지는 즐기며 하산을...
날이 좋으니,
한강뿐만 아니라,
멀 북한산까지 조망되고..
오른쪽 바위 능선은,
파이프 능선인데,
잠시 들렀으면 하는 생각이...
물론,
혼자 생각이고,
힘들어하는 마눌님이 들었다면,
난리가 나겠지만... ㅎㅎ
멀리,
연주대가 보이는 걸 보면,
산행도 곹 마감이 되는데...
발걸음이 시원찮은 사람이 있어,
자꾸만 지체되는데...
일단,
무리하지 말라 하고서,
소나무를 즐기며 기다려 봅니다.
기다리는 동안,
커다란 참나무에 피고 있는 버섯을 보는데...
의외로,
버섯이 대박이었고...
이름은,
검은비늘버섯이고,
국제적으로 항암 효과는 인증된 상태이고,
식감이 좋아서 없어서 못 먹는 버섯이라고...
무지로 인해,
버섯은 지나쳤고...
드디어,
마당바위에 도착해서,
조그만 소나무 감상을...
시간은 5시 30분을 지나고 있는데,
해는 서산으로 뉘엿뉘엿 저물고...
사당까지는 너무 멀어서,
가장 빠른 낙성대 역으로 내려가는데...
하늘은,
무심하게도 노을이 물들고...
평소라면,
홀로 즐기며 내려갔는데...
나무 막대에는,
낙성대까지 1.5km가 남았다고...
이 정도면,
30분이면 충분하다 생각하고,
부지런히 걸었는데...
참고로,
내걸음이 아니라,
식구들 평균 걸음으로...
최소,
500미터를 걸었는데...
다음 이정표는,
낙성대가 1.7km라고...
시간은 촉박한데,
이정표가 나를 놀리고 있어,
뽑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었고...
마음을 다스리려고,
등산로에 있는,
조그만 부처님을 찾아왔습니다.
부처님 이름은,
봉천동 마애미륵불이고,
모든 중생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그래서,
해 떨어지기 전에,
집에 가게 해달라고 소원을...
미륵불이,
소원을 들어주려고 하는지,
아직도 해가 서산에 걸려있고... ㅎㅎ
소원을 들어줄걸 알았다면,
100억쯤 달라고 할걸... ㅋㅋ
암튼,
아직도 산행 중임으로,
부지런히 걸어 보는데...
잠시 머뭇거리던 해는,
서산너머로 사라지고...
아직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산등성이 너머로,
모습을 감췄고....
에고,
돌부처님이,
소원을 들어줄 리가 없지....
도심은,
아직 멀리 있지만...
나무 사이로,
석양이 붉게 물들고...
그동안,
관악산을 수도 없이 다녔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이네요.
숲길은,
점차 어둠이 짙어 오는데...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심은 멀기만 하고..
에고고,
전화기 배터리도 없는데,
사진을 포기하고,
손전등으로 사용해야 할 듯...
해는 지고,
주변이 어둑어둑했는데...
드디어,
인가가 눈에 들어오고...
사람 사는 곳에 도착해서,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도심은,
이미 화려한 조명이...
지하철 타러 가면서,
요기라도 하려 했지만...
다들,
너무 긴장해서,
식욕까지 달아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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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니라,
함께 해야 하므로,
여러 가지 문제가...
그래도,
딸내미 체력도 확인하고,
마눌님의 저질 체력까지...
암튼,
명절 마지막에,
스펙터클한 산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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