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어떻게 풀이 되었을까? 궁금증에서 시작한 식물 이야기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와 풀. 가만히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생존을 위한 치열하고 복잡한 진화를 거쳤고 지금도 거치는 중이다.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모든 과정이 자연 환경에 맞추어 살아남기 위해서 이루어진다. 이런 식물의 진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책 『식물의 신기한 진화』가 출간되었다.
식물의 진화를 크게 보면 나무에서 풀로 진화했다고 할 수 있다. 잡초를 사랑하는 식물학자인 이나가키 히데히로가 그 과정을 다양한 식물을 예로 들면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어떻게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 솟은 나무들이 보도블록 사이에서 솟아난 잡초로 ‘진화’하게 되었을까. 이제 동물만큼 아니, 동물보다 흥미로운 식물의 진화에 대해서 알아보자.
식물의 진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저자는 식물의 진화 과정을 “부정확하지만 빠르게 진화할 것인가” “정확하지만 느리게 진화할 것인가”의 구도로 알기 쉽게 정리한다. 축구 시합에서도 상대가 대처 못하게 빠르게 공격하는 팀이 있고, 또 빌드업을 하면서 상대의 허점을 노리는 팀도 있다. 이처럼 쌍떡잎식물과 외떡잎식물을 비교하며 각각 어떻게 환경에 맞춰 진화했는지 일러스트와 함께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해준다.
뿐만 아니라 식물과 동물의 먹고 먹히는 진화 대결과 특정한 벌레를 꿀로 유도해서 수정 확률을 높이는 식물의 치밀한 전략, 인간과 공존을 택해서 그에 맞게 진화한 잡초의 이야기도 덧붙여진다. 생존이라는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걸어가는 식물들의 놀라운 진화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재미를 안겨준다.
저자는 식물 이야기와 더불어 우리가 알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법과 생존에 있어서 다양성이란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들려준다. 식물이 각자 자신이 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환경에 맞춰 진화했듯, 살아가는 것에 정해진 정답이 따로 없고, 그 삶의 다채로움이 모두를 풍요롭게 만듦을 알려준다. 식물의 진화 이야기를 통해 다양성의 가치를 이해하게 해주는 놀라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