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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을 쓴지 벌써 3개월이나 지나버렸네요
다음에 써야지 써야지 미루다가 결국은 페낭을 떠난 후 마무리 짓게 되네요
4. 외래 진료
저희가 진료 받은 Island Hospital 의 Karen 선생님의 외래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적습니다.
(1) 진료 예약 및 접수
당일 접수 초진의 경우 당일 예약 환자가 중간에 끊기거나
아니면 진료가 끝난 맨 뒤에 불러줍니다.
따라서 미리 전화 혹은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서
예약 초진으로 예약을 하시는 것이 덜 기다리는 길이구요
당일 예약이라고 따로 시간을 정해주는 분위기는 아니구요
당일 예약자들이 오전 진료는 아침, 오후 진료는 점심 때 접수를 하는데
그 접수 순서대로 불러줍니다.
따라서 당일 예약했다고 해서 한국처럼
(한국도 예약시간에 맞춰 진료받는 경우는 드물기는 하지만)
해당 시간에 진료받는 것이 아니고 접수한 순서대로 진료를 받게 되는거라
꽤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이게 참 힘든 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처럼 가능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하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았습니다.
(2) 진료 과정
외래 진료는 한국와 거의 유사합니다.
첫 방문시에는 마지막 생리 시작한 날짜
과거 병력이나 출산력, 이전 출산 때 어땠는지 등에 대해서 묻구요
초음파로 아기 집 확인을 하고 대략적인 주수 파악 및 예정일을 알려줍니다.
이후 방문시에는 불편한 점이 없었는지 묻고
이전에 검사 시행한 것이 있으면 검사 결과를 알려주고
초음파 보면서 아기가 잘 있는지 확인해줍니다.
Karen 선생님은 진료 마지막에 궁금한 것이 있는지
항상 친절하게 확인해주셨습니다.
초음파는 한국과 유사하게 외래 때마다 봐주십니다.
진료 비용은 초음파 비용이 포함된 비용일텐데
150링깃 전후였던 것 같고 추가 검사가 있을 경우 더 나왔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 비해서 외래 비용이 더 많이 나온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한국은 일부 검사 비용 지원과 고운맘 카드로 결제시 50만원까지 지원이 되서
이에 대한 상대적인 부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3) 검사
일단 Karen 선생님은 검사에 대해서는 굉장히 관대하신 분인 것 같습니다.
임신 확인되면 기본적으로 시행해야 되는 검사
(혈색소, 간기능, 신장기능, B,C형 간염 항체, 풍진 항체, 소변 검사 등) 에 대해서도
한국에 갈 일이 있어서 한국에서 시행하고 결과지 가져와도 되느냐 여쭈니
당장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시고 결과지로 갈음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결국은 해외 유입자라 병원 방문이 자유롭지 못해서
한국에서 무료로 검사하는데 실패하고
다시 말레이시아에 와서 기본검사를 하기는 했지만 말이죠.
임신성 당뇨 검사할 시기가 되어서도
본인은 설탕물 먹고 피검사하는 것 정말 싫어한다고 하면서
이전에 임신성 당뇨 있었냐고 물으시더니 없었다고 말씀드리니
그러면 굳이 할 필요없다고 꼭 하고 싶은거 아니면 안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임신성 당뇨는 초산부보다는 이전 출산 경험이 있는 경우 더 잘 생겨서
이전에 없었다고 반드시 추후 안생기는 것은 아니라서
이 사람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
이미 세 명 무사히 출산한 경험이 있어서 이 경험에 대해 믿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임신성 당뇨 검사는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기형아 검사에 대해서도
트리플 검사, 쿼드 검사는 아예 권하지 않으시고
니프티 검사가 어떤 것인지와 가격에 대해서 설명하시고
하면 좋지만 하기 싫으면 굳이 안해도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트리플 검사와 쿼드 검사를 완전히 다른 검사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트리플 검사는 AFP, UE3, HCG 이 세가지 마커의 수치를 통해서
기형아의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예측하는 검사구요
쿼드 검사는 트리플 검사의 세가지 마커에 Inhibin A 라는 검사를 추가해
기형아의 가능성 예측 가능성을 더 높이는 검사입니다.
따라서 쿼드 검사를 하면 트리플 검사를 안해도 되는데
간혹 병원 여기 저기 옮기면서 다니시는 분들이
잘 몰라서 또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아무튼 우리나라는 트리플 검사는 정부 쿠폰으로 무료이고
쿼드 검사는 비용이 발생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산부인과에서 약간 겁을 주면서
트리플 검사로 충분하지 않고 쿼드 검사 꼭 해야한다고 해서
쿼드 검사로 유도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쿼드 검사도 무료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저출산과 연관이 있겠죠
그래서 이제는 대부분 산부인과에서 쿼드 검사를 큰 부담없이 권하고
트리플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위에서 트리플, 쿼드 검사 모두 간접적으로 예측하는 검사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보다는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방법으로 기형아의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
비교적 최근에 나온 니프티 검사라는 겁니다.
엄마 혈중에 돌아다니는 태아의 DNA 분획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분석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 분획의 이상 유무를 직접 분석함으로써 기형아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검사가 니프티 검사입니다.
다만, 이 검사는 아직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지 못하고
비교적 최근 개발된 DNA 분석 검사라서 비용이 비쌉니다.
병원마다 차이가 좀 있지만 70~100만원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산부인과에서는 쿼드 검사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니프티 검사가 더 직접적인 검사니 꼭 해야된다는 말로
산모들을 유도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 정확히 기형아를 판별할 수 있는 면에서도 그렇고
산부인과의 운영면에서도 그렇고
산부인과 의사들이 더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것 같기는 합니다.
아무튼 Karen 선생님도 이 검사에 대해서는 권해주셨는데
전혀 강요하거나 기형아 가능성에 대해서 겁을 주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저희가 하지 않겠다고 하니 알겠다고 흔쾌히 말씀하셨습니다.
아무튼 꼭 해야하는 검사는
매주 시행하는 초음파를 제외하면
(1) 임신 확인시 기본검사
(2) 16주 정도의 쿼드 검사
(3) 20주 정도의 정밀 초음파 (태아 심장)
(4) 24주 정도의 임신성 당뇨 검사
정도인데 저희는 겁도 없이 (1)번 만 시행했습니다
저희를 따라하시면 안되고 ㅋㅋㅋ
넷째 출산인 점에 대해 감안하시고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4) 출산 준비
임신 36주가 넘어가니 진통 걸리게 되면
어떻게 해야 될지에 대해 안내를 해주십니다.
당시는 COVID-19 으로 인해
병원 방문이 매우 까다로운 시기이긴 했는데
진통 걸릴 경우 응급실로 오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보통 한국 대학병원의 경우 몇 층 분만실로 가서
벨을 누르라고 안내받게 되는데
특이하게 응급실로 가라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응급실로 가라고 한 것이 COVID-19 때문에
출입이 그리로 밖에 할 수 없어 특별히 안내해주신 건지
아니면 항상 그런건지는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5. 분만 및 입원
(1) 페낭 산부인과의 장점
외래 진료야 한국이나 페낭이나 큰 차이가 없었고
출산 시 페낭 산부인과의 장점을 알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진료 보던 선생님이 직접 아이를 받아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산모로서는 굉장히 안정감을 느끼는 일이고
산부인과 의사로서는 굉장히 괴로운 일이죠
진통이 언제 걸릴지 모르는 산부인과의 특성 상
1년 내내 24시간 대기이고 휴가를 갈 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한국의 경우 대학병원도 마찬가지이고
2명 이상의 산부인과의 의사가 있는 산부인과인 경우
통상적으로 해당 날짜 당직이 아이를 받게 됩니다.
1인 산부인과의 경우 1년 24시간 내내 대기하면서
진통이 걸릴 경우 아이를 받아야 하는데
이런 고충 때문에 최근에는 시골이나 지방을 제외하면
이런 1인 산부인과는 거의 없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튼 저희가 진통이 걸려서
토요일 새벽 1시 조금 넘어서
응급실을 통해서 분만실로 올라가니
막 다른 산모 아이를 받은 후 퇴근하려고 하시는 Karen 선생님께서
우리를 보시더니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옷 갈아입고 오셔서 내진 후 출산 준비를 해주셨구요
저희가 분만실에서 출산 기다리던 중
Karen 선생님께 다니던 산모가 진통이 걸려 분만실로 들어왔고
저희 가정 출산 후 그 산모 아이까지 받으신 후
새벽 5시 넘어서 퇴근하시더라구요
아무튼 의사에게는 그리 좋은 시스템은 아니지만
내가 산전진찰 받던 의사 선생님이 아이를 받아주신다는 건
산모에게는 좋은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국가에 의해 출산 비용이 정해져 있고 행위 수가가 거의 없어
직접 아이를 받아도 그리 경제적인 보상이 없는 한국과는 달리
직접 아이를 받으면 적지 않은 행위 수가를 본인이 받을 수 있어
많이 고생스럽기는 해도 당직 제도 없이 직접 아이를 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2) 분만
토요일 새벽 1시에 진통이 걸려서 안내받은대로 응급실로 왔구요
응급실에서 오래 대기할 줄 알았는데
COVID-19 때문에 열 재고
기본 신상만 확인 후 휠체어를 타고 바로 분만실로 이동합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던 것 처럼 새벽에 분만실에 왔지만
이전 분만으로 인해 Karen 선생님이 이미 병원에 계신 상황이라
기다림 없이 바로 분만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병원에 계신 상황이 아니었더라도
분만실 간호사들의 경우 워낙 잔뼈들이 굵어서
NST (비자극 검사) 와 내진 미리 시행해서
큰 문제 없이 준비 다 하고 있었을 것 같긴 합니다.
넷째라 그런지 진통 시작 후 4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병원 도착한지 3시간도 되지 않아 순산하였습니다.
출산 시 특이한 점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첫번째,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 Routine 하게 회음부절개술을 시행하는데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고 하시더라구요
교과서적으로는 회음부절개술을 하는 것이 출산시 여러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네번째 출산이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Karen 선생님의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회음부절개술을 시행하지 않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순산하기는 했습니다.
두번째,
우리나라의 경우 출산하면 탯줄 자른 후
아이 추울까봐 잘 닦아주고
APGAR Score 라고 신생아 점수와 체중, 신장 확인하고
손가락, 발가락 잘 있는지랑 다른 이상 없는지 확인 후
포대기에 잘 싸서 산모에게 다시 데려다 주는데
이곳은 출산 후 탯줄 자르고 아무런 확인도 없이
바로 산모에게 태아를 엄마한테 줘서 젖을 물리더라구요
교과서에는 그게 맞다고 되어 있기는 한데
그래도 혹시라도 태아에 이상 있는데 대처 늦으면 안되니
우리나라는 이런 저런 것 확인부터 먼저 하는데
조금 낯설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하튼 분만실에서 출산 직후 수유 충분히 하도록 시간 주고
이후 아이를 닦고 이런 저런 확인 후 아이는 신생아실로 먼저 옮기고
이후 산모가 안정 취한 후 병실로 옮깁니다.
(3) 입원
분만 위해 기다리는 동안 보호자는 입원 수속하고 오라고 1층 원무과로 내려보내는데
1인실 입원할지 2인실 입원할지 아니면 다인실 입원할지를 결정하라고 합니다.
새벽에 출산하면 잠을 못자서 방해받지 않고 충분히 자야 하니 1인실 입원하고
낮에 출산하면 2인실이나 다인실 가자고 미리 이야기 해놨는데
새벽에 출산해서 1인실로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입원 당시 1인실이 없어서 2인실을 사용했고
옆 베드는 보호자가 이용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출산시 특이한 점 하나는
24시간만 입원을 한다는 점입니다.
아침에 출산을 하면 그 다음날 오전에 퇴원
낮에 출산을 하면 그 다음날 오후에 퇴원
이런 식이라고 합니다.
제가 궁금해서 왜 이렇게 퇴원을 빨리하느냐고 Karen 선생님께 물으니
더 오래 입원할 이유가 있느냐고 오히려 저에게 반문하셔서
약간은 당황했습니다. ㅋㅋ
저희 같은 경우는 출산을 하고 토요일 새벽 6시가 다 되어서 병실로 옮겼고
새벽같이 퇴원할 필요는 없으니 점심 즈음에 퇴원하라고 이야기 듣고
일요일 점심에 퇴원해서 조리원으로 옮겼습니다.
짧은 입원이라 특별히 더 설명드릴 건 없고
토요일 오후 Karen 선생님께서 괜찮은지 확인 위해 회진 오셨고
일요일 오전에도 회진 오셔서 퇴원해도 된다고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참고로 미역국은 주지 않고
음식은 선택할 수 있게 해줍니다.
미역국의 경우 미역에 포함된 요오드 때문에 먹는 건데요
산후 갑상선염 같은 경우 요오드 부족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이에 대한 보충이 필요하기는 한데
그 이외의 경우에는 꼭 필요하지 않은 영양소이기 때문에
반드시 먹어야 된다 이런 내용은 없습니다.
병원에서도 미역국 안주고
조리원에서 미역국 안주던데
우리나라외에 다른 나라가 요오드 결핍 때문에 고생한다는
의학적인 내용을 저는 개인적으로는 본적은 없어서
우리나라에서 미역국에 유독 집착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4) 태아 / 신생아실
태아는 출산 후 초유 수유 후 신생아실로 옮기구요
아이가 배고프다고 울면 병실로 데려와 수유할 수 있게 해줍니다.
아내 표현으로는 힘들어서 그만 수유하고 싶어 보냈는데
아직 배고프다고 하면서 금방 다시 데려온 적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신생아실 간호사들의 특성 상 산모에 대한 배려보다는
신생아의 영양에 더 주안점을 주는 것 같습니다.
토요일 새벽에 출산했는데 토요일 당직 소아과 선생님께서
신생아실 회진을 돌면서 태아가 이상 없는지 확인해주신다고 하구요
직접 병실로 와서 이상 없다고 설명도 해주셨습니다.
태어나자 맞아야 하는 B형 간염과 BCG 예방주사는
신생아실에서 알아서 맞춰 주십니다.
퇴원할 때 아이 소아과 다닐 때 토요일 봐주신 선생님께 다닐지
아니면 다른 분께 다닐지 물어보는데
찾아보니 봐주신 선생님은 신생아 전문은 아니고 소아 심장 전문이시고
신생아 전문 선생님은 따로 계시긴 했는데
굳이 또 바꾸기도 그래서 그냥 봐주신 분께 다니기로 했습니다.
(5) 비용
저희 같은 경우 일요일 퇴원해서 정산을 제대로 못한 채 퇴원하고
다시 한 번 정산을 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저희 기준으로 말씀드립니다.
분만 전 1인실/2인실/다인실을 선택하라고 하고
1인실 선택했더니 4500링깃을 결제했습니다.
퇴원 전 신생아 입원, 진료, 검사, 예방주사에 대한 비용에 대해
2000링깃을 결제했습니다.
결제하면서 주말이라 대략적인 비용을 산출해서 청구한거고
주중에 정확히 비용 계산해서 추후 환불을 해줄 거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산모 4500링깃 / 신생아 2000링깃 중
산모에 대해서는 거의 1000링깃
(출산 비용은 거의 정해져 있어 이렇게 많이 돌려받을 일이 없을텐데
회음부 절개술을 시행하지 않아서 많이 돌려받은 것 같습니다.)
신생아에 대해서는 500링깃 정도 돌려받았습니다.
결국 산모 신생아 합쳐서 5000링깃 정도 비용이 든 셈인데
150만원이니 한국과 비교해도 그리 많이 나온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말레이시아 의료 비용이 비싸니 한국간다고들 하는데
이 정도면 항공권 값 고려하고 고운맘 카드 비용 생각해도
많이 비싼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6. 조리원
(1) 선택
조리원 같은 경우 현지 언어로 Confinement Center 라는 표현을 씁니다.
출산 후 미국 목사님께 잘 출산하고 Confinement Center 에 있다고 연락드리니
조리원 문화가 없는 미국분이라 그런지
COVID-19 감염된 것도 아닌데 왜 Confinement (감금) 되어 있느냐고 물으시길래
그런게 아니고 한국, 중국 문화에 조리원이라는게 있는데
그걸 Confinement center 라고 부른다고 장황하게 설명드렸습니다.
아무튼 저희는 주변 분들 추천도 받고 인터넷도 검색해서
그 중 괜찮은데 두 군데를 추렸구요
감사하게도 MCO 직전 두 군데를 방문할 수 있었고
그 중 더 낫다고 생각되는 곳을 골랐습니다.
해당 조리원에 전혀 받은 건 없지만,
이름을 밝히면 괜히 홍보한다는 얘기 나올까봐 조심스럽기는 한데
또 이름을 여기에 남기지 않으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기도 하고
이미 페낭을 떠나기도 했고
조리원 원장님께 뭐 받을 일도 없이 깨끗한 관계라 밝힙니다.
Adventist Hospital 뒤에 위치한
Gloria Confinement Center 에서 2주동안 있었습니다.
Adventist 에서 출산하시는 분이면
바로 뒤라 이동 부담이 없으실 것 같고
Island Hospital 이나 Gleneagles 에서도 그리 멀지는 않습니다.
차로 5~10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하는 거리입니다.
이곳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두가지였는데요
첫번째는 두 조리원 중 가격이 조금 더 저렴했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출산 후 30일 동안을 조리한다고 하는데요
출산 직후 이틀은 병원에서, 나머지 28일은 조리원에서 있는다고 하고
그래서 조리 기간은 대부분 4주라고 합니다.
저희가 2주만 있겠다고 하니
2주 가격은 따로 책정된게 없다고 하시면서
이것 저것 계산하시더니 4주의 딱 절반은 아니고
55% 정도 되는 비용을 말씀해주셨는데
화장실 딸린 제일 큰 방 (Queen) 이 2주에 3900링깃이었습니다.
제가 경험해본 우리나라 조리원은 대부분 화장실이 딸린 방이었는데
여기는 두 군데 모두 미리 방문해서 살펴본 결과
개인 화장실이 없이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는 방과
개인 화장실이 있는 방 두 종류가 있었고
당연히 후자가 가격이 더 비쌌습니다.
방의 크기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상이했지만
화장실 딸린 제일 좋은 방 기준을 했을 때
Gloria 조리원이 조금 더 저렴했습니다.
두번째는 조리원 원장이 산부인과 의사라 안심이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원장은 젊은 싱가포르 여자로 말레이시아 사람과 결혼해서 여기서 살고 있는데
남편은 이비인후과 의사로 Penang General Hospital 에서 일하고
자기도 같은 병원에서 일하다가 그만두고 조리원 사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분도 애가 셋인데 공립병원에서 일하려면 육아가 어려운데
조리원을 운영하면 육아와 병행해서 조금 더 자유롭게 일할 수 있어서
이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튼 출산 후에도 산욕기에 산모에게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
(물론 별 일은 없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산부인과 의사인 조리원 원장이 산욕기 문제에 대해서
더 신경을 써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곳을 선택했습니다.
막내가 출생 직후 약간의 황달이 있었는데
조리원 원장님이 막내 황달 심하니 당장 병원 가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들갑을 떨길래
제가 소아과 의사는 아니지만
셋째가 황달이 조금 심했던터라 심하고 아니고에 대해서 감은 있어서
오히려 제가 괜찮다고 그분을 안심을 시켰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신생아 황달은 굉장히 흔한 편이고
눈 이외에도 피부까지 누렇게 착색이 되거나
아이가 축 처지는 핵황달로 진행되면 위험하지만
그 외에는 대부분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는데
조리원 원장님 입장에서는 문제가 되면 안되니 걱정해주신 건 감사하지만
황달 검사하려면 피도 뽑고 발도 찌르고 애가 고생하는 경향이 있어서
조금 더 지켜보자고 말씀드리고 며칠 더 보니 곧 사라져서 다행이었습니다.
또한, 조리원 원장님이 자기들은 아이들 봐주는 사람들을
전원 RN (Registered Nurse, 간호조무사가 아닌 정규 간호사 지칭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으로 배치했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걸 보면서도 신뢰가 가기도 했습니다.
물론 애보는데 경험이 많이 쌓인 비 간호사가 간호사보다 나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인력 충원에 어느 정도 Qualifying 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생활
위에서 설명드린대로 선택한 조리원에서 2주를 보냈습니다.
들은 바에 의하면 미역국을 주지 않는 것을 제외하면
한국의 조리원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구요
신생아를 돌봐주고, 목욕시켜주고
아이가 배고파서 깨면 아이를 방으로 데리고 와서 수유를 하고
요청하면 특정한 시간에는 깨우지 않고 유축한 젖을 주기도 합니다.
식사는 방으로 갖다 주는데
거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산모들이랑 같이 먹을 수도 있고
방에서 먹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다른 산모들은 주로 중국 사람이라 저희 아내는 주로 방에서 먹었다고 합니다.
음식은 중국식이라 아내가 맛 없어 하는 것도 있었고
주변 분들이 끓여주신 미역국을 갖다줘서 전자레인지에 데워먹기도 했습니다.
한국 조리원과 비슷하게 하루 세끼에 오전 간식 오후 간식 해서 총 5번 제공됩니다.
간식이 맛있는게 많이 나온다고 했던거 같기도 하네요
참고로 과거 일본 산모는 한 번 있었는데 한국 산모는 처음이라고 하네요
전신 마사지도 한 번 무료로 해주는데
원할 경우 추가 비용 내면 더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외 한국 조리원은 사람 불러서 다양한 프로그램 해주는데
이곳은 그런 건 딱히 없는 것 같기는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기는 한데
와이파이 되고,
온수기 있어서 따뜻한 물도 잘 나오고,
에어컨도 방마다 있어서 조절 가능합니다.
아이가 없는 경우 남편이 같이 잘 수도 있고
Queen Size 방의 경우 아이 1명까지도 같이 지낼 수 있는데
산모가 제대로 쉬지 못하니 권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신생아 제외하고 아이가 셋이라 해당 사항은 없었습니다.
마침 저희가 지내는 기간 동안 Queen size 방에 들어올 사람이 없어서
1주일 더 연장해도 되고 특별히 1200링깃에 할인해주겠다고 하기는 했는데
제가 세 아이들과 함께 지내느라고 거의 죽어가고 있어서
그냥 2주만 있고 집으로 오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예약 시스템도 한국과 유사해서
조리원 예약 때 방 갯수만큼 예약을 받지 않고
방 2개는 여유분으로 비워놔서
예정일보다 일찍 나오거나 늦게 나오는 경우에도
며칠 정도는 자신이 예약하지 않은 방에 있을 수는 있지만
조리원에 당장 못들어오는 경우는 없게 조절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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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하게 글이 길어졌는데
관심있으신 분만 읽으셨을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추후 페낭에서 출산하실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와 정말 큰 도움이 되네요. 긴글 감사합니다
출산할 사람도 아닌데 흥미롭게 읽었어요ㅎ 생각보다 시스템이 잘되어 있네요
음 전 ... 어드벤티스트 에서 출산했고
거긴 3-박 4일을 기점으로 잡으셨어요 물론 전 수술이어서 그런것도 있었겠지만 ^^
보통 자연분만의 경우 는 당일 퇴원한다고 하더라구요 ^^
물론 전 수술이었기 때문에 당신이 원한다면 안정될때까지 더 있어도 된다 라고 병원측에서 이야기 했었구요 ^^
저도 출산할 사람이 아닌데 너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재미난 이야기꾼 같으세요.
다음달 출산예정인데 많은 도움됫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