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샬롬은 일상의 인사말이다. 샬롬이라는 인사말에 인칭 대명사를 붙이거나 보통 명사를 붙여서 “당신의 남편은 잘 있습니까?” “당신의 아이는 잘 지냅니까?”라고 인사한다. 수넴에 한 귀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를 위하여 자기 집에 특별한 방을 마련하고 선지자가 지나갈 때 필요하면 사용하도록 했다.
(왕하 4:9) 여인이 그의 남편에게 이르되 항상 우리를 지나가는 이 사람은 하나님의 거룩한 사람인 줄을 내가 아노니 (왕하 4:10) 청하건대 우리가 그를 위하여 작은 방을 담 위에 만들고 침상과 책상과 의자와 촛대를 두사이다 그가 우리에게 이르면 거기에 머물리이다 하였더라
엘리사는 하나님의 사람에게 특별한 배려를 하는 이 고운 심성의 여인에게 무언가 베풀고 싶어서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다. 하지만 그 여인은 사실 부족함이 없는 여인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만족한 상태를 이렇게 대답했다. “여인이 이르되 나는 내 백성 중에 거주하나이다 하니라” 이는 자신에게는 특별히 필요한 것이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사실 그녀에게는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정말 큰 문제가 있었는데 이는 그녀에게 아들이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인은 선지자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였는지 그 문제를 고하지 않았다.
(왕하 4:14) 엘리사가 이르되 그러면 그를 위하여 무엇을 하여야 할까 하니 게하시가 대답하되 참으로 이 여인은 아들이 없고 그 남편은 늙었나이다 하니
엘리사는 그 여인을 불러서 내년 이맘때 네가 아들을 안을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여인은 믿지 않았다. 남편은 늙었고 지금까지 얼마나 노력했었던가? 그리하여 여인은 선지자에게 “여인이 이르되 아니로소이다, 내 주 하나님의 사람이여 당신의 계집종을 속이지 마옵소서”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 이듬해 여인은 아들을 안게 되었고 하나님은 모든 일에 능치 못하실 것이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러다 아이가 추수기에 들판에서 일사병으로 죽게 되었다. 여인은 아이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급히 나귀를 달라고 하여 선지자에게 달려갔다. 구하지 않은 아들을 주시는 분이라면 죽은 아들도 또한 살리실 것을 그녀는 믿었다.
(왕하 4:25) 드디어 갈멜 산으로 가서 하나님의 사람에게로 나아가니라 하나님의 사람이 멀리서 그를 보고 자기 사환 게하시에게 이르되 저기 수넴 여인이 있도다 (왕하 4:26) 너는 달려가서 그를 맞아 이르기를 너는 평안하냐 네 남편이 평안하냐 아이가 평안하냐 하라 하였더니 여인이 대답하되 평안하다 하고
여인은 사환에게 어려운 문제를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문제를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선지자에게만 토설하길 원했다. 그래서 사환이 평안이냐 묻는 사환의 질문에 모두 평안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선지자 앞에 이르자 그녀는 엎드려져서 다급한 마음으로 선지자의 발을 붙잡았다.
(왕하 4:27) 산에 이르러 하나님의 사람에게 나아가서 그 발을 안은지라 게하시가 가까이 와서 그를 물리치고자 하매 하나님의 사람이 이르되 가만두라 그의 영혼이 괴로워하지마는 여호와께서 내게 숨기시고 이르지 아니하셨도다 하니라
사실 그녀의 마음은 평안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문제를 여기저기 퍼뜨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진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고해야 할 분은 하나님 한 분뿐임을 너무나 잘 알았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에게 고백했다. 그녀는 자신의 아픈 마음을 이렇게 푸념했다. (왕하 4:28) 여인이 이르되 내가 내 주께 아들을 구하더이까 나를 속이지 말라고 내가 말하지 아니하더이까 하니
우리는 여인에게서 중요한 교훈을 배운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여기저기 토설한다. 이는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이다. 수넴 여인처럼 우리는 우리의 아픈 마음을 사람들에게 퍼뜨릴 이유가 전혀 없다. 그들은 우리의 문제를 하나도 해결해 주지 못한다. 오히려 그런 우리의 처지는 소문이 되어서 여기저기 떠돌게 될 뿐이다. 우리는 이 여인처럼 평안이냐고 묻는 이들에게 차라리 평안이라고 믿음으로 대답해야 한다. 그리고 정말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시는 하나님 앞에 우리의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이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사람들의 최선의 선택이다.
하나님 아버지! 조금만 힘들어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자신의 힘든 처지를 알려서 그것이 나중에 시험과 올무가 될 때가 많습니다. 주님 저희에게 믿음을 주시고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우리의 문제를 토설하게 도와주십시오. 아무리 절망적일 때에라도 평안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믿음을 주시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능력의 손을 붙잡고 기도하는 사람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