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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을 시작하며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은 향후 세계가 직면할 화두로 ‘4차 산업혁명’을 던졌다. 그 이후 4차 산업혁명이 유행어처럼 회자되었고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더욱이 2016년 3월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은 4차 산업혁명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사건으로 다가왔다.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
특히 인공지능은 인간의 미래에 대해 커다란 화두를 던졌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기계류가 인류를 대신할 것인가 등의 현실적인 문제부터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지능을 초월한 초지능을 갖게 될 경우 인간의 존재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던지는 계기가 되었다.
7월에는 <포켓몬고(Pokémon Go)>라는 게임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정식 서비스가 되지 않는데, 기술적인 이유로 속초 등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한 바람에 속초 여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이 게임은 게임의 차원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둘 다 의미는 다르지만 고(Go)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 무슨 뜻일까?
2016년 6월 국회에서는 3당 대표연설이 있었다. 그런데 3당 대표 모두 앞으로의 변화로 4차 산업혁명을 들었다.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정치권에서까지 거론할 정도가 되었다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이미 널리 일반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정말로 얼마나 알고 있을까? 4차 산업혁명에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이라는 데에 모두들 동의하는가?
사실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확립된 개념도, 이론도, 실체도 아직 없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제시하기 전인 2011년에 독일 정부는 이미 ‘인더스트리 4.0(제조업 4.0)’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개념을 사용했다. 인더스트리 4.0은 제조업의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을 통해 생산기기와 생산품 간의 정보 교환이 가능한 제조업의 완전한 자동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전체 생산과정을 최적화하는 목표로 추진되었다.
그런데 같은 해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오히려 『3차 산업혁명(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이라는 저서를 발표해서 이제야 3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고 보았다. 인터넷 테크놀로지와 신재생 에너지가 융합해 강력한 ‘3차 산업혁명’을 가져온다고 고찰한 것이다.
리프킨은 1760년대 1차 산업혁명은 석탄과 증기기관을 에너지로 하여 대량생산 시대를 열고 철도, 인쇄술, 대중 교육 등이 결합되었다고 설명했다. 1860년대에는 2차 산업혁명으로 전기와 석유를 에너지로, 전신, 전화, 방송 등 전자 통신 기술이 널리 경제와 사회를 변화시켰다고 보았다. 그리고 1990년대에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정보고속도로, 재생 에너지, 분자생물학 등의 발전을 이루는 3차 산업혁명이 등장했다고 본 것이다(Rifkin, 2011).
2011년에 독일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제시하고,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을 제시했다. 어느 것이 맞는가? 3차 산업혁명이 등장한 지 불과 20여 년 만에 4차 산업혁명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는가? 4차 산업혁명에서 거론되는 것들이 구름 잡는(클라우드) 거품에 불과한 것일까?
이에 대해 2016년에 4차 산업혁명의 화두를 본격적으로 던진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이 속도, 범위, 체제에 대한 충격의 세 측면에서 3차 산업혁명과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을 기존의 산업혁명들과 비교했을 때 선형적인 변화가 아니라 완전히 차원이 다른, 지각 변동 수준이라고까지 보았다. 게다가 지난 산업혁명과 달리 새로운 산업혁명은 모든 국가, 모든 산업 분야에서 이루어지며 결국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영향력이 다르다고 강조했다(Schwab, 2016). 그러면서 산업혁명을 표 1과 같이 구분했다.
산업혁명 구분 | 시기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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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산업혁명 | 1784년 | 증기, 기계 생산 |
2차 산업혁명 | 1879년 | 전기, 노동 분업, 대량생산 |
3차 산업혁명 | 1969년 | 전자, 정보기술, 자동 생산 |
4차 산업혁명 | ? | 사이버-물리 시스템 |
출처: Schwab(2016.).
여기에서 슈바프도 4차 산업혁명이 언제 도래할 것인지는 확정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이 3차 산업혁명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본 것이다.
산업혁명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그것이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때 붙일 수 있는 개념이다. 산업 분야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정치, 사회, 문화에도 혁명적인 변화를 이끌어 낸다. 인간의 한계(여기에는 물리적인 힘과 정신적인 능력이 포함된다)를 극복하고 그것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변화를 준다면 그런 면에서 1700년대 중반의 1차 산업혁명 당시 출현한 증기기관과 기계는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증기기관의 발명과 그 후의 기술 진보는 인간의 미약한 물리적인 힘의 한계를 넘어서게 했다. 인간은 생명까지 위협하는 육체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사회 전체의 생산량은 크게 늘어났다. 철도와 선박 등 이동수단의 발달로 세계의 물리적 거리가 급격히 좁혀지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1800년대 중반, 전기의 발명으로 인간은 다시 한 번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었다. 대량생산 방식이 가능해져서 상품과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맞게 되었다.
중산층이 증가하고 교육이 대중화되며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를 2차 산업혁명으로 부르는 데 부족함이 없다. 1970년대 이후 전자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고 제조업과 산업을 다시 한 번 뒤흔들었다. 여기에 인터넷의 등장은 시간과 공간의 거리를 거의 해소하는 데 극적으로 기여했다. 소통 방식이 달라지고, 지구촌은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경제 행위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인간 사회는 정보화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변모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를 3차 산업혁명으로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1차 산업혁명부터 3차 산업혁명까지 전개되는 시간의 간격이 급격히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불과 200여 년 만에 3차 산업혁명까지 이루어짐으로써, 이전까지 7만 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은 채 진행되어 온 인간의 역사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인간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선 지금까지의 과정과는 완전히 다른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다. 바로 인간의 지능까지 대체하려는 것이다. 인간의 지능을 닮은 기계를 만들어 인간이 하던 많은 일을 대신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간의 역사와 삶은 또 다른 차원으로 넘어갈 것이다. 기계가 인간을 대신할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세계도 상정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역사적 시점이 언제일까에 대해 그동안 막연한 예상만 있었다. 그런데 레이 커즈와일(Ray Kuzweil)은 2006년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에 대해 상세하게 고찰했다. 여기서 특이점이란 미래에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그 영향이 매우 깊어서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시기를 말한다. 그는 특이점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인간과 기술 간의 구별이 사라질 것이라고 보았다.
커즈와일은 인간이 진화해 온 패턴을 여섯 단계로 설명했다. 1단계에는 물리학과 화학의 패턴에서 DNA가 진화했다. 2단계는 생물학 패턴에서 뇌가 진화했다. 3단계는 뇌의 패턴에서 기술이 진화했다. 4단계에는 기술의 패턴에서 기술이 인공지능의 방법을 터득한다. 5단계는 특이점의 패턴으로 기술과 인공지능의 융합으로 진화한다. 그리고 마지막 6단계에는 인공지능이 우주로 확대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러한 특이점의 시기를 2045년으로 본 것이다(Kuzweil, 2006).
세계경제포럼은 특이점의 시기가 오기 위한 많은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았다. 2025년까지 로봇 약사가 등장하고, 3D프린터로 자동차를 생산할 것이며 미국에서는 자율주행차(self-driving car)가 10%를 넘고, 기업의 30%는 인공지능으로 회계 감사를 수행할 것이며, 정부는 블록체인(blockchain)으로 세금을 징수하게 된다고 보았다.
이런 상황이 되기 위해서 2027년까지 매년 티핑포인트가 나타나는데, 2021년에는 로봇 서비스가 일반화되고 2022년에는 3D프린터에 의한 대량생산, 2023년에는 빅데이터에 의한 의사 결정이 일반화되며 2025년에는 인공지능이 화이트칼라 노동을 대체하고 2026년에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자신의 의사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World Economic Forum, 2015).
이렇게 과학자나 미래학자들은 특이점이 언제 올 것인가에 대해 저마다 여러 의견을 내놓았다. 그런데 2016년 7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대표는 모바일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인수하면서 컴퓨터가 인간의 지성을 초월하는 초지성의 탄생이 특이점이며, 곧 인류 최대의 패러다임 전환이 오고 특이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자가 아니라 기업가, 그것도 혁신적인 기업가의 입에서 특이점이 곧 올 것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더욱이 2017년에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취소하면서 “아직 특이점과 관련해 내가 할 일이 남아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중대한 특이점의 도래를 앞두고 경영 욕심이 솟아났다”고 밝혔다(이철호, 2016).
이제 점점 공통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즉 이전의 산업혁명과는 다른 차원의 것들이 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것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인간과 사물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연결되며, 기존에는 구별되었던 현실과 사이버가 융합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한다.
사물인터넷Uberization)’가 진행되고,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이루어지게 된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등장으로 무엇보다도 인간의 일자리가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이런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는 사회는 지능정보사회다. 지능정보사회에서의 거버넌스는 종전과 크게 달라져야 한다.
여기에서 4차 산업혁명의 10개 키워드를 도출했다. 연결, 사이버-현실 융합,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가상현실, 우버화, 인더스트리 4.0, 일자리와 노동, 지능정보사회, 거버넌스가 그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연결’과 ‘지능’이다. 연결과 지능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그것은 초연결 사회를 가져온다. 무엇보다도 ‘연결(connectivity)’이 핵심이다. 인간의 역사는 연결을 확대해 온 역사로도 설명된다.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융합을 통해서 인간은 연결의 폭과 깊이를 한층 더해 왔다.
물리적 연결은 그 속도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뉴욕까지 가는 데 1개월이 걸리던 것이 이제 비행기로 14시간 정도로 좁혀졌다. 앞으로 초음속 여객기 ‘X플레인(X-Plane)’이 등장하면 이 시간이 3시간으로 앞당겨질 것이라고 한다. 물리적 연결보다 가상 세계에서의 연결은 더욱 극적이다. 웨어러블 기술은 ‘디지털 존재감’을 향상시켜 왔다. 이제는 인간과 인간의 연결뿐만 아니라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의 연결이 실현되고 있다.
연결은 더 나아가 현실과 사이버를 융합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예전에는 현실과 사이버 세상이 서로 다르고 상호 보완적인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융합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이버의 수요를 현실 공급자로 연결하는 비즈니스인 O2O(online to offline)가 등장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것은 생활의 편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인식의 전환을 가져온다.
사물인터넷은 이러한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다. 2025년까지 1조 개 이상의 센서가 인터넷에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World Economic Forum, 2015). 인간은 스마트한 센서를 갖춘 기기와 더욱 연결되고, 이는 우리 주변에 무한대로 도입된다. 가정, 액세서리, 교통, 도시, 에너지 등 모든 분야가 인터넷으로 연결된다. 심지어 센서가 인간의 몸에 주입되어 인터넷과 직접 연결해 소통할 수 있다. 이 경우 인간의 건강 상태를 항상 모니터해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실종된 사람을 찾는 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반면에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거나 조직 등에서 인간을 감시하는 데 이용될 여지도 커진다.
인공지능이 획기적으로 발전한다. 인공지능이 최근 등장한 것은 아니다. 이미 인공지능의 역사는 오래다. 그런데 최근 인공지능 분야에 놀라운 성과가 나타나면서 인공지능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 그것은 빅데이터의 출현과 기계 스스로가 학습할 수 있는 ‘디프러닝(deep learning)’이라는 알고리즘의 개발 덕분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은 텍스트, 동영상, 음성 등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만들고 있는데, 예전에는 이런 데이터들을 분석할 수 있는 도구가 없었다. 그러나 스마트 기기들이 등장하고 디프러닝이 개발되는 등의 조건이 갖추어지면서 인공지능이 현실화되기에 이른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우리는 좀 더 스마트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반면에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공지능에게 인간의 일을 빼앗기는 것은 아닌지, 인공지능에 의해 인류가 지배당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심지어는 인간의 정신과 신체의 기계화 정도에 따라 인간이 다양한 종(種)으로 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등장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우려는 시기상조다. 그렇게까지 발전하기에는 앞으로도 수십 년이 더 걸릴 것이다.
가상현실은 인간의 경험의 폭을 크게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오히려 현실보다 더 재미를 주고, 현실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현실감을 가져다줄 것이다. 시간 · 공간의 제약과 환경의 제약을 극복하는 삶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인간은 현실의 모든 대상과 연결되어 상호작용하고, 가상 환경의 모든 대상과도 연결되어 상호작용하게 된다. 가상현실은 시뮬레이션 형태로 일부 도입되어 있지만 교육, 미디어, 의료 등의 분야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연결이 확대되면서 세상은 플랫폼 기반 사회와 경제로 변화한다. 특히 스마트폰 앱으로 서비스를 원하는 이용자와 그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해 주는 새로운 연결의 비즈니스가 발달하게 된다. 그 단초는 우버(Uber)가 제공했다. 우버는 차를 가진 개인과 차가 필요한 이용자를 스마트폰 앱으로 연결해 비즈니스의 혁신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이제는 우버 모델이 모든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이것을 ‘경제의 우버화’라고까지 부르는데 이는 주문형(on-demand) 디지털 경제를 일컫는 말이다.
우버는 기존의 경제 제도나 규제, 노동자 등과 충돌을 일으킨다. 우버는 기존에 면허를 받은 택시 산업을 규정하고 있는 법을 위반하기 때문에 불법 여부의 문제를 두고 전 세계에서 논란이 일었다. 미국 주요 도시는 이것을 합법으로 인정한 반면, 한국에서는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또한 우버 운전기사를 독립적인 사업자(우버의 계약자)로 볼 것인가, 아니면 실질적인 우버의 피고용인(직원)으로 볼 것인가와 같은 노동직의 분류를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우버화는 완전히 새로운 현상으로 21세기형 비즈니스 모델이므로 이를 20세기식 구분법으로는 재단하기 어렵다.
한편 모든 산업도 서로 연결을 증진함으로써 연결된 산업(connected industry)으로 발전한다.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와 제조업의 융합을 통해 산업 기기와 생산 과정이 연결되고, 상호 소통하면서 최적화,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공장도 스마트 공장(smart factory)화로 혁신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를 독일 정부가 2011년 ‘하이테크 2020 전략’의 하나인 ‘인더스트리 4.0’으로 부름으로써 일반화되었다. 물론 이것이 단지 산업의 효율화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결국 인간의 노동과 삶의 질 변화에 대한 문제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는 핵심 논란 중 하나는 일자리에 관한 것이다. 인공지능과 지능정보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이것은 일자리 문제뿐만 아니라 노동 성격의 변화와도 관련이 깊다.
우리는 이렇게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으로 연결이 극대화한 사회를 지능정보사회라고 부를 수 있다. 기존의 정보사회가 지능이 결합되면서 한층 연결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이런 지능정보사회는 기존의 사회와 다른 특징을 갖는다. 사회적으로는 공동체와 결사체를 넘어 공감사회로 변화한다. 기술은 기계기술, 정보기술을 넘어 지능정보기술로 진화한다. 이에 따라 경제는 물질 경제를 넘어선다. 서비스경제화로 가고, 더 나아가 공유 경제와 체험경제로 발전한다. 사회의 지배 양식은 예전의 수직적인 위계적 지배 질서를 넘어 수직 · 수평적인 혼계적 지배 질서로 변화하게 된다. 문화는 다문화를 넘어 혼성문화로 변화한다.
이런 4차 산업혁명 사회, 지능정보사회에 걸맞은 거버넌스를 갖추기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규제와 문화를 바꾸고,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의 규제는 포지티브 규제 시스템으로 운영되었다. 이것은 공업과 제조업 중심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로 만들어져 운영되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 사회는 포지티브 규제 시스템과 충돌한다. 더 이상 효용성을 갖지 못한다. 따라서 규제 시스템을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할 공공 부문의 거버넌스도 다시 짜야 한다.
한국은 일본, 대만과 함께 동아시아의 성공을 이루어 왔다. 이러한 성과를 낳기 위해 많은 계획과 노력 등의 요인들이 있으나, 요약하면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혁명과 인터넷 중심의 3차 산업혁명에서 선도 국가들의 뒤를 빠르게 추격하는 추격자 전략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중화학공업 중심 산업으로 선진국을 추격해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 결과 이들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등장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력을 갖추어 성공적인 산업경제를 만들어 냈다. 정보화 계획을 추진해 초고속인터넷 보급, 반도체, 기기 등에서도 역시 같은 상황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제 4차 산업혁명의 길로 들어서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우리가 1, 2차 산업혁명에 뒤져서 발전이 늦었으니, 4차 산업혁명에서는 서둘러야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예전의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니라 ‘선도자(first mover)’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다 보니 정부나 기업들이 서둘러서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기에 바쁘다. 해외에서 가상현실이 주목을 받으니 가상현실 대책을 만들고, 알파고가 화제가 되자 지능정보 대책을 만든다.
아니다. 이런 인식은 말로는 ‘퍼스트 무버’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패스트 팔로어’ 방식을 따르는 것과 같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을 살피고 장기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 그야말로 나와 있는 공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개념 설계를 해야 한다. 너무 서두르거나 조급증을 가질 필요는 없다. 1, 2차 산업혁명이 진행될 때 한국은 세계의 그러한 흐름에 대해 무지했고 고립되었고, 따라서 산업화가 늦어졌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빠르게 추격했고, 더욱이 3차 산업혁명부터는 우리 사회와 경제가 세계화에 편입되어 오히려 어떤 분야에서는 선도적인 분야도 나타날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빠른 추격자 방식은 여기까지다.
4차 산업혁명은 따라하거나(follow), 빨리빨리(fast), 수직적인(vertical) 위계질서와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은 연결(connect)이자 공유(share)이며 수평적인(horizontal) 것을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근본적인 변화가 더욱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은 수직적인 문화가 사회 모든 곳에 깊이 내재해 있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사회 지도층의 일탈은 빙산의 일각이다. 혁신을 가로막는 벽이 높아져 가고 있다. 공유가 아니라 소유가 전체 사회에 퍼져 있다. 그것도 나만 많이 소유하면 된다는 인식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암기 위주의 교육은 점점 그 도를 더해 가고, 개념 설계 위주의 교육이 설 자리가 없다. 사회적 신뢰가 무너져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괴담과 잘못된 정보의 통로가 되고 있다. 이런 모든 것이 함께 변화해야 한다. 기본과 근본 개념에 대한 천착과 사회적 혁신 없이 서두르면 오히려 4차 산업혁명의 특성과 충돌해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
한국에 대해 많은 자문을 한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이 사회적 변화 없이는 과학기술 혁명의 이익을 충분히 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 체계의 변화와 공공 부문의 변화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지식 기반 사회로 갈 수 있다고 명쾌하게 자문했다. 이제 그 자문의 의미가 무엇인지 분명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결국 ‘지능’과 ‘연결’을 키워드로 일어나는 새로운 산업혁명이다. 아직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이제 그러한 길로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을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기술 혁신 중심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경제의 변화, 사회와 문화, 교육 등 전 영역에서 사회적 혁신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는 1, 2차 산업혁명을 추격해 성공시켰던 기존의 한국 제도와 관행, 문화를 완전히 바꾸어야 하는 과제다. 그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다. 고통을 수반하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반드시 걸어야 하는 길이다.
첫댓글 4차산업은 AIC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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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초융합,초지능, 기능으로 Big DATA 에 저장된 인간이 필요한 모든 정보를(외계 지구공격,예측방어,횡성 영토확장을 위한 지구와외계에서의,정치,교육,수명,질병,의료,에너지,환경,자원,유통,결혼 섹스,도덕 윤리,등에 대하여 초연결,초융합으로 인간의 통찰력을 뛰어넘은 최고의 *초지능 정보를 결정 제공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