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100일...커지는 지방홀대론
지하철 기지국 서울 6% 지방 0%
야외기지국 절반 이상이 수도권
통신사들 기지국 위치 공개하고
실내 중계기 설치 등 서비스 속도
11일로 한국에서 세게 최초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한 지 100일이 된다.
세계 이동통신가입자협의회(GSMA)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전 세계 5G 가입자213만명 가운데 한국이 164만명(77.5%)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 5G 가입자 5명 중 4명이 한국인 셈이다.
2위인 영국(15만명)의 10배,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게 5G 서비스를 상용화했던 미국 (3위 약 10만명)의 16배다.
외관상으론 글로벌 5G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국내 소비자 입장에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여전히 건물 안이나 지하철에선 제대로 5G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5G 기지국 편차 역시 심하다.
지하철 5G망, 서울에 6% 구축이 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0일 국회 과방위 소속 윤상직 의원실(자유한국당)에 베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전국 지하철 노선 가운데 5G 기지국이 들어선 지역은 서울이 유일했다.
2호선에 KT가 6국, 3호선에 SK텔레콤이 22국, 4호선과 7호선에 LG유플러스가 각각 20국과 4국을 구축했다.
서울 지하철 전체에 5G 기지국이 모두 876국 필요한데, 불과 5.9%(52국)만 설치됐다.
부산이나 대구, 광주, 대전 지하철에는 5G 기지국이 단 하나도 없었다.
윤상직 의원은 '과기정통부가 지난 4월 '5G민관합동 TF'를 통해 전국 지하철에서도 5G를 사용할 수 있도록 노선별 기지국
구축 작업을 약속했지만, 5G를 시작한 지 100일 다 되도록 지하철 5G 기지국 확충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신3사의 전국 야외 5G기지국은 지난달 말 6만2641국으로, 전국 LTE(4세대 이동통신) 기지국 수(87만개)의 약 7% 수준이다.
이마저도 전체의 58.6%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非수도권은 41.4%(2만5000여개)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 4월 초 전국 5G 기지국 수도권.비수도권 비율(69.9 대 30.1%) 때 보다는 통신3사가 비수도권 지역에
기지국을 늘리긴 했지만, 여전히 지방의 5G 가입자들은 '우리도 수도권 가입자들과 같은 요금을 내는데,
왜 차별받느냐'라는 불만을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신업계 '서비스 개선 더 신경 쓸 것'
정부와 통신3사도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하고 있다.
정부는 보여주기식 논란을 피하기 위해 11일 별도의 '5G 100일' 기념행사를 준비하지 않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5G 세계 최초' 타이틀은 의미가 없다'며
'이제는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 수준이 되도록 내실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주요 공항과 대형 쇼핑몰 등 인구 밀집 건물에서도 가입자들이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중계기 구축 작업을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영화관, 체육경기장, 대형마트 등으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자사 가입자들에게 정확한 5G 정보를 주기 위해 11일부터 아예 지도 위에 5G 기지국 위치를 핀(pin) 이미지로 표시하는
'5G커버러지 맵 3.0'을 인터넷에 공개한다.
이뿐 아니라 전국 주요 대형 건물 안에 구축된 5G 중계기 현황도 주간 단위로 알려주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연내 전국에 약 8만 개에 달하는 기지국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국내 5G 가입자가 연내 3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만큼
5G 이용에 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