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비스게에 영화 관련 글을 쓰는것도 참 오래간만이네요. 저도 꽤나 간만에 본 영화..
* 박해일
박해일이란 배우가 참 좋습니다. 자세히 뜯어보면 잘생겼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참 매력있는 배우인것 같습니다.
살인의 추억에서의 인텔리 + 미소년 같았던 이미지. 연애의 목적에서 어떻게보면 개싸이코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또 평범한 20대 남성 같기도 한 모습. 좋지아니한가에서 보여준 가벼운 남자 같은 이미지.. 등등 다양한 이미지를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제가 박해일에 대해 결정적으로 호감을 가지게 된건... 가끔 언론에 공개되는 박해일의 일상 생활이더군요. 정말 평범한 20~30대의 남자 처럼 슬리퍼에 추리닝 입고 자전가 타고 동네를 누비는 모습이라던지, 싸인 해달라 그러면 정자로 박해일 이름 석자 적어주는 모습이라던지, 얼마전 연예가 중계에서 조영구씨가 노래 한곡 요청하자 선뜻 -연예인들의 가식적인 모습없이, 술에 얼큰히 취한 우리 주변 사람들이 그러하듯- 흥겹게 노래를 한곡 뽑아 주는 모습이 마음에 많이 와닿더군요.
말이 길었는데 간단히 얘기하자면, 스크린 밖에선 연예인이라는 의식없이 그저 우리 주변의 사람들인것 처럼 소탈한 모습이 참 좋더군요.
(영화랑은 상관없는 얘기만 했는데, 박해일 씨 연기는 언제나 마음에 들었고 이번 영화에서도 그랬습니다)
* 이젠 나도 도사?
공포 + 스릴러 + 반전 정도의 영화인데.. 그런 영화 너무 많았고 너무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극락도 살인사건도 특별히 아이디어가 탁월하다거나 그런건 아니기에... 영화중반쯤에 벌써 반전(혹은 결말)을 예측해버렸습니다. 그것도 대충 "쟤가 범인일것 같다" 정도가 아니라 얘가 어떤식으로 범행을 했고 이런저런 사건들은 이렇게 해서 저렇게 된걸꺼다... 정도로 영화 내용 대부분을 (그 코드번호의 의미 까지도) 다 예측해버렸답니다.
요샌 좀 그런 영화가 너무 많습니다. 공포영화던, 반전이던 스릴러던... 특별히 결말이 제 예상에서 크게 빗나가질 않더군요. 너무 많이 본건지.. 소재가 식상한건지... 그래서 그런 영화들이 영 재미가 없습니다.
* 중반까진 굿..
중반정도 까진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사건의 전말이 어찌된걸까, 극락도라는 공간에 대한 이해에도 노력을 기울이면서... 상당히 집중해서 봤습니다. 그런데 중반이 넘어가면서 부터 초중반의 긴장감은 희미해져갔고, 내용도 대충 유추가 된데다가 특별히 반전이 기가막힌 영화가 없기에 지루해져가더군요.
요즘 특별히 재미있는 영화를 못봤기에, 중반까진 참 재미있었기에 그만큼 기대도 했었는데 후반 가서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 아쉬웠습니다. 긴박감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이건, 클라이막스로 달려가는 힘이건, 흔하디 흔해서 이젠 지겹기까지한 반전이건.. 뭐라도 후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장치가 더 있었으면 좋았을꺼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얼마전에 뉴스를 보니 영화관에서 통신사 할인을 없앤데 이어서 카드할인도 제한하겠다고 하더군요.
영화관 측에서 내세우는 이유는... 카드사에서 슬슬 영화관에 부담을 나누자고 요구한다. 대형 멀티플렉스들만 할인이 되면서 소규모 극장들이 죽는다. 할인이 너무 많으니 영화에 대해서 제값을 받겠다... 등등을 내세우더군요.
소비자 입장에선 할인 안해주는거 싫습니다. 무조건 싫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하나하나 반박을 해보자면.... 카드사에서 영화관에게 부담을 나누자고 한다는건, 극히 일부분에 한정된 이야기인것 같습니다(제가 업계 사람이 아니기에 정확히는 알수 없지만) 수십개 카드사중 하나 정도의 카드사가 특정 몇몇 업체에 부담 나누기를 요구한것을(들어주지도 않았겠지만) 앞으로 카드사가 다 그런식으로 요구할것 처럼 불려얘기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둘째 소규모 극장에 대한건. 카드 할인이 아니라도 소규모 극장은 다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미. 카드 할인 없애면 소규모 극장이 살아날까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이야기입니다. 멀티플렉스 화는 이미 대세이고 거기에 따라가지 못하는 극장들은 시대에 뒤쳐진거고 도태될수 밖에 없는 상황인거지, 그걸 소규모 극장을 보호하겠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지우겠다는건 이해가 안갑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에 대해 제값을 받겠다는거에 대해선 뭐.... 100% 는 아니겠지만 거의 99%의 카드로 할인받는 금액은 카드사에서 극장측으로 지불해주고 있는걸로 알고있습니다. 통신사 할인 같은 경우엔 통신사에서 일정부분 + 극장에서 일정부분을 부담해서 할인 금액의 몇퍼센트는 극장 수익에서 줄어드는 형태였지만 신용카드할인 같은 경우엔 그런거 없이 할인 금액의 거의 100%를 카드사에서 극장으로 지불해주고 있습니다. 뭘 제값을 받겠다는건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 도무지 극장이 왜 이런 요구를 하고 있는건지도 모호해 집니다. 만약 신용카드 할인이 없어진다면 소비자들은 반발을 할꺼고 (큰폭의 감소는 아닐지라도) 어느정도 관람객의 감소도 생길껍니다. 그러면 카드할인이 철폐됨으로 인해 극장협회가 얻는 이익은 뭘까요? 뭔가 이익이 있으니깐 반발과 손해를 감수하고 요구를 하는걸껀데,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 배우들의 개런티.
요즘 들어 즐거운 뉴스가 자주 보이더군요. 한창 한국 영화가 잘 나갈때 천정부지로 솟아오른 배우들의 개런티가, 몇몇 영화를 제외하곤 수많은 한국 영화가 쪽박을 차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줄어들질 않더니 최근 줄어드는 경향이 보입니다.
예~전에 안성기씨가 출연한 영화가 저예산 영화라는 이유로 개런티를 평균치에 못미치게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최근 밀양의 전도연-송강호씨와 아들의 차승원씨가 같은 이유로 보통 받던 개런티보다 덜 받았다고 하더군요.
이거 어떻게 보면 참 멋진 모습이지만, 경제논리로 볼때 당연히 이루어졌었어야 하는 일들이 뒤늦게 이뤄지고 있는겁니다. 왕의남자-괴물이 초대박을 터뜨리고 미녀는 괴로워 등이 중대박을 터뜨렸지만 그외에 수없이 많은 영화들이 쓰러졌습니다. 전체적인 평균치로 보면 한국 영화가 수익을 냈을지 모르나, 편당으로 생각해보면 대박 몇편이 수십편의 적자 영화들을 간신히 먹어살리는 모습이였습니다.
이거 절대로 좋지 않죠. 만약 한국 영화가 계속 이런 모습이라면 한국영화 제작에 투자하는건 그야말로 "도박" 이 됩니다. 잘터지면 대박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쪽박을 차게되는... 당연히 그렇게 되면 한국 영화가 휘청이게 되는겁니다(업계 사람이 아니기에 속사정은 모르지만 아마도 이미 휘청이고 있다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돈가치가 예전과 같지않고, 스케일 큰 영화가 적지 않게 시도되고 있기에, 전반적인 제작비 상승은 어쩔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오는 영화를 족족 말아먹고 어떤 스타파워도 가지지 못하는 배우들이 수십억씩의 게런티를 예전 한창 잘나갈때와 똑같이 받아먹는건 정말 꼴보기 싫은 모습들입니다.
저야 수많은 영화관람자중의 하나일뿐이지만, 배우들은 업계 사람들 아닙니까.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지금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알고 있다면, 스스로 욕심을 버릴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게이버 찌질이들.
..을 신경 쓰면 제명에 못죽는다는건 애시당초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위에 말했던 신용카드사 vs 극장협회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보니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 대부분의 댓글들이 "씨바 안그래도 한국 영화 조또 재미없삼. 스파이더맨3, 캐러비언의 해적 같은 영화나 봐야지 재미도 없는 한국 영화 뭐하러 보냐. 걍 다운 받아 봐야지" 이런식이더군요.
언젠가도 얘기했었지만, 스파이더맨이나 미션임파서블 같은 헐리우드 초대형 블록 버스터들은 그 나름대로의 존재의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헐리우드에서만 만들수 있는 영화들이거든요. 하지만 영화에는 그런 블록 버스터만 있는게 아니고 그 외에도 다른 재미를 느낄수 있는 영화가 많고 한국영화는 한국영화로의 가치를 가집니다.
조야한 예를 들자면, 수백억불의 제작비가 투자되었던 포세이돈, 슈퍼맨 리턴즈, 엑스맨3, 같은 영화들 보다 고작 몇십억 가량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가족의 탄생, 달콤 살벌한 연인 같은 영화들을 전 훨씬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돈많이 들고 잘 부시고 스케일 크면 다 재미있나요? 절대 아니죠.
첫댓글영화 산업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라면, 영화만으로 돈을 벌 생각을 하고 있다라는 점이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쉬운 점 중에 하나입니다. 뭐 어떠한 노력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팔릴만한 다른 꺼리가 있음에도 영화만 볼 수밖에 없는 환경은 아쉽습니다. 예를 들어, 왕의 남자의 경우 거기에 나오는 탈이나 혹은 인형극을 했던 소품 정도를 비롯하여 오방색을 이용한 티셔츠같은 거 정도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괴물에 나오는 괴물 캐릭터와 송강호씨 가족의 캐릭터는 충분히 피겨로 만들었어도 경쟁력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한국 영화들은 아직도 전체적으로 평균 적자입니다. 하지만 메이저 제작, 배급사들은 극장 체인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흑자일겁니다. 그들로선 어쨌든 일년 내내 영화관에 걸 영화를 만들어낼 의무가 있기 때문에 제작 자체만으로 적자 난다고 영화 제작을 중단하진 않겠죠. 배우들이 돈 받는걸 비난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그들이 그 돈 받는건 그 돈 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고 만일 없다면 제작사가 돈을 줘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글쎄요. 이걸 일종의 독과점 상태라고 볼 수도 있는걸까요. NBA에도 수 많은 오버페이 선수들이 있지만 그게 선수의 잘못은 아닙니다. 그 돈을 준 구단의 실수죠.
그리고 직업생명이 짧은 그들의 특성 상 받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받아내는게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부업체 광고까지 나오는 연예인들을 욕하지만 만일 그게 문제있는 회사라면 법적으로 그 회사들의 광고 자체가 금지돼야 할테고 광고할 수 있다는건 회사들이 문제 없다는거라고 생각합니다. 클리블랜드 구단주도 Quicken Loan이라는 대부업체 사장이고 구장 이름도 Quicken Loan Arena입니다. 그렇다고 클리블랜드 구단이 사채 홍보한다고 욕하는 사람은 못본거 같습니다.
잘 이해가 안가는데... 메이저 제작, 배급사들이 영화를 제작할 의무가 있습니까? (축소된) 스크린 쿼터제만 충족하면 굳이 직접 제작하지 않더라도 수입-배급을 통해 극장에 걸면 되는거지 않나요. 배우들의 개런티 문제는. 냉철하게 말하자면 spmcis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하지만 일년에 천만불씩 받으면서 백업의 백업으로 벤치만 뜨겁게 달구는 선수들에게 "캐먹튀"라고 하듯이, 영화는 줄줄이 말아먹으면서도 자기 개런티는 꼬박꼬박 받으려 하는 배우들에게 좋은 시선이 가지는 않네요.
첫댓글 영화 산업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라면, 영화만으로 돈을 벌 생각을 하고 있다라는 점이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쉬운 점 중에 하나입니다. 뭐 어떠한 노력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팔릴만한 다른 꺼리가 있음에도 영화만 볼 수밖에 없는 환경은 아쉽습니다. 예를 들어, 왕의 남자의 경우 거기에 나오는 탈이나 혹은 인형극을 했던 소품 정도를 비롯하여 오방색을 이용한 티셔츠같은 거 정도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괴물에 나오는 괴물 캐릭터와 송강호씨 가족의 캐릭터는 충분히 피겨로 만들었어도 경쟁력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영화라는 게 물량 공세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기에 우리 영화도 미국의 블럭버스터와 경쟁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영화 역시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이기에 사람을 끌어 들일 수 있는 혼이 담겨 있어야 겠지요.
극락도는 혈의누 속편이라고 봐도 무방하지요...ㅋㅋ
한국 영화들은 아직도 전체적으로 평균 적자입니다. 하지만 메이저 제작, 배급사들은 극장 체인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흑자일겁니다. 그들로선 어쨌든 일년 내내 영화관에 걸 영화를 만들어낼 의무가 있기 때문에 제작 자체만으로 적자 난다고 영화 제작을 중단하진 않겠죠. 배우들이 돈 받는걸 비난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그들이 그 돈 받는건 그 돈 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고 만일 없다면 제작사가 돈을 줘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글쎄요. 이걸 일종의 독과점 상태라고 볼 수도 있는걸까요. NBA에도 수 많은 오버페이 선수들이 있지만 그게 선수의 잘못은 아닙니다. 그 돈을 준 구단의 실수죠.
그리고 직업생명이 짧은 그들의 특성 상 받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받아내는게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부업체 광고까지 나오는 연예인들을 욕하지만 만일 그게 문제있는 회사라면 법적으로 그 회사들의 광고 자체가 금지돼야 할테고 광고할 수 있다는건 회사들이 문제 없다는거라고 생각합니다. 클리블랜드 구단주도 Quicken Loan이라는 대부업체 사장이고 구장 이름도 Quicken Loan Arena입니다. 그렇다고 클리블랜드 구단이 사채 홍보한다고 욕하는 사람은 못본거 같습니다.
잘 이해가 안가는데... 메이저 제작, 배급사들이 영화를 제작할 의무가 있습니까? (축소된) 스크린 쿼터제만 충족하면 굳이 직접 제작하지 않더라도 수입-배급을 통해 극장에 걸면 되는거지 않나요. 배우들의 개런티 문제는. 냉철하게 말하자면 spmcis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하지만 일년에 천만불씩 받으면서 백업의 백업으로 벤치만 뜨겁게 달구는 선수들에게 "캐먹튀"라고 하듯이, 영화는 줄줄이 말아먹으면서도 자기 개런티는 꼬박꼬박 받으려 하는 배우들에게 좋은 시선이 가지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