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통영 함박마을(함박꿈) 이야기
-고향집 담장을 기댄 기다림의 의자
고향 집 대문 앞에는 담장을 기댄 의자 4개가 나란히 앉아 있다.
섬사람들이 해초 뜯기 조개잡기 고기잡이로 분주한 날에는
하루종일 한사코 누군가를 기다리는게 의자와 소파다
첫째 의자는 잘 생긴 유럽형 의자이다
도시의 부잣집 식탁을 받쳐준 의자 같아 보이는 화려한 꽃 모양의 목각 의자
다음 검은색 소파 세개 누구네 집 것인지 가름할 수 없는 모양이
어느 다방 소파 같기도 어느 사무실 소파 같기도 한 다용도 소파이다
도시의 고물장수가 와서 섬에 내려놓고 갔다는 시무룩한
낯선 의자들은 심심한 섬마을 사람들의 굽은 허리 펴주며 의지 삼고
끊어진 이야기를 이어주며 서로의 어깨를 기대게 하는 좋은 일을 한단다.
늘씬한 유럽형 의자는 허리 구부정한 친가의 어머니가 선임 격으로 앉고
다음 옆집 남선네가 앉고 옆 옆집 두자네 언덕집 현철네가 다방 의자에 순서로 앉는다.
의자는 모두 길이 휘돌아진 마을 어귀를 바라보고 있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눈은 마을 어귀로 향하고 있다
*애나 누가 불현듯이 찾아올련지
모른다는 까닭 없는 기다림을 깔고 앉는 의자들의 까닭을 아는지 해 다진 저녁 때면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어귀에 대고 눈을 힐끔거린다
내 살던 고향 통영 함박꿈을 지키는
공터에 매여진 수문장 진돗개 킁킁 한마디 거드는데, 카메라를 갖다 대고 녀석을 한 방 담았다.
이번엔 제대로 포즈를 취하는 것이 땅에 납작 엎드렸다가
꼬리를 들었다가 뱅글뱅글 돌며 아예 동영상을 찍어 달라는 것이다.
물결도 잔잔한 함박꿈의 나날들... 갈매기는 반가운 바다 소식하나 물어 오지도 못하고
썰물때를 틈타서 어머니는 허리를 굽히며 조개나 고둥을 잡으러 해변으로 나가시고
우리 올케는 아주 조그만 보트를 타고 가물 가물한 사량도에 해초를 채취하려 물 밭을 질러
물보라 일으키며 한목숨 걸고 청비단 자락을 질러가는 물길
배는 멀어질수록 개미 알 같이 작아지고
폴짝폴짝 거품을 일으키며 뛰어가는 메뚜기 한 마리 같은 올케의 보트를 바라보는 어머니는
마지막 점이 될 때까지 눈을 때질 못하고서 올케가 돌아 올때까지 심장을 하늘에 걸어 둔다.
애나 -참말로(경남 방언)
옛친구
옛친구 / 김세환
하얀 모래위에 시냇물이 흐르고
파란 하늘높이 흰구름이 나리네
지난날 시냇가에 같이 놀던 친구는
냇물처럼 구름처럼 멀리가고 없는데
다시한번 다시한번 보고싶은 옛친구
하얀 꽃잎 따라 벌나비가 날으고
파란 잔디 위엔 꽃바람이 흐르네
지난날 뒷동산에 같이 놀던 친구는
어디론가 멀리가서 소식한번 없는데
그리워서 그리워서 잊지못할 옛친구
첫댓글 참 좋은 곳을 고향으로 두셨네요
한며칠 그냥 바닷가에 푹 빠졌다 오고 싶지만... 하모니카 반주에 맞춰 옛친구 흥얼거려봅니다^*^
^^ 그냥 한 며 칠 다녀오세요. 신랑과 ^^ 옛친구 좋아하시군요^^
솜나리님 여행을 좋아하시더군요. 차즘 차즘 안가본 곳을 다녀보는 것도 좋지요.
솜나리네도 참 행복한 가족으로 보이던걸요^^
제 고향도 동해안에 작은 섬 입니다
새벽을 가르키는 시간앞에서
감미로운 하모니카 소리는
내 마음을 끌러 황홀한 고향바닷가로 안내 합니다
내가 불러 남에게 전달한는 하모니 화음도 이렇게 감미로울까!
들려만 주다 듣는 소리도 정말 좋으네요.추억을 더듬어 갑니다
동해안에도 섬이 있군요. 남해안에는 섬이 참 많지요.
섬이 섬을 그리워 하는 남해안 잔잔한 바닷가 전 그곳에서 자랐습니다.
핏줄을 당기는 고향, 올해 아버지 기제일에 갔었는데
몇 그루 있는 밀감나무의 밀감향이 저를 감샀습니다.
고향을 뒤돌아보면서 그래 너무 아파하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지 열심히 사는 것만이 고향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니다 고향을 떠나오셨다면 기다려주는 고향을 위해 열심히 잘 삽시다.
올려주신 글 고맙습니다.
언니네 함박마을 정겨운 고향집 나도 잊지 못해요.^^ 싱싱하고 맛있는 음식들과 넉넉한 인심, 그림 같은 풍경들~~ 정말 좋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