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미 노란 꽃.예뻐서 찰칵! ..초상권 침해라고 수세미 한테 야단맞을라..>
.
********************************************************************
취업 준비하는 딸아이 도시락을 싸서 도서관에 데려다 주곤
가능하면 가까이에 있는 작은 숲 길을 한 시간 정도 힐링겸 산책을 할려고 애쓴다..
산 초입부터 시작되는 맥문동의 예쁜 보라색 꽃들이 마치 허브 꽃처럼 보이고
한창인 금계국 노란 꽃잎들이 코스모스처럼 한들거린다.
조금만 올라가다 보면 평평한 너른 터가 소풍터처럼 놀기좋게 나타난다.
급할 것도 없어 그야말로 산책하며 늘 천천히 가는 주의라..잠시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는 데
노란 병아리 같은 귀여운 꼬맹이들이 한무리가 출현, 어린이 특유의 떼떼거리는 말투로 돌아다녔다
앉아서 바라보고 있으니 ..이 맘때의 아이들은 얼마나 이쁜지..거의 인형이다.
작은 꽃샆으로 땅 속 벌레를 본다고 땅도 파고, 꽃 향기도 맡아보며 부지런히 쫒아다닌다
개미 한 마리 나타났다고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듯 ,선생님을 큰소리로 부른다.
그 모습 너무 이뻐서 얼굴 안나오게 뒷 모습 한장 찍으려다
우씽~~오늘 혼났다.
그 젊은 여선생님이 싸늘한 표정으로 초상권 침해니 찍지 말랜다..
에구...맞다...
그저 이쁜 마음에 시대 흐름을 타지 못하고 마음이 앞서서 찰칵하고 싶었으니..할 말도 없지만
그래도...단지 어울려 노는 뒷모습 한 컷 정도 찍을려는 단순한 마음이 ..많이 무안했다.
다시는 안그래야지 ..
죄송하다 하구..돌아섰지만. ..예쁜 것을 예뻐서 찍어놓아도 아무탈없이
따뜻하게 바라봐주던 옛날이 그리워졌다.
돌아오는 길..
음...그러고 보니 오래 전에 꼬맹이 사진 하나 찍은 게 있었는데..
글창고를 뒤적거려 올려본다
나를 위로하는 겸,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첫 눈에 반한 그 남자를 다시 들여다 본다
꼬맹이..
자슥..지금은 많이 컸겠지?..ㅎ
***********************************************************************
별로 상쾌한 날이 아니었다.
하루종일 쓸모있을 것 같지 않은 일들과 씨름을 한 날.
이런 형식적인 일들이 지겹도록 싫어지는 날.
그런 날.
퇴근길에서 차 시동을 걸고 귀가 멍멍할 정도의 볼륨으로
달콤한 남자?의 음악을 들었다.
어중간한 볼륨은 웽웽거리지만,
이렇게 해놓으면 나 혼자만의 카페가 되고, 그 속에서 바깥 세상사람들과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풍경처럼 사물들을 바라볼 수 있어 좋다.
스트레스 지수 만땅일때,
내가 나를 쉬게 하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차창으로 거리의 풍경이 적당히 받쳐준다.
한 때,여린 아가같았던 연두빛 신록들은 이제 잘 장성하여 쌀 몇 가마라도 거뜩없이 짊어질것같은
짙푸른 녹색으로 나부된다. 씩씩한 장부의 품새이다
이렇게 색채에도 일생이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그럼 내 인생의 색채는 지금쯤 어떤 색채?...
에휴...
생각을 여기까지 몰고 오면 좀 곤란하다.. 괜히 서글퍼지기 때문에..^^*
그러나..
이 모든 것을 팍 일순간에 뒤엎어버리는 남자 하나 발견했다.
일찌기 첫 눈에 이렇게 반한 사람 지금껏 없었지라?
주차장 부근에서
어쩜... 하는 소리가 절로 입에서 나오도록 ,
찌뿌렸던 나의 얼굴 가득 미소가 번지고, 사랑스러움으로 가슴이 찰랑거려지도록 해주던
그 작은 남자.
그 남자의 뒷 모습이란..
코끼리 배개 아가를 업고
나름 패션틱한 모자와 통넓은 팔랑바지를 입은 남자를 보고
참지못하여 내려 뒤따라 다녔다.
내 평생 내발로 이렇게 남자 꽁무니를 따라 다녀본 적 없었다..ㅋ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두어바퀴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다녔는데
찰칵 찰칵,몰래 찍어대도 아무래도 이상한지
그 작은 남자,
뒤돌아 나를 보다가 세워둔 트럭 옆구리에 얼굴을 아주 살짝 부딪혔다.
(어..정말이지 ..말릴 틈도 없었음..=.=)
아주 살짝이였기에 망정이지.. 큰 일날뻔 했슴당!
그 남자,아무래도 이상한지 갑자기 멈추어섰다.
그참.. 이상하게 생긴 아줌마가 자꾸 자기를 찍어대니 ,이상할 밖에 ..
나도 더 이상 초상권 침해일까봐.. 그동생을 데리고 유모차를 몰고 가던 할머니?에게
말했다.
.할머니~~ 손주가 넘 이뻐서 한 눈에 반했는데..사진 좀 찍어면 안될까요?..ㅎ'
그 할머니 , 자신의 손주에게 반했다는데, 그까이것 사진 몇 장 , 하는 눈빛으로
' 아~~ 우리 혁이요? ㅎㅎ 찍어세요~
그렇게 말하시는 할머니 , 옷 품새가 여간 세련되지 않으셨다.
덕분에 그 작은 남자의 이름이 혁이라는거, 4살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제 마음놓고 그 남자 몇 장 찍고
앙징스런 작은 새소리같은 목소리의 그 남자와 몇 마디 나누고 돌아오는 길,
이 아짐의 가슴속 가득하던 스트레스는 일 순간에 사라지고,
마치 환한 햇님 하나 품은 듯 하다.
동요 노래에도 있질 않았는지..
'집집마다 아이들이 햇님~~'이라는 가사가.
새삼 생각난다.
지금은 훌쩍 커버린 우리 아이들도 저 맘 때,
방울같았던 웃음소리로 이 엄마를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었던지..
나름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주고 싶어
온갖 정성을 다 하던 젊은 새댁이였던 나의 모습이..
오늘 밤,
모처럼 잊고 지내던 우리 아이들의 사랑스런 모습을 떠올리며
행복하게 음냐 ~음냐~ 꿈나라로 가고 싶다..^^*
.
수세미>
첫댓글 에고 이뽀라~~~ 저도 어린애들을 보면 그렇게 이뻐요 아마 그만큼 늙었나봐요
우리 손자생각이 나서 겹쳐지곤 하지요
요즘은 그놈의 초상권인가 뭔가 때문에 마음대로 사진을 찍을 수 도 없고
참말로 뭔 세상이 갈수록 각박한지 몰라요 좀 건드리면 뭐 성희롱이레나뭐래나
빌어먹을 이뻐도 표현을 못하니 이게어디 사람사는 나라인지 모르겠어요 우슁!
그런가봅니다. 차마두님~
어린 꼬맹이들을 보면 어찌 그리 이쁜지요.
그래도 한 두어번 쫑크를 먹고 나니 ..인자 정신차려서? 이뿌다는 표현 좀 참습니다..^^
다시 더워지는 것 같은 오늘 하루, 즐거운 시간 많이 있기를 바랍니다..^^
아직까지 손주가 없는 모양입니다 만
아마 손주가 태아나면 휠씬 더 이쁠겁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삶방에는 사진이 두장 까지만 허용된다고 들었는데
아마 아기가 너무 이쁘다 보니 6장인데 다음에는 지켜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에구...죄송합니다. 기우님.
기준을 살뜰히 읽어보지 않은 탓에 사진을 그대로 옮겼답니다.
다음에는 기준 준수! 그리하겠답니다.
정말 제 손주가 태어나면 ..훨씬 더 이뻐하겠지요?
고맙습니다.기우님~ 오늘 하루도 좋은 날! 인사드리고 갑니당~^^
각박한세상살다보니 아름다움도 미덕도 실종되고 오로지 개인적인 이기심과 감정만 앞서가나봅니다
귀여워도 잘못하면 큰일나는세상 어쩌나요 그네들에 세상이치대로 살아가고 따라가야하는걸.
촛불사랑님~
시대 흐름에 못미치는 아짐이다..생각하면서도 마음이 좀 그러했답니다.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큰 아들녀석이 결혼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아직 하지 않았답니다.
손주, .라는 단어가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정말 손주가 생기면 제 성격으로 봐서 흠뻑 이뻐할 것 같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마음이 되는 일 많이 생기시길 바랍니다^^
아직 손자손녀가 없어시군요
저도 애기를무척 좋아하는 성격인데
글에서 상상으로 느껴봅니다
귀여운 아가여요
저 꼬맹이 많이 컸을꺼랍니다.
손주가 없는 나는 아직도 우리 아들과 딸녀석에게 그 애정 ㅍ표현을 하다가
더러 쫑크를 먹기도 한답니다.
이쁜 걸 어떡하나요~ㅎ
소라님께도 오늘 귀여운 일 하나 생기시길 바랍니당~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멀리서님~너무 멀리 계셔서 이제사 댓글을 봤답니다..^^
아직 아이들이결혼을 하지않아서 손주들은 없지만
간혹 아이들을 보면 너무 예쁘답니다
두서없는 아짐의글이라도 이렇듯 이쁜댓글을 달아주셔서 많이 고맙습니다.
저도 멀리서 님의 글이 좋습니다. 아주 많이~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