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에 없던 안구건조증이 생기고, 인공눈물을 써도 잘 안 낫는다면 쇼그렌증후군이라는 자가면역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쇼그렌증후군이란 눈물·땀·침 등의 액체를 몸 밖으로 분비시키는 외분비샘 기능이 망가지는 질환이다. 쇼그렌증후군이 눈에 나타나면 각막·결막을 덮는 상피세포가 파괴돼 각막염·결막염이 생기거나, 눈물샘이 파괴돼 안구건조증이 온다.
쇼그렌증후군이라는 생소한 명칭과는 달리, 이 병은 유병률이 최대 2.7% 정도로 드물지 않다. 전남대병원 안과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을 진단받은 환자 중 28%가 쇼그렌증후군이 안구건조증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환자들이 이를 잘 몰라 첫 증상이 생기고 확진받을 때까지 평균 11년이 걸린다.
쇼그렌증후군은 안구건조증만 유발하는 게 아니다. 발병 초기에는 안구건조증·구강건조증 증상을 보이다가, 병이 진행되면 30~40%는 피부 백반증 등을 경험하며, 환자의 절반은 관절염을 겪는다. 악성 림프종이 생길 가능성도 일반인보다 7~8배로 높다.
쇼그렌증후군은 근본 치료법이 없다.
자가혈청 안약 등으로 안구건조증을 완화해야 하고,
관절염 같은 합병증이 생길 경우에는 초기에 찾아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3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서 합병증이 생겼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찬범 교수는 "인공눈물을 써도 안구건조증이 완화되지 않고, 침이 잘 안 나오며, 피로감·미열·근육통이 동반된다면 쇼그렌증후군 검사를 받아보라"고 말했다.
안과에서는 안구 염색 검사 등을 통해 쇼그렌증후군 가능성을 알 수 있고, 류마티스내과에서는 혈액·소변 검사를 하거나, 이비인후과에서는 침샘 조직 검사를 해 확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