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산행방의 선운산 산행을 앞두고 선운사 갔다가 몇년 전 써둔 글이
생각 나 올려봅니다. 선운산 산행은 못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된듯합니다^&^
선운사(禪雲寺)에 내리는 비
글/현묘한
굽이굽이 돌아 찾아가는 선운사
얄궂은 가랑비는 재촉하여 내리고
마음은 다다르지 못해 바쁘다네
멀리서 온 객의 의지를 시험하려는 듯
차에서 내려서는 발자국에 빗줄기는 더 세어지고
물끄러미 걸터앉아 내려다보는 넝쿨 송악이 밉상일세
비에 젖은 산사!
키 큰 나무들 아래 이제는 그 화려함을 내려놓는
꽃무릇이 서러워 보인다
가을에 꽃이 지고 잎이 나니
서로 그리워하는 너의 허리가 가련타
만나지 못하는 애틋함이
어찌 인간들만의 전유물이겠느냐
한낱 비바람에 씻겨 우는 너의 애절함이
왠지 눈물 돌게 한다
이곳이 만필(萬匹)의 말들이 뛰어 오르는 형상이고
뭇 신하들이 임금과 잔치를 벌이는 모습이며
만물의 근원에 돌아간 신선이 모이는 형상이라 하였다지
연꽃 속 산세에 둘러싸여 푸근하고
꽃잎의 비안개는 깊은 하늘바다로 빨려드니
오늘은 늙은 백일홍(百日紅)과 더불어 극락정토(極樂淨土)로세
나처럼 먼 길을 오셨는가
뿌리는 빗속에서도
부처로 향한 도반(道伴)의 기도는 숙연하고
동백 숲은 우거졌으나
꽃은 지고 없으니
눈물 참다 엉엉 울어버렸다는 어느 시인의 심정을 알겠다
추색(秋色)은 짙어가나 단풍은 아직은 멀고
감나무 어깨가 처졌으나
곱디고운 빛깔 애처로워 보이질 않네
2005.10.2
첫댓글 참으로 아름다운 글이군요 제가 기억하는 오래전의 선운사의 모습이 아련히 생각나네요 음
현묘한님 고창 선운산 산행에 함께 해주신다니 정말 고맙습니다...앞으로두 자주 오실꺼지요~~
선운산 산행에 앞서 이런 멋진 시를 올려 주시니 가슴이 더욱 설레입니다 현묘한님께서 함께 하신다니 반갑고 이번 산행이 기대됩니다 만나뵙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