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대만의 첸 신안 (Chen Hsin-An)이 그 주인공. 킹스는 오늘 프리시즌 로스터에 아시아의 유망주, 첸 신안을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1980년 7월 생의 195cm 가드, 첸 신안. 대만에서 그는 '농구 천재'로 불리며 수려한 외모로 많은 여성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이다.
그는 지난 여름, 킹스로부터 프리 시즌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해달라는 공식 요청을 받았다. 중국 외에 아시아 선수에게 '공식적인' 제의가 들어오긴 그가 처음. 이러한 제의는 국제 스카우터로 활동 중인 잭 메이씨의 주선에 의해 이뤄졌다. (이에 앞서 그는 NBA의 공식 마이너리그인 NBDL에서도 훈련을 한 적이 있다)
첸 신안은 누구인가
놀랍게도 첸 신안은 길거리 농구 출신이다.
그가 조직적인 집단에서 농구를 처음 배운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였으며, 어릴 때 핸드볼 외에는 해본 운동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대만을 찾은 앤퍼니 하더웨이와 한 코트에서 시합을 하고, 국가 대표팀을 입은 것이 고교 입학 후 불과 2년만의 일이니 운동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 지는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
1998년 야오밍과 함께 아시아 농구 협회 (ABC)로부터 "아시아의 유망주"로 선정된 바 있는 첸신안은 현재 대만의 아마츄어 리그인 'A-리그' 유론 디노스 팀 소속이다. 지난 시즌에는 21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수상했으며, 송산 고교 재학 시절에는 20.1 득점, 5.6 리바운드, 2.3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실업팀들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오래 전부터 첸 신안의 NBA 진출 가능성을 기사화 해왔다는 대만의 신문기자 크리스 왕 (Chris Wang)씨는 그의 장점을 아시아인 답지 않은 운동 능력을 꼽는다.
"그는 아시아 최고의 슬램덩커다. 고교 시절 한 경기에서 9개 3점슛과 덩크 두 개를 성공시키며 경기장 분위기를 바꿔 놓은 기억이 있다. 그 당시 고교 농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첸 신안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가득 메우기도 했다" 라며 그의 고교 시절을 말해주었다.
"코비 브라이언트나 빈스 카터처럼 슬램덩크 컨테스트에서도 먹힐 수 있는 그런 멋진 덩크는 시도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기 중에 그가 보여줄 덩크는 NBA급이라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아시아인 특유의 슈팅 능력도 장점이긴 하지만, 크리스 왕씨는 "아직까지는 슈팅에서는 기복이 심하다. 한국 선수의 그것에 비하면 슛이 좋다고는 평가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길거리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1:1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한편, NBDL 모바일 리빌러스의 델 뎀스 부감독은 "그는 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놀래켰다. 지금 기량이라면 NCAA 디비전 I에서는 충분히 뛸 수 있을 것이며, 곧 NBA에서도 프로 경력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라고 말해 발전 가능성을 덧붙여주었다.
왜 NBA는 대만인에게 주목했는가 ?
사실, 대만 농구팀이 아시아에서 그리 강팀은 아니다. 리그 자체의 수준도 마찬가지. KBL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편.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그런 약소팀의 에이스를 NBA가 주목하게 된 것이F까 ?
해외에서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야오밍처럼 신장이 커서가 아니다. 또 그렇다고 대부분의 아시아 선수들이 갖고 있는 엄청난 슛 감각 때문도 아니다. 그의 키는 195cm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보는 것은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플레이와 운동 능력이 아시아인들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크리스 왕 기자는 "NBA가 첸 신안을 주목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는 현재 새크라멘토 킹스의 아시아쪽 스카웃을 담당하고 있는 잭 메이가 대만인이기 때문이다. 이는 크리스 왕 기자도 "첸 신안에게 운이 많이 따랐다"고 말 할 정도로 기가 막히게 타이밍이 잘 맞은 듯 싶다. 왕즈즈-멩크 바테르-야오밍의 NBA 진출로 아시아 시장에 관심이 돌아갈 시점에 첸 신안에게 기회가 간 것이니 말이다.
두 번째는 앞서 언급했듯, 야오밍을 앞에 두고 in-your-face 덩크를 내리 꽂은 첸 신안의 운동 능력 때문. 여기에 스카우터의 말에 따르면 195cm라는 사이즈가 여전히 NBA에서는 2번으로 기용되기에 충분한 신장이라는 것도 하나의 메리트가 되었다고 한다.
"만약 185cm였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그들의 부연 설명.
앞으로의 과제
대만 농구 팬들은 현재 첸 신안의 NBA 진출에 무척이나 들떠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그가 정규시즌 로스터에까지 생존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고. 일단 로스터를 살펴봐도 히도 터코글루, 페자 스토야코비치, 바비 잭슨 등이 포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2번 백업 가드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킹스의 코칭 스탭들이 첸 신안의 잠재력을 높이 사고 있어, 만약에 지금이 안된다면 내년, 내후년에라도 다시 도전할 기회는 주어질 것이라 한다. 게다가 아직 23살이다.
미국에서 그가 주로 훈련 중인 것은 슛과 웨이트. 프리시즌 경기 중에 감독과 구단 관계자들은 첸 신안의 슈팅과 풋워크를 주로 눈여겨보고, 그것이 그의 NBA 생존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첸 신안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CTBA (대만 농구협회)와의 불편한 관계이다.
CTBA는 첸 신안이 현재 리빌딩 중인 대만 대표팀의 주축이 되어주길 원했지만, 그는 NBA 진출을 위해 아시안 게임 차출을 거부했다. 그리고 결국 대표팀에서 제외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마츄어 리그에서도 출장 정지 처분을 당하고 말았다. ("2003년까지 대표팀 합류 불가, A-리그 3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려놓은 상태) 중국의 왕즈즈가 그랬듯 말이다.
어쨌든, 첸 신안은 미국에 가서 무척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만이나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초호화 시설에서 훈련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능한 많은 것을 배워 올 것이다"라며 말했으며 "만약 이번에 안되더라도 계속해서 미국에 남아서 훈련하며 기회를 노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첸 신안이 성공해서 돌아올 수 있길 기대해본다.
다음은 대만 측에서 제공한 스카우팅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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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생년월일 : 1980년 7월 1일
신장, 체중 : 195cm, 93 kg
국제대회 경력 : 1998 대만 청소년 대표팀
1999~2002 대만 성인 대표팀
2001 동아시아게임 은메달
2001 존스컵 우승팀 멤버
작성 : 크리스 왕 (United Evening News 紙 기자)
첸의 운동 능력과 슈팅 능력, 그리고 패싱력은 아시아에서는 무척이나 보기 드문 것이다. 그를 오픈 시켜둔다면 상대편까지도 즐거운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화려함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무척이나 비이기적이다. 그의 비이기적인 심성이 오히려 게임을 망칠 때도 있다. 하지만 클러치 타임에는 언제나 그가 공을 가고 있으며, 일본의 후쿠오카에서 있었던 ABC 대회에서는 벤치 멤버로 출전해 팀을 구해내기도 했다.
그는 스몰포워드로 주로 뛰는 선수이지만,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슈팅 가드 자리에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기가 무섭게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 젊기 때문에 충분한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리바운드나 다른 기술들은 23살치고는 훌륭한 편이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공손한 성격으로서 오로지 농구만 아는 선수이기도 하다. 그리고 술이나 도박 같은 나쁜 버릇도 없어 미국에서도 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