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fPxRJnXAEP4?si=WRfzNAJKdKTm_Wnq
Debussy: Prélude à l'après-midi d'un faune, L.86
Berliner Philharmoniker · Claudio Abbado · Emmanuel Pahud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어법을 퇴색시키고 독자적인 악곡기법을 창조해서 20세 기를 준비한 드뷔시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인상주의 음악의 창시자요, 완성자로 칭송되고 있는 드뷔시 는 1892년 스테파느 말라르메(Stephane Mallarme)의 상징시 <목신의 오후>를 음악화하려고 마음먹고, 처음 엔 전주곡, 간주곡, 종곡 등 세 개를 계획했으나 실제로는 이 전주곡만을 작곡했다. 1892년 드뷔시가 30세 때 작곡한 이 곡은 드뷔시 관현악의 초기 작품인데, 특히 이 유니크한 전주곡이 작곡된 그 해에 그는 필생의 대작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Pelleas et Melisande)>를 처음 착상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이 곡은 전주곡 이상으로 목신의 독특한 회화적 영상을 인상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그것만으로 충분히 말라르메의 시정을 음악으로 재현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을 작곡했다면 그것은 오히려 거치장스러운 액세서리에 불과했을 듯 싶다.
30세의 드뷔시가 말라르메의 상징시 <목신의 오후>를 전주곡으로 음악화한 이 교향시에서 우리는 특히 관능적인 음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데, 여기에선 먼저 이 곡의 충실한 감상을 돕기 위하여 말라르메의 <목신의 오후>의 테마와 분위기를 설명하기로 한다.
덥고 나른한 여름날 오후, 나무 그늘에서 졸던 목신(牧神-Faune)은 잠을 깨어 갈피리를 조용히 불면서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의 생각은 꿈과 현실을 헤매이면서, 지금 불고 있는 갈피리를 꺾은 시냇가에서 목욕하던 님프(물의 女精)들을 생각한다. 그는 이 몽상의 환영에서 사랑의 정열을 느끼고 이것을 잡으려 하지만, 님프의 환영은 곧 사라지고 그의 욕정은 한층 더 공상을 펴 가다가 마침내 사랑의 여신 비너스를 포옹하게 된다...<이 모독과 관능의 유열(愉悅)>... 이윽고 환상은 사라지고 모래 위에 비스듬히 누운 목신은 풀섶에서 다시 졸기 시작하는데, 이 때 막연한 권태가 그의 마음에 엄습해 온다. 대강 이런 줄거리의 시를 음악화한 이 곡은 이 시가 지닌 환상적인 시정을 그윽하면서도 정교하게 살려냄으로써 오늘날엔 근대 음악의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악기편성은 플루트 3, 오보에 2, 잉글리시호른, 클라리넷 2, 파곳 2, 호른 4, 심벌즈, 하프 2, 현5부의 대편성으로 되어있으나 튜티(Tutti)가 매우 적은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서 비관현악적으로 조차 볼 수 있는 그의 음악성 및 악곡양식을 관현악에서 충분히 가능케 한 그의 독특한 수법을 엿볼 수가 있다.
한편 관현악곡으로서 선적(線的)인 구성을 전혀 갖지 않은 이 곡은 화음조성의 깔끔한 설정과 단편적인 리듬의 모자이크, 독자적인 오케스트레이션 즉 각 악기의 음색의 강조와 짧은 교체, 하프 등의 섬세하고 오묘한 사용으로 매우 유니크한 감각을 풍겨주고 있다. 그리하여 격조높은 화성과 뉘앙스에 가득찬 낭만의 향기로 말미암아 폭넓은 파퓰러리티를 지닌 이 곡은 1894년 12월 프랑스 국민 음악협회의 연주회에서 초연되자 유례없는 호평을 받았다. 또한 드뷔시는 이곡으로 인하여 확고부동한 명성을 얻었음은 물론 그의 작품도 뚜렷하게 정립되었던 것이다.
먼저 반주없이 나타나는 플루트의 주제는 목신이 부는 갈피리의 곡조를 모방하여 목신의 몽환적인 동경을 묘사하고 있다. 이것이 현의 트레몰로 반주를 거느리고, 재차 나타나는 동안 목신은 그 환영에 의하여 관능적인 정열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몽환의 세계에서 욕정이 솟구치는 것을 감각하게 하는 주제B가 오보에를 따라 현으로 연주된다. 특히 그 3마디째의 동기는 첫머리의 주제에 이어 여러번 사용되며 목신의 환상의 일면을 뚜렷이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제는 소위 전개수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음화적(音畵的)인 변화, 즉 모자이크처럼 오묘하고 섬세한 변화를 지니고 재삼 나타나, 거기에 음영과 부동을 느낄 수 있다.
곡은 이윽고 중간부 클라이맥스의 주제C에 이르는데 이 주제는 이 곡중에서 유일하게 음악적으로 정리된 멜로디로 비너스의 환상은 물론 관능의 달콤한 유열까지 느끼게 하는 주제이다. 이 부분에서 목관의 제주(齊奏), 현의 제주로서 멜로디가 연결되며, 긴장된 낭만적인 튜티는 다른 부분에서 매우 두드러져 있다. 또한 이 부분의 조성은 D플랫장조로서 얼핏 보면 자유분방한 듯 싶으나 역시 충실한 관계조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파곳, 클라리넷, 플루트가 이를 받아 약주(弱奏)로 들려주지만 첫머리의 A주제는 다시 플루트로 나온다. 제현된 A주제는 하프의 아르페지오 위에 처음보다 단3도 높게 나타나고 더구나 리듬도 4/4박자로 바뀌었다.
곧 잇달아 변덕스러운 목관에 의한 삽입 주제가 번갈아 나타나면, pp의 트레몰로 반주가 지탱되어 본격적으로 원형 그대로의 A주제(=갈피리의 주제)가 들려온다. 그러다가 목신의 환상의 꿈도 사라지고 다시 처음 그대로의 울적한 정적이 다가드는데, 특히 마지막 4, 5마디의 하프의 하행 스타일과 호른의 화음이 목신의 백일몽이 걷힌 뒤에 오는 울적한 적막감을 절묘하게 나타내고 있다.
목축의 신 '판(Pan)'은 요정 아익스와 제우스 사이의 아들이다. 그의 상반신은 인간 모습을 하고 있으나 하반신은 동물의 몸이다.
또 이마의 양편에는 뿔이 달려 있다. 판은 산림과 들의 신이기도 하고, 또 양떼나 양치기의 신으로서 작은 동굴 속에 살며 산이나 계곡을 배회하면서 수렵을 하거나 님프들의 무용을 가르치는 일을 즐기고 있었다. 그는 음악을 좋아하고 '시링크스'라는 양치기의 풀피리를 발명한 자며, 그 자신 그것을 잘 불었다. 숲속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될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 했다. 왜냐하면 그런 장소의 어둠과 적막은 사람의 마음으로 하여금 미신적인 공포를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아무런 명백한 원인이 없는 갑작스런 공포를 '판의 공포'라고 부른다.
이 신의 이름인 판은 '모든'이라는 뜻이 있으므로 판은 우주의 상징, 자연의 화신으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더 후세에 가서는 모든 신과 이교(異敎)의 대표로 생각하게 되었다. 실바누스와 파우누스는 로마의 신이었는데, 그들의 성격은 판의 그것과 흡사했으므로, 우리는 그들을 동일 신의 서로 다른 이름이라고 보아도 무관할 것이다. 숲에 사는 님프들은 판의 춤 상대자였는데, 이것은 님프들 중의 일부에 불과했다. 그 밖에 시내와 샘을 지배하는 '나이아스'라는 님프들과, 산과 동굴의 님프인 '오레이아스'와 바다의 님프인 '네레이스'가 있었다. 이 세 종류의 님프들은 영원히 죽지 않았으나, '드리아스니' 혹은 '하마드리아스'라고 부르는 숲의 님프들은 그녀들의 거주처가 되고 또 그녀들과 동시에 출생한 수목이 죽으면 따라서 죽는다고 믿어졌다. 따라서 수목을 함부로 베는 것은 경건하지 못한 행위에 속했으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중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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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인 S. 말라르메의 장편시. 《반수신(半獸身)의 오후》라고도 한다. 116행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시는 그의 장편시 《에로디아드》와 함께 프랑스 서정시의 최고수준을 나타내는 작품이다. 《에로디아드》는 금발과 백석(白晳)의 알몸이 유동하는 냉엄한 겨울의 시인데 반하여 《목신의 오후》는 시인의 육감적 일면을 대표하는 타오르는 여름의 시이다. 즉, 들판에서 요정을 좇는 거칠면서도 순진한 반수신의 모습을 빌어 남성의 욕망이 연애의 몽상 속에서 전신승화(轉身昇華)하여 미의 추구가 되고, 음악예술 또한 지식에의 욕구로 변해가는 모습을 읊은 것이다. 처음에는 《반수신독백》이라는 제목으로 무대에서의 낭독용으로 창작되었으나 1865년 가을 코메디 프랑세즈로부터 상연을 거절당하자 순수한 서정시로 퇴고하여 《반수신 즉흥》으로 개제한 뒤 《현대고답시집》에 투고하였으나 또 거절당하였다. 그 뒤 퇴고를 거듭하여 76년 친구인 마네의 삽화를 곁들여 자비로 출판하였다. C.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은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글출처: 웹사이트
https://youtu.be/jlLoXvamfZw?si=NLe4_SY2hYblI7F_
Debussy: Prélude à l'aprés-midi d'un Faune | François-Xavier Roth 지휘. London Symphony Orche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