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박한울씨, SNS 통해 가해자 실명 언급
피해자 박씨 “금전적 보상 바라지 않는다”
구단 측 “사실과 다른 부분 있어…섣불리 판단 어려워”
17년 전 학교 폭력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박한울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초등학교 재학시절 사진. 맨 왼쪽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있는 아이가 피해를 주장하는 박한울씨. 오른쪽 검정색 상의를 입고 있는 아이가 가해자로 지목된 A선수. 페이스북 캡처
현직 프로야구 선수가 17년 전 학교 폭력의 가해자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당시 담임교사로부터 추행에 가까운 학대까지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폭로한 피해자는 박한울(29)씨다. 그는 최근 SNS를 통해 자신의 실명으로 17년 전 학교 폭력 사실에 대해 폭로하고 나섰다.
박씨가 지목한 가해자는 프로야구 선수 A씨. 박씨는 A씨의 실명을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박씨는 지난달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학폭 피해 사실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17년 전 학교 폭력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박한울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피해자 박씨는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재학 시절인 지난 2006년, 프로야구 선수 A씨로부터 따돌림과 폭력, 모욕 등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체육 시간에 축구를 정말 못한다는 이유로 욕설을 섞어 가해 학생들과 비난하기 일쑤였다”며 “하교한 뒤에도 폭력이 이어져 집으로 도망가는 저를 붙잡으려고 추적하고 끝내 폭력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박씨는 당시 담임교사로부터도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박씨가 “고환에 멍이 들어 체육활동을 할 수 없다”고 하자 가해 학생들이 “거짓말”이라고 선동했고, 결국 담임 교사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바지를 벗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담임교사를 아동학대와 성추행 혐의로 수사해달라고 국민신문고에 민원도 제기했다.
자신의 폭로에도 선수 A씨와 구단 측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자 박씨는 당시 피해 사실에 대한 증거를 하나씩 공개하겠다며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앞서 구단 측은 언론에 “해당 선수에게 확인해본 결과 사실과 상이한 부분이 있어 속단하기 어렵다”며 “양측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17년이 지나서야 초등학교 일을 폭로하는 배경에 대해 박씨는 “고등학교 때까지 학교 폭력이 계속 이어져 삶의 여유가 없었고, 심리적으로도 굉장히 불안한 상태였다”며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으며 제 자신을 돌봐야 한다는 것을 이제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기를 내서 사과를 받고, 용서하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 나아가 많은 피해 학생들에게 희망이 되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금전적인 보상은 바라지 않는다”며 “가해자인 해당 선수가 공식적이고 진중한 사과를 한다면 아무 대가 없이 용서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