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가 은닉되어 있는 다음 방문지는 대목! 면사무소 앞에서 차를 타고 발걸음을
재촉하다보니 한웅이네 가게를 지나 최가네 뫼뚱에 당도하니 눈앞엔 그 옛날
껌정 스파이크에 껌정교복으로 치장한 중학교 때 모습이 펼쳐진다.
이곳은 초류향이, 성함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아리따운 여선생님의 그곳
-이곳이 어딘지에 대해서는 내가 정확히 출처를 밝힐 수는 없다. 참고로 말씀
올리자면 난 이곳이 무엇이라 발설하기엔 넘 순진무구한 총각이다. 허긴 요즘
총각은 핫아비보다 훨씬 까졌다고 말씀하시는 치들도 간헐적으로 계시긴 하지만-
을 한번, 그것도 딱 한번 더듬어 보려는 일념하에 퇴근을 하고 계시던 선생님의
그곳을 더듬다가 담날 학교에서 되지게, 허천나게, 징하게 얻어터지는 빌미를
제공했던 곳이자, 정석이와 광복이가 즈들이 무신 배우 안성기나 박중훈이라도
되는 양 비오는 날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방불케하는 액션 아닌 쌈박질을
했던 곳이 아니던가?
26~7년이 지난 지금은 흑산도에도 선사문화가 있었음을 시사해주는 거석문화
유적지로 가꿔져 있다.
뫼뚱에서 조금 걷다보니 당시 이 똘레가 그야말로 화려한 군대생활을 할 뻔 했던
해군부대가 나온다.
당시 몰래 입수한 극비문건에 의하면, 김일성 조부시가 흑산도를 미 제국주의
손아귀에서 빼내기 위해 정탐병을 흑산도 연안에 잡입시켰는데 잡입한 지 한
열흘 쯤 되었을까?
어느날 급박하게 평양 소재 흑산도해방위원회로 타전이 왔다.
내용인즉슨 침투조가 해안을 거슬러 올라가 미리 가져온 의복으로 자신들을
관광객으로 위장시켜 부대 주변을 어슬렁거리는데, 아침이면 사복차림의, 군인
같기엔 어딘지 모르게 띠~일하게 보이는 치들이 조그마한 보자기에 사각모양의
의미심장한 물건을 가지고 나오고,
또 저녁무렵이면 군복이란 군복은 입었으되 두루마기에 넥타이 멘 것 멘키로
부자연스런 또 다른 치들이 역시도 같은 차림을 보였다는 것이다.
당시 항일운동사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하게 역사공부 무장이 되었던 탓에 이
띠~일한 치들이 갖고 다니는 물건은 다름 아닌 애국단원이셨던 윤봉길의사가
홍코우 공원에서 일본넘들에게 던졌던 폭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곳은 단기간에 해방시키기엔 어딘지 모르게 마뜩해보이질 않는다는
내용을 급박히 타전하고선 자신들도 곧바로 월북했다는 것이었다.
당시는 이 똘레 역시도 밴또로 적의 레이더를 고랸시키기도 했던 적이 있었던
바라 돌연 자부심이 내부에서 치밀어 올라온다.
이 요상하고 해괴한 시츄에이션은 또 뭐래?
이래저래 씰데 없는 생각에서 깨어나니 대목에 당도한다.
이곳이 어디던가?
젬마가 , 태풍경보가, 영기(조)가 살았고, 아레나 그랬으며 충(최)이가 살았던 곳이
아니던가?
그외에 친구들에 대해선 나의 기억이 노쇠해감으로 인해 다 기억할 수 없음을
이번에도 널리 양지바란다는 말씀 덧붙일 수 밖에 없다.
이곳은 이 똘레의 추억에서 뺄래야 결코 뺄 수 없는 곳이 아니던가?
2부에서 기술했던 것처럼 진리 상동에서 사촌 인철이와 자취하던 때다.
어느날 역시도 같이 생활했던 인정 형 -인철이의 바로 위 형- 말씀하시길
"지금이 바로 밀감익는 철 아니냐"?
"그래서 그런진 몰라도 요즈음 핵교서 수업받다 보면 창문으로 밀감 익어가는
냄새가 코속으로 엄습해 와 견딜 수가 없네".
난 진짜 정말 진짜로 대목에 밀감밭이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로 이리
이바구를 날린다.
"성! 밀감하면 제주도에서만 안 나요"?
"묵어 본 사람들 말에 의하면 그거 먹어보기 힘든 과일이라던데라이".
"아따! 한번 원 없이 묵어봤슴 좋겄다".
곁에 있던 인철이 이리 거든다.
"그럼 오늘 밤 심심헌데 주유소나, 아니 밀감밭이나 털러 갑시다".
이리하여 나의 일탈행위는 시작되고 늦은 밤 야음을 기해 대목으로 잠행하여
드뎌 밀감서리 아닌 밀감 도둑질이 자행된다.
한참을 포대에 담고 있는데 2002년 월드컵 때 시청앞 광장에서 시민들이 내지른
'대한민국! 따당따당! 소리보다 더도 덜도 아닌 소리로 '밀감 도둑놈 잡아라' 고
주인께서 다급하게 소릴 질러대신다.
황망중에도 밀감 챙길 건 챙기구서 도망하려는데 "워매" 라는 외마디 소리 들린다.
인철이 소리다.
첨엔 몰랐는데 밀감밭에서 빠져 나와 달빛에 보니 대가리가 구멍나 있었다.
주인이 던진 도팍에 맞은 것이다.
이처럼 대목은 나의 기억 속에 조심스레 여투어두다가 가끔 꺼내보며 은은한
미소를 짖게 하는 곳이다.
추억에 젖다가 또 다시 현실로 돌아와 가가호호 댕기며 지지를 당부하며 다니는데
어느덧 대목의 일정도 파하고 예리에 당도한다.
첫댓글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쓰다 보면 왜 이리 양이 느는지 당최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적게는 한 번, 많으면 두 번 써야지 끝날 듯 싶습니다. 모임 전까진 완성해야 하는디 걱정입니다.
똘래야~최가 뫼뚱이랑 밀감밭이랑 넘 재미있다.니 선거 후일담이 우리 추억 더듬기 같아 너무 재미있다.빠른 시간 안에 담 글 올려라^^
최가묘뚱, 참 우리의 추억이 많이 담긴곳이지. 놀곳이 마당치 않던 시절에 푸른잔듸로 잘가꿔진 넓은공간으로 맘껏 뒹굴며 놀수있었던 곳 봄이면 넓은 유채꽃밭과 푸르른 보리밭을 볼수있고 예리항도 그곳에서면 탁~트여 전망또한 일품인 곳이지.
최가묘뚱에서 놀고 있노라면 쵸류향이 팔딱팔딱 뛰는 개구리를 잡아다가 "네~지금부터 마술을 보이겠습니다라며 혓바닥에다가 놓고 꿀꺽하고 삼켜 우리를 팔닥팔닥 뛰게만든 사건들도 있었지 아마도 쵸류향 뱃속엔 지금도 그 개구리가 뛰고 있을거야...
근디 똘레야 너는 복자네집 털기도 바빳을긴데 언제는 또 밀감밭까지 털었다냐??
ㅎㅎㅎㅎ.... 하여간 동백이 저놈은 정곡을 찔러요... 문디이 가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