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열병합발전시설이 전기·가스의 수급안정에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소형열병합발전사업의 국내 현황과 개선책 등을 모색했다. <편집자 주>
◆개념.현황
소형열병합발전사업은 크게 자가열병합발전시설과 소규모집단에너지(CES) 등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자가열병합발전시설은 호텔 병원 아파트 등에서 전기, 냉·온수를 생산해 자가소비하는 형태이다. 반면 CES는 건물밀집지역에 전기, 냉·난방을 공급하는 일종의 판매사업이다.
CES는 중앙에너지공급센터에 소형열병합발전기, 히트펌프 등 고효율기기를 설치해 냉·난방과 전기를 일괄 생산하여 인접 건물에 공급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업체로는 삼성에버랜드, SK엔론 등 일부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이 대단위 아파트 등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역난방공사에서도 대규모 택지개발지역 아파트에 대한 집단에너지공급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 CES를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CES를 이용할 경우 기존의 중앙난방방식이나 한전에서 전기를 받을 때에 비해 약 11.2%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소형열병합발전장치는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초기투자부담이 큰 단점을 안고 있다. 제도적 장치도 완전치 못한 상태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현 단계에서 급격한 국내 보급을 기대하긴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가 CES 보급을 위해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칠 경우 점진적인 보급이 예상된다.
◆분산형 전원 보급효과
전기다소비건물이 밀집한 곳에 소형열병합발전 등 분산형 전원을 다수 확보할 경우 전력수급의 안정을 꾀할 수 있다.
소규모 열병합발전시설이 수도권 곳곳에 위치하게 되므로 발전소 부지난 해소와 송전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것. 때에 따라 비상용 발전기의 역할도 담당하게 되므로 긴급할 때 비상전원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소형열병합발전기는 주로 가스를 이용, 가동하기 때문에 여름철 가스수요를 늘리는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 이로써 가스수요가 겨울철에 집중되고 여름철엔 별로 없는 동고하저(冬高夏低)형 수급구조를 개선할 수 있으며, 전력피크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소형열병합발전설비에는 히트펌프 등 고효율기자재가 장착되기 때문에 에너지수입을 그만큼 줄일 수도 있다.
특히 CES는 열과 전기출력을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건물 밀집지역 전체를 관장하는 중앙에너지센터에서 모든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별도의 기계실이 필요 없다. 이처럼 에너지생산과 공급을 한 곳에서 집중 관리하므로 에너지절약은 물론 공해물질의 배출량 감소도 기대할 수 있다.
◆문제점과 개선방향
CES사업자가 난방을 공급받는 수용가에 전기를 판매하는 행위는 전기사업법에 따라 금지돼 있다. 현행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전력을 생산하는 자는 전력거래소를 통해서만 판매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다른 수요처에 전기를 직접 판매할 수 없다. 전기판매를 통한 수익창출이 불가능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역난방사업자와 CES사업자가 생산한 전기를 직접 판매하거나 전력거래소에 내다 팔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연구용역을 추진, 내년 상반기께 전기사업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CES사업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CES사업자가 일시적으로 전력생산에 차질이 생겨 한전에서 전기를 받을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때 CES사업자는 전력사용량만큼을 한전에 납부하는 게 당연하지만, 현행 전기요금 약관에서는 계약 직전 12개월 중 비정상적으로 매긴 최대 소비치 요금을 향후 기본요금으로 납부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업자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기위원회는 비상시 수전(受電) 요금 비율을 하향 조정토록 전기공급 약관을 내년 상반기께 개정할 예정이다.
도시가스 요금체계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CES사업자는 현재 지역난방용 도시가스 요금을 적용받고 있다. 하지만 인천 대구 청주에는 지역난방용 요금체계가 없어 CES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
정부는 이와 관련, 인천 대구 청주의 지역난방용 요금체계를 신설키로 했다.
이와 함께 모든 지자체의 가스요금에 열병합발전용 요금을 반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
소형열병합발전 보조금 지원제도를 도입, 2010년까지 190만kW를 확보하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덴마크는 1kWh당 11원, 네덜란드는 6원을 각각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