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선 개인전 "내재된 가능성"
2014년 10월 4일 ~ 22일
갤러리 토스트 (방배동소재)

"2014년 본인의 작품들은 눈에 보이는 현 상태의 사물 이면에 내재되어 있는 정반대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현재 감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어떠한 사물을 판단하고 그 사물에 대해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린다. 이는 단지 사물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인간 관계 속에서 들리는 말들이나 행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귀에 들리는 말들과 눈으로 보이는 행동들을 보고 어떤 사물을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시킨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은 귀결된 결론의 이면에는 그와 반대되는 속성이 내포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감각으로 감지한 모든 현상들을 부정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감각으로 느껴지는 사물의 현재의 상태를 인정해야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이면의 모습의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음과 양, 채움과 비움, 화려홤과 시듦 등 서로 반대의 개념이라고 생각되는 모든 것들은 하나의 사물 안에 함께 공존한다. 즉, 현재 감각적으로 느끼는 모습 안에는 정반대의 이면의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고 현재의 모습과 내재된 가능성, 서로 다른 두가지가 모여 하나의 사물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모습만을 보고 그것이 그 사물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단편적인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의 모습에만 집중하여 그것이 전부라고 믿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화려하게 핀 꽃 안에는 시듦의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고, 달콤하게 들리는 말들 안에는 달콤함이 다할 날들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꽃이 지고 맺힌 열매 안에는 다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는 에너지,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 이렇듯 현재 감각으로 감지 할 수 있는 사물의 모습과 그 이면에 내재된 가능성 속에서 우리는 하나의 사물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대처해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모습만을 보고 그것이 전부일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고 이면의 모습에 대해서도 현명한 선택을 하며 나아가야 한다."
- 정유선

내재된 가능성
정유선 작가를 알게 된 것은 2년 전에 인사동 어느 갤러리에서 였습니다. 당시 국내 첫 개인전이었었고 거기 찾아가서 그림을 보게 되었었습니다.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받은 느낌은 상당히 우울하면서도 권토중래를 노리는 느낌이었달까요. 이번 전시와는 판이하게 다른 우울한 전시였으면서도 내재된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전시였었지요. 그림을 보면서 어떤 작품은 꼭 우리 애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을 정도.... 즉 젊은이가 갖고 있는 미래에 대한 암울한 불안감과 거기 맞물려 요동치는 야심이라고 하는게 적당할 듯 합니다.
그러던 작품이 좀 바뀌더니 금년 개인전에는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 작품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네요.

나는 계속 찾을 것이다.

현명한 선택에 대한 염원.
금붕어는 열심히 길(?)을 찾고 있습니다.
화려한 꽃들 속에서, 혹은 화려한 꽃으로 장식된 오솔길을 앞에 두고 정작 저 길이 옳은 길인지 고민하고 두리번 거립니다.
내가 20대 후반에 약간 드라마틱한 연애를 경험하였는데 당시 모든 것을 버리고 시골에 가서 욕심 부리지 않고 살까 하는 고민도 꽤 하였습니다. 그 길이 옳은지, 아니면 남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길을 가서 화려한 생활을 할 것인지.... 그 당시가 떠오릅니다. 그 어느 길을 갔더라도 지금의 나는 그대로 였을거라 확신합니다. 그 자리에서 가장 맞는 행동은 내가 한 결정을 굳세게 지키는 것이겠지요. 당시에 내린 결정을 갖고 한 길로 달려오다 보니 금붕어는 어느새 왼쪽의 푸른 장소에 도달해 있더군요. 그 길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너무 정신없이 지났기에 기억나는 것은 없지만 열심히 지나온 것 만은 사실이겠죠.

안녕, 언젠가.
지내다 보면 열매 맺지 못하고 이렇게 낙화하는 경우도 있었겠지요. 그래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나만 미워했던 것은 아니고 그냥 내가 운이 조금 나빴던 것 뿐. 아직 젊으니까 다시 도전하면 됩니다. 한동안 울며 지새운 날들도 찾아 오겠지요. 울면서 하나님께 빌겁니다. 힘과 용기를 달라고요. 그러면 찾아오는 것은 한번 테스트 해보라는 역경들입니다. 이솝우화의 마부처럼 수레가 진창에 빠지면 일단은 내 어깨로 한 번 들어올려 보고 안될때 울어야 하는거 아니었나요?

잠시 쉬어가도 되겠습니까?
세상은 나를 둘러싼 회색 벽이었습니다. 내 가슴속에 타오르는 정열도 어떤 시도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면 할 수 없었지요. 하릴없이 그 회색 벽에 기대어 쉴 수 밖에요. 시간이 째깍째깍 흘러가는 것이 마음을 조급하게 하지만 인력으로는 할 수 없는것, 때로는 기다려야 했습니다. 10년 쯤이나 되었을까요? 참 세상에선 정말 아무나 나를 힘들게 할 수 있더군요. 즐겁게 해 주는 사람은 몇 없는데 말이죠. 아! 불공평해요.
언젠가는 맨 위의 그림처럼 붉게 활짝 피어날 우리 개개인의 미래를 그려 봅니다.

작가와 함께.
그림이 22점이라고 하는데 사진 찍다 보니 너무 화질이 엉망이라 요정도만 올려 드립니다.
관련기사 :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2040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