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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16구간
산행일시 : 2006. 6. 25
산행인원 : 흐름과 늘푸른등 38명
산행경로 및 산행시간 : 고치령(03:15)-마당치(04:20)-늦은맹이재(06:36)-상월봉(07:00)-국망봉(07:23)-비로봉(09:00)-연화봉(10:34)-송신소(11:27)-죽령(12:30)
산행전에
이번 산행은 장마속의 강행군이라 당연히 빗속을 걸어야 할 것임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다
디카가 비 맞을 것을 우려하여 아쿠아팩도 준비하고...
무더위에 긴 시간 걸을려면 식수도 충분히 준비하고 간식도 늘 준비 하던데로 충분하게 준비한다
체력회복에 좋다는 매실엑기스도 작은 병에 하나 넣었다
23시 출발이면 시간이 넉넉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갈 시간이 다 되면 쫓긴다
20시30분이 넘는걸 보고 집을 나선다
방금 학교서 돌아온 아들놈 혼자 남겨 두고...
이놈도 이젠 으레 넷째 주 토요일은 대간 가는 날이니까 자기가 더 알아서 챙긴다
처음에는 산에 거기는 뭐 하러 가느냐는 투로 못마땅해 하는 것 같더니 이젠 이넘도 내공이 쌓이는가 보다
23시가 되니 버스는 출발한다
38명의 환자들을 싣고 고치령을 향하여...
동명휴게소에서 잠깐 버릴 것 버리고 통닭에 수면제(?)를 한 컵 씩 들이키니 속이 짜르르 하다
한 잔 하고 빨리 잠드는 게 제일이다
졸다 깨니 벌써 목적지 근처다
02:05
좌석리 다리앞에 주차
먼저온 부산팀이 용달로 올라가고 우리는 미역국에 새벽참을 먹는다
긴 산행을 위해 억지로라도 먹어 두는 게 좋다
늘푸른 팀이 먼저 출발하고 우리는 뒷차로 간다
03:00
컨디션이 안 좋아 산행을 포기한 총무(랜턴)님과 산빛, 유수 두 분 형수님이 손 흔들며 배웅하는 모습을 뒤로하고 짐짝처럼 짜인 우리도 고치령을 향하여 출발한다
고치령에는 먼저 온 아리랑 대장님과 우리 대원 몇 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진짜 고추처럼 생긴 장승에 달린 꼬치 한 장 찍고...
산행을 시작 한다
03:15
고치령 출발
첫 헬기장까지 제법 오르막이다
30여분 걸쳐 후덥지근한 날씨속을 뚫고 왔다
모두들 컨디션이 좋은지 잘도 간다
노을님도 지난 주말 불모산 종주덕인지 컨디션이 좋다고 한다
찌는 듯 한 지난 주말의 불모산은 대간 한 구간쯤 되었으리라
잠시 숨 고르고...
15분여 오르니 형제봉 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고도는 300여미터 올랐나 보다
어둠 속이라 보이는게 없는데도 모두들 잘들 나아간다
혹 오후에 비라도 내릴까봐 서둘러 산행하는게 나을 것 같다
우의는 챙겼지만 안 입게 되기를......
입으면 마치 하우스 안에서 뜀뛰기 하는 것 같을 거다
땀은 줄줄 흐른다
04:20
마당치 도착
사진들 한 장 씩 박고...
잠깐 쉬는새 모두들 가버렸나 보다 어쩌다가 후미로 쳐졌다
짝지가 힘이 드는지 걷는 발걸음이 엄청 무거워 보인다
천천히 가자고 속도를 조절 하지만 내심 마음은 선두를 따라 내닫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나야 늘 주말마다 산에 다니기 때문에 익숙해져 있는 몸인데도 더위에는 견디기 힘든데 한 달에 한 번 그것도 대간만 올려면 얼마나 힘들까 싶다
훤하게 동녘이 밝아오고 있는데 이제부터 잠이 올 징조인지 눈꺼풀이 엄청 무거워 진다
05:34
1,031봉 헬기장 도착
세멘트로 잘 포장된 헬기장이 자리하고 있다
산천은 모두들 짙푸른 초록으로 단장하고 바람 한 점 새어 들 틈도 없이 잎을 키우고 있는데 조망도 없고 지루한 오르 내림길이 사람을 지치게 한다
우량경보기가 설치 되어 있다는 이정표가 있는데 내려가는 길도 없다
우측 저 아래를 보니 희뿌연 구조물이 보이긴 한다
합동이 “이기뭐꼬” 하길래 보니 얼룩덜룩한 비박을 한 산꾼이 널어 놓은 비박텐트를 보고 한 소리다
산꾼 둘 은 대간길에서 아침밥을 지어 먹고 있는 중이었다
길 옆에는 둥글레를 닮은 꽃이 엄청 피어 있는데 꽃이 쌍둥이로 달려 있고 줄기가 붉은빛이 난다
고산님이 “이기 뭐꼬” 하길래 “둥글래 아인교” 해 버렸다
고산님 사실은 둥글레가 아니라예 ㅎ
내 알아보고 다음에 가르켜 드리리다
6시20분이 넘으니 비로소 저 앞의 높은 봉우리가 조망되기 시작한다
저게 어느 봉우리 일까?
1,272봉인줄 알았는데...
구인사 갈림길 이정표가 나오고 저 앞에 한무리 산꾼이 쉬고 있다
여기가 늦은맹이재이다
06:36
늦은맹이재 도착
우리앞서 출발한 부산팀이 쉬는 옆을 지나 친다
여기가 늦은맹이재면 저 앞 봉우리는 상월봉이다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길을 막고 있지만 벌써 먼저 올라간 대원들의 감탄 소리에 힘 드는 줄 모르고 올랐다
반평 남짓 바위 전망대는 여태껏 깜깜한 숲길을 헤치느라 지친 사람들에게 활력을 주기에 충분했다
지나온 마루금이 새파랗게 펼쳐져 있고 저 위의 국망봉이 우리를 부르고 있는데 기분좋은 서늘한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어 소백산 떵바람의 위력을 떨치고 있네~
07:00
상월봉 도착
아~~시원하다
잠깐을 기다려 사진 몇 장 찍고 뒤따라온 회장님께 자리를 인계하고 국망봉으로 향하는데 뒤돌아본 상월봉 옆에는 마치 주먹을 불끈 쥔 형상의 자위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국망봉 가는 길~~
키큰 철쭉나무가 터널을 이로고 있는 모습을 보니 바래봉이나 황매산 철쭉은 비교가 안 되겠다
가지산 자락의 수백년된 진달래 군락처럼 나무 자체가 엄청 크다
이 전체에 철쭉이 만개하면 가히 절경이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국망봉에 도착하니 먼저온 대원들이 아침 식사 할 준비를 하고 있다
07:23
국망봉 도착
여기서 먹는 게 시간상으로 제일 좋지 싶다
입맛이 없는 밥이지만 갈 길을 생각해서 입안에 넣어 본다
혼자 같으면 절편이라 찰떡으로 대용해 가면 좋겠는데 짝지는 한사코 밥을 고집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찰밥을 해 갖고 왔는데 그것도 역시 나한테는 억지 음식이다
파란하늘이 간만에 모습을 나타내더니 힘이 무지 드는 모양이다
매실 엑기스 가져 온것에 소주를 조금 타서 줬다
매실즙이 피로회복과 활력에는 좋은 효능이 있다
소주 곁들인 아침을 먹고 이제 비로봉을 향하여 소롯길을 재빠르게 내려간다
오후 비가 온다는 예보가 늘 마음을 바쁘게 채찍질하더니만 서늘한 바람은 산행하기 일급 날씨를 제공해 주니 장마라고 걱정하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진다
멀리 비로봉이 보이기 시작하니 계단이 마치 기차꼬리처럼 눈앞에 다가온다
짙푸룬 초원이 사방에 펼쳐져 있는데 아~~
남진의 노래 님과함께가 여기서 작사 했는가?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도 한 채 보인다
사랑하는 님과 함께 함 백년 살고 싶다 했던가?
지금은 천년을 빌려 달라하는데 옛 사람들은 역시 배포가 작았다 해야 하나 겸손했다 해야 하나?
어쨌던 소백산 푸른 초원은 지금껏 본 영남알프스의 넓은 갈대밭 보다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온다
대관령의 초원은 겨울에 지나느라 볼 수가 없어 안타까웠는데 오늘은 시원한 바람에 초원의 진한 향기에도 취해 볼 수 있어 멋진 한 산행이 되었다
09:00
비로봉 도착
정상석 앞에서 사진은 필수 조건
빌 때를 기다려 한 장 담았다
양 쪽을 보니 멀리 계단 끝자락이 마치 도미노처럼 이어져 있다
지나온 계단은 끝자락이 산 봉우리 넘어로 숨어 버리고 가야 할 앞 길에는 저 앞 능선에 그림 같은 집(주목관리소)이 한 채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비로봉은 좌.우가 전부 계단으로 단장 되어 있다
자연에 인공 구조물이 어색하게 생각도 되지만 푸른 초원의 능선을 수놓은 계단길이 묘 하게도 조화를 이루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연화봉으로 가다 잠시 계단길옆 전망대에서 한숨 돌리고 물도 한 잔 하고 맥주도 한 모금 하니 다시금 힘이 난다
제1연화봉 가는 길은 제법 오르막도 있고 남은 길 중 제일 지겨운 길인것 같다
10:29
제1연화봉 갈림길 도착
제1연화봉 정상은 등로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그냥 통과하고 ...
모퉁이만 돌아서니 천문대가 눈앞에 있다
10:34
연화봉이란 표지석이 있는 전망대 도착
좌측길이 희방사로 가는 길이다
지나온 비로봉은 구름에 쎃여 모습을 감추고 있고 송신소 쪽 봉우리도 구름이 갑자기 시야를 가리기 시작 한다
서둘러 천문대 쪽으로 나아가는데 구름이 능선을 넘어 빠르게 우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지금부터는 임도로 진행을 해야 한다
10:43
천문대 도착
문은 잠겨 있고 음료수 자판기는 가동 되고 있다
동전만 있음 시원한 음료수도 먹을 수 있다
합동과 같이 안 마당에 들어서 보지만 굳게 잠긴 문만 있을 뿐 주차공간도 달랑 세대 3 대 분 뿐이다
샛노란 민들레가 이제야 홀짝 피어 있고 길 양 옆에는 꿀풀이 상태가 아주 좋게 피어 있다
세멘트 포장길을 길게 따라 내려 왔다 다시 오르막으로 올라야 중계소를 지난다
짝지는 앞에 가 버리고 걷다가 뛰어서 따라 가니 화니님이 다리가 아픈지 파스를 뿌리고 있다
제법 길게 오르막을 오르니 송신소의 탑이 구름속에 모습을 감추고 있다
여기는 사진촬영금지구역이라고 일부러 모습을 감추나?
11:12
중계소 전망대 도착
노을님과 금결님이 있다
오이와 간식 하나씩 먹고...
합동과 지도를 보고 1201봉을 확인하고 있는 사이 모두 가버리고 없다
중계소 안내판은 방향도 안 맞은 체 세워져 있고...
지루한 시멘트 포장길이 엄청 길게 이어져 있다
몇 구비를 돌았는가?
12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날씨는 마음씨 고약한 시어머니처럼 잔뜩 찌푸려 있는데 지금 올라가서 언제 내려 올련지 내가 걱정 스럽다
길 왼쪽 옆에는 초롱꽃이 군데군데 자태를 뽐내고 있다
우리 동네에서는 볼 수가 없는 이쁜 꽃들이다
스노우드롭님이 오디를 따서 먹어 보더니만 엄청 시어서 못먹겠다고 사래를 친다
익으면 오디맛은 단맛인데 덜 익은 것인 모양이다
시커멓게 익어야 하는데 아직 까만색이 들 들었다
12:27
탐방지원센터의 차단기가 눈앞에 나타난다
우측으로 크게 돌아 나가니 죽령 상가가 자리하고 있고 먼저 내려온 짝지가 캔맥주를 내민다
아~~~
목구멍을 알싸하게 자극하며 내려가는 냉장 잘 된 맥주의 맛~
이때가 제일 맥주 맛이 좋은 순간이다...
도로 좌측 상가 앞의 죽령 표지석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이번 산행도 무사히 한 구간 완주의 기쁨을 누려본다
늘푸른의 폴라리스님 친구들께서 소백산 막걸리를 한 박스 들고 격려차 방문 하셨다
안주 까지 듬뿍 들고서...
어릴때의 우정을 불혹의 나이에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렇게 챙기는걸 보니 새삼 삶의 재미를 컨닝하는것 같아 기분이 덩달아 좋아진다
귀가길...
산빛님의 오빠가 운영하는 옥녀봉가든에서 한방오리백숙으로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고...
식사전 계곡에서 알탕하러 갔다 휴데폰을 알탕시켜 버렸다
아이고~~~
얼른 베터리를 빼고 수건에 싸서 가방에 넣고 백숙에 술 한잔 하고 거나한 기분으로 밀양으로 향한다
16구간도 이제는 뒤로 한 채~~~
비가 올까 걱정 했던 어제와는 달리 운 좋게 이번에도 비는 우리를 비켜 갔는가 보다.
집에 오니 짝지는 더워서 많이 힘든가 보다
씻자 마자 곯아 떨어져 버린다.
▲ 산행지도(시간별 통과지점)
▲ 산행 시작할 좌석리 동네
▲고치령 장승에게 이런게 붙어 있다~ㅎ (왜 고치령일까?)
▲ 어둠속에서 산행은 시작되고...죽령까지는 가야 한다
▲ 첫 헬기장에서
▲ 마당치
▲ 우거진 숲속이다 보니 헬기장 관리가 힘드는지 아예 세멘트 포장이다
▲ 멀리 나뭇가지 사이로 상월봉이 보인다
▲ 늦은맥이재 가기 직전의 구인사 갈림길
▲ 멀리 우측으로 지나온 마루금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 소백산 산자락은 멀리 단양쪽으로 구비구비 이어져 있다
▲ 국망봉 가는길(철쭉 군락지)
▲ 국망봉 정상석과 전설
▲ 멀리 소백산 정상이 비로봉
▲ 야생화의 천국인 소백산...산행 내내 이름 모를 야생화를 보는 재미로 걸었다
▲ 비로봉 오르는 계단길
▲ 소백산 정상
▲ 그림같은 집(주목 관리소)
▲ 제1연화봉 가는길의 야생화
▲ 천문대 정상
▲ 구름이 바로 앞의 천문대도 가려 버리고 멀리 송신탑은 그림자처럼 보인다
▲ 소백산 천문대. 보현산 보다는 규모도 작고 시설도 낡았다
▲ 천문대 지나는길의 길가에 핀 꿀풀
▲ 길가의 야생화
▲지루한 포장길 언덕위에 송신소 탑이 보인다
▲ 지나온 산마루는구름이 삼켜 버리고(밀양은 비가 무지 온다는데...)
▲ 길가에 핀 초롱꽃
▲ 산행 날머리
▲ 죽령 표지석
▲ 주막 옆의 장승들
▲ 다음 구간 접근로(아랫길로 접어 들어야 한다)
첫댓글 차칸아형... 우리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쪼~빠로 합시당. ^^ 아덜이 내공이 쌓이능기 아이고 자포자기 하고 있능기라요. ㅋㅋㅋ... 부부산행팀만이 겪는 일련의 비극(?)이 아닐까 느끼는 바 큽니다. ^^;; 한달 전 산행기라도 방금 꾸어낸 빵처럼 김이 모락모락나는 것같이 실감난 기록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계속 고생하시라요. ㅎㅎㅎ
ㅎㅎ게으른 본성이 드디어 자태를 뽐내는것 같아 겁이 납니다 ㅎㅎ
계속되는 대간길이 순탄하게 진행되시는 것 같습니다. 초록의 소백산도 멋스럽습니다. 이런 휴대폰이 알탕하였군요.. 저는 예전에 응급조치 방법을 몰라 베터리가 열이 나기에 물이 증발할 줄 알았습니다..ㅋㅋㅋ 나중에 보니 소중한 전화번호 자료가 몽땅 증발했죠..^^ 그래서 아직도 연락을 못하는 곳이 많습니다..^^ 세밀하게 쓰신 멋진 산행기 감사드리며... 백두대간 종주 쭉~ 무사하게 진행되시길 기원드립니다..^^
님의 기록에 비하면야 기록이라 할것도 없지요^^ 그래도 흔적을 남기고픈 욕심 때문에 졸필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