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입니다.
노고단을 목표지점으로 간단한 산행코스 시작합니다.
독거노인 혼자두고 다 가버리면 어떡하라고.
약 한시간 산행 후 노고단이 보이는 지점에 섰습니다.
지리산의 기운을 듬뿍 받으며 각자 원하는 방향으로 삼배도 하고.
우리의 작은 희망이 큰 변화를 일으키리라 기도해봅니다.
지리산댐으로 수몰될 위기에 처한 용유담을 찾았습니다.
용과 신선이 노닐었다는 전설이 있어 빼어난 비경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곳 용유담을
댐을 만들어 수몰시킨다고 합니다.
어머니와 같은 지리산을 함부로 대하면 기어코 천벌을 받을것 이라는 말이
가슴에 박힙니다.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막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큰 죄가 되지 않을까요.
강, 바다, 산.
아름다운 곳들만 골라서 이런짓을 하려는지.
물봉선의 고백
이원규
내 이름은 물봉선입니다
그대가 칠선계곡의 소슬바람으로 다가오면
나는야 버선발, 버선발의 물봉선
그대가 백무동의 산안개로 내리면
나는야 속눈썹에 이슬이 맺힌 산처녀가 되고
실상사의 새벽예불 소리로 오면
졸다 깨어 합장하는 아직 어린 행자승이 됩니다.
하지만 그대가
풍문 속의 포크레인으로 다가오고
소문 속의 레미콘으로 달려오면
나는야 잽싸게 꽃씨를 퍼뜨리며
차라리 동반 자살을 꿈꾸는 독초 아닌 독초
날 건드리지 마세요
나비들이 날아와 잠시 어우르고 가듯이
휘파람이나 불며 그냥 가세요
행여 그대가
딴 마음을 먹을까봐
댐의 이름으로 올까봐
내가 먼저
손톱 발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며
맹세를 합니다 첫눈을 기다립니다
내 이름은 물봉선
여전히 젖은 맨발의 물봉숭아 꽃입니다
제 1차 민회 장소인 실상사에 도착했습니다.
절반을 달려왔습니다.
힘들기도 하고 모자란점도 많이 느끼지만
오늘과 내일 우리의 목소리를 세련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토론하고 고민할 것입니다. 함께해 주십시요.
앞으로 남은 절반의 발걸음 그리고 그 이후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조용한 사찰에 코고는 소리만 요란하군요.
오늘은 저도 모처럼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