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관음상이 바닷가에 세워진 까닭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은 석가모니의 입적 이후 미륵이 출현할 때까지 중생들을 고통으로부터 지켜주는 대자대비(大慈大悲)의 보살이다. 관자재보살, 광세음보살, 관세음자재보살 또는 줄여서 관음보살이나 관음 등으로도 불린다.
《법화경, 보문품》에 의하면, 언제나 세간의 소리를 관찰하고 계시기 때문으로 갖가지 고난을 겪고 있는 중생들이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듣고 일심(一心)으로 그 이름을 부르면 그에 따라 33가지 응화신(應化身)으로 나타나서 즉시 구원하신다고 한다.
관세음보살은 일반적인 성관음(聖觀音) 이외에도 천수(千手), 십일면(十一面), 백의(白衣), 수월(水月), 여의륜(如意輪) 등 여러 가지 모습으로 모셔지고 있는데, 이는 대상에 따라 다양한 관세음보살의 구제활동을 제각각 형상화 시켜낸 것이다.
해수관음상이 바닷가에 많이 세워진 까닭은 예로부터 관세음보살이 인도 남동쪽 해안에 있는 말나야(Malaya)산 동쪽 구릉에 있는 ‘포탈라카’산 (보타낙가산 寶陀洛迦山)의 동굴속에 살고 있다고 믿어 온데서 연유한다. 이에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 한국으로 전해지면서, 바닷가 산에 수많은 해수 관음신앙의 성지를 만들었다.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집무실이 있는 라싸의 ‘포탈라궁’도 포탈라카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달라이’는 ‘큰 바다’란 뜻이다. 포탈라카는 중국으로 전해지면서 ‘보타낙가(普陀落迦)’라는 한자로 음차됐다. 관음보살이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은 산은 보타낙가산(寶陀洛迦山) 또는 '낙가산'이라 불린다.
국내 3대 관음성지인 양양 낙산사의 ‘낙산’, 강화 보문사의 ‘낙가산’, 남해 보리암의 ‘보타전’ 등은 모두 ‘보타락가’라는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상 대사가 신라 문무왕 11년(671년)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관음굴을 지었다는 양양 낙산사 홍련암을 최초의 본격 관음도량으로 본다. 3대 관음성지 사찰에 모신 관세음보살상은 낙산사의 해수관음상, 보문사의 마애석불좌상, 보리암의 해수관세음보살상이 있다.
[출처] 해수관음상이 바닷가에 세워진 까닭|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