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해를 어디서 볼까 고민하며 잤는데
몸을 일으키니 7시가 넘었다.
3시쯤 한번 일어났는데 또 자고 말았다.
어제 남은 밥에 라면을 끓여 먹고 챙기고 나온다.
8시가 넘었다.
앞 백마능선엔 흰구름이 거칠게 넘어오다 계곡에서 사라지곤 한다.
규봉암에 들러 사진을 찍는다.
내려오는데 부르는 소리에 돈 천원을 넣고 자판기에서
500원짜리 커피를 뽑아 마신다. 산에서 사먹는 모닝커피라 ㅎㅎ
다시 서석대에 올랐다가 한바쿠 돈 후에 내려갈까 하다가
오랜만에 백마능선을 타기로 한다.
장불재에서 한번 쉬고
백마능선으로 들어서니 정상쪽도 수만리도 흰구름안개에 덮히곤 한다.
낙타봉에 한참을 앉아서 논다.
능선 바위위를 나무 헤치며 바람에 걷는다.
휘청이는 몸은 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둥거린다.
안양산 가는 길엔 산벚 등 꽃이 많은데 군락지의
철쭉은 아직 덜 피었다.
어떤 회사 직원 단합대회를 하느라 프랑을 걸고 둘러서 건배하며 마신다.
능선에서 만난 이가 오라는데 가지 않고 양주 몇 모금을 홀짝인다.
하얀 개를 쓰다듬다가 다시 능선 삼거리로 와 수만리 4구로 내려간다.
한옥이 더 들어섰고 새로 성주하고 있는 집도 잇다.
파란 잔디에 겹벚꽃이 한창인 한옥에 들러 사진을 찍는다.
큰재로 걷는 아스팔트 길은 온통 붉은 꽃 세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먹을 것을 펼쳐놓고 있다.
난 안경을 쓰고 모자를 깊이 쓰고 오만하게 스틱을 짚으며 걷는다.
막걸리나 맥주 생각이 간절하지만 참는ㄴ다.
큰재에서 숲길을 따라 내려와 정민에게 전화한다.
3반이었던 진성이가 따라와서 같이 냄비라면을 사 주었다.
난 소내장탕을 먹었다.
막내가 목욕가자 하여 마트에서 세일하는 바지 두 개를 사고
매월동에 가서 목욕하고 친구가 하는 후원식당에 가서 돼지갈비에 소주 한잔을 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