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의 싹을 틔운 아역 배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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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배우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나홀로 집>의 맥컬린 컬킨처럼 깜찍한 외모로 천진난만하면서 엉뚱한 아이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와, <아이엠 샘>의 다코타 패닝처럼 어리지만 성숙하고 조숙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 그렇다면 영화 <피아노>에서 홀리 헌터의 딸, 플로라를 연기했던 안나 파킨은?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 트로피를 양말 서랍 안에 숨기고 싶을 만큼 어린 소녀가 아카데미로부터 관심을 받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스스로 세상을 차단한 엄마와 세상과의 소통을 이어주는 플로라를 그녀는 담담하고 차분한 듯하지만,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으로 연기했다. 물론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았던 나이에 캐스팅되었다는 것은 그녀에게 행운일 수 있었지만 그것은 단지 하나의 기회에 불과했다. <피아노>를 시작으로 그녀는 해마다 한 편 이상의 영화에 착실하게 출연해왔다. 어린 시절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대부분의 아역 스타들이 부모의 이혼이나 약물 중독 또는 스캔들에 휘말리는 것과 달리 그녀는 영화마다 색다른 캐릭터를 선보이며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흔히 아역 스타들이 광고 포스터에 자신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등장하는 것을 동경하는 것과 달리 그녀에겐 영화가 전부였던 모양. 부모와 대리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 스스로가 시나리오를 선택한다고. 그리고 작품성에 있어서 영화계는 물론 팬들의 관심까지 받았다는 점은 그녀가 나이에 비해 연기를 이해할 줄 아는 성숙함을 지녔음을 알게 해준다. “난 연기를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연기를 할 뿐이다”라는 말처럼 그녀는 스타가 아닌 배우로서 성장해온 것이다. | |
연기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배우
filmography 엑스맨 2(2003) 다크니스(2002) 25시(2002) 파인딩 포레스터(2000) 올모스트 페이머스(2000) 엑스맨(2000) 쉬즈 올 댓(1999) 워크 온 더 문(1999) 레이즈(All that Rages)(1999) 헐리벌리(1998) 아미스타드(1997) 제인 에어(1996) 아름다운 비행(Fly Away Home)(1996) 피아노(1993) biography 이름 Anna Helene Paquin 생년월일 1982년 7월 24일 출생지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팩 키 168cm 좋아하는 색상 그린 취미 첼로 연주, 노래, 사진 가족 부모님과 5형제 중 막내 관심분야 프랑스 회화, 채식 학교 2000년 콜롬비아 대학 입학 수상경력 1993년 LA 영화 비평가협회 <피아노> 여우 조연상 1994년 아카데미 시상식 <피아노> 여우 조연상 수상 (아카데미 역사상 최연소 수상 타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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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간사하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여배우는 아름답지 않을 것이며, 아름다운 여배우는 연기력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니 연기력과 아름다움을 모두 갖춘 배우에게는 이러한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법. 사람들은 누군가의 장점보다는 허물을 캐는 데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아붓게 마련이다.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특별한 루머가 없다는 건 결국 그녀의 아름다움과 연기를 모두 인정한다는 것은 아닐는지. 거기에는 가십이나 루머에 있어서 다른 스타들에 비해 그녀가 그리 흥미로운 소재가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능한 오랫동안 연기를 하고 싶다’는 그녀는 영화 작업을 할 때가 아니면 가족과 함께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특별히 언론이나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던 것. 행여 팬들이 그녀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 머그컵 등의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그녀는 팬들을 위한 어떤 쇼맨십도 보이지 않는다. 그녀를 캐스팅하려는 감독들 역시 그녀가 흥행 보증수표나 상업적 마케팅이 뛰어나지 못한 배우라는 점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캐롤 발라드 감독은 단지 그녀가 <피아노>에서 연기했던 모습만 보고 <아름다운 비행>의 주인공 에이미 역으로 캐스팅했으며 많은 감독들 또한 그녀의 연기로 인해 함께 작업하기를 바랐다. 흔히 언론 노출을 삼가는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열정이 카메라 앞에서는 투사적으로 비춰질지 모르나 그녀는 그런 연기자 또한 아니다. 연기를 위해서는 자신의 아름다움마저 기꺼이 희생한다. 인간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서 거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그녀를 주목하고 기억하며 많은 것을 기대하기에 그녀를 캐스팅하려는 감독들은 그녀에 관해서는 그 어떤 이야기도 듣지 않으려 한다(자신이 좋아하는 배우가 극중에서 죽는 등의 결말을 팬들은 결코 좋아하지 않으므로). 조용하지만 엄청난 흡입력을 가진 아름다운 배우가 바로 그녀이다. | |
연기와 함께, 평생 걸어갈 배우
<피아노>를 거쳐 <아름다운 비행>을 기점으로 그녀의 영화 작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녀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역은 아니지만 영화계에서 알아주는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주얼 서스펙트>와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로 영화 2세기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떠오른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엑스맨> <엑스맨 2>를 함께 작업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다호> <2 다이 4> <굿 윌 헌팅>의 구스 반 산트 감독의 <파인딩 포레스트>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아미스타드>, 카메론 크로의 <올모스트 페이머스>에서도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녀는 “플로라는 내가 했던 거짓말보다 훨씬 많은 거짓말을 했다”고 말하면서 플로라의 공격적이면서도 상처받기 쉬운 캐릭터를 이해했으며, “그녀가 자신을 옹호하지 않았다면 누구도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며 완벽하게 어린 제인 에어가 되기도 했다. ‘어떻게 보일 것인가’보다는 ‘어떤 시나리오인가’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이나 캐릭터에 대한 이해력이 놀랍다. 이제 연기 경력 10년차가 되는 그녀가 두 편의 영화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전작 <엑스맨>에 이어 또 한번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을 보여줄 <엑스맨 2>와 절대 절명의 두려운 존재는 어둠이라는 걸 이야기하는 <다크니스>가 그것. 특히 <다크니스>에서는 자칫 심심하게 묻혀버릴 수 있는 역할이 그녀의 연기로 인해 가족들의 비현실적인 모습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데 한몫 단단히 하며 다시 한번 배우로서의 기대감을 걸게 한다. 우리 나이로 스물세 살. 그녀의 화려한 이력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충분히 연기력을 꽃피울 수 있는 나이다. 그래서 어린 소녀에서 성숙한 성인이 된 그녀의 연기가 기대되는 건 당연할지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