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에 짓눌린 존재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몰상식한 일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두려움에 빠지는 순간 생존이 위협 받는 상황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는 낯뜨겁고 황당한 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입니다.
남성들은 이 두려움을 이기고 극복하여 목숨을 건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사회적 역할을 실행해야 하는 동물입니다. 그렇기에 두려워도 두렵지 않은 척 남들에게는 자신의 두려움을 숨겨야만 한다고 배우게 되죠. 두려움을 가장 효과적으로 숨기는 방법은 쌘척하는 것인데 분노의 힘을 빌려 오히려 상대를 위협함으로써 자신의 두려움을 숨기는 방법입니다. 그러니 분노한다는 것과 두려워한다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군종장교로 근무할 때 작은 강아지 한마리를 키웠습니다. 이 작은 놈이 얼마나 사나운지 큰 풍산개가 와도 먼저 으르렁거리며 저를 지키겠다고 애쓰는 모습을 봤습니다. 결국 그 풍산개에게 물려서 뒷 다리가 구멍이 나는 상처를 입은 적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이 작은 강아지가 참 용감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군대를 전역한 후 연구소 옥상에서 진도개 두 마리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름이 무심이와 원심이인데 두 마리를 데리고 공원에 산책을 나가면 흥미로운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조그만 개들이 무심이와 마주치면 일단 깜짝 놀라서 뒤로 주춤 물러섭니다. 그리고는 무심이는 가만히 있는데 작은 개들이 미친듯이 짖어대죠. 그럼 그 소리에 영향을 받아 한번이라도 짖을만한데 무심이는 이름대로 무심하게 쳐다도보지 않습니다.
무심이가 겁이 많은걸까요? 무심이가 짖을 줄 모르는걸까요? 작은개가 용감한 건가요?
전 군대에서 인연되었던 강아지가 용감한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짜 용감한 개는 무심이었어요. 시끄럽게 자주 짖는 개는 용감한게 아니라 오히려 겁이 많았던 것이고, 짖지 않다가 가끔 묵직한 한방을 날리는 개들이 정말 용감한 개라는 것을 몰랐던 것이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저기 끊임없이 공격적인 태도를 뿌리며 다니는 사람들은 결코 용감한 것이 아니라 겁이 많은 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은 다른 존재에게 약자로 보이면 짓밟힐 것이 두려워 스스로를 강하게 포장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로써 전형적인 외강내유한 유형이죠. 진짜 용감한 사람들은 왠만한 상황에서는 화를 내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평온을 지키는 사람들로써 전형적인 외유내강의 유형이죠.
겁이 많아 용감한 척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두려움에 꽉 차 있기 때문에 오직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성격을 형성하기 쉽습니다. 그렇게 두려움에 휩싸인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몰상식한 짓들도 서슴치 않죠.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든 상관하지 않고 행동합니다.
항상 쌘 척 하느라 상대방을 몸과 말로써 위협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이런 겁쟁이들은 행복을 붙잡기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저런 겁쟁이를 당신이라면 좋아할 수 있겠나요?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남의 행복을 짓밟는 이는 원한의 사슬에 얽매여 원한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날아라 슈퍼보드>에서 저팔계의 이런 노래 가사는 참 유명합니다.
"나는 나는 저팔계~ 왜 나를 싫어하나?"
왜 싫어할까요? 싫어할만한 짓을 하니까 싫어하겠죠? 이기적이며, 쌘 척하고, 타인을 생각할 줄 모르는 어리석음에 휩싸인 겁쟁이를 세상의 누가 좋아해줄까요? 만약 자신의 주변에 원수 같은 사람들이 참 많다고 생각하신다면 반드시 점검해보셔야 합니다. '내가 그 많은 사람들에게 원수처럼 행동하지는 않았는가?' 두 손바닥이 마주쳐야 박수소리가 나는 것이기에 일방적으로 원수라는 소리가 나올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더군다가 그 원수가 참 많다면 당신이 원수 같은 짓을 세상에게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는 증거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겁쟁이입니다. 깨달음을 이루어 자아의식에 얽매이지 않는 성인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겁쟁이입니다. 자아가 존재하는 한 두려움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냥 자신의 두려움을 인정해보세요. 이제 쌘 척은 그만하는거에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허세는 중학교 2학년 남자 아이들의 특징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그 허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그것은 비정상입니다. 이제는 그 두려움을 인정하고 진짜배기 용기를 연습해보세요.
아무리 쌘척해봐야 돌아오는 것은 원한뿐입니다. 쌘척하느라 어리석게 저지른 짓들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고, 타인을 공격해서 스스로 이익을 추구하는 그 아귀 같은 태도가 원한의 늪속에 우리를 빠뜨립니다. 그러니 이제 그냥 겁나면 겁난다고 인정하세요. 막 짖는 겁쟁이 개가 아니라 늠름한 진도개의 모습처럼 이제는 진짜배기 용기를 가져보세요.
스스로를 솔직하게 평가해보는 용기가 첫 걸음입니다. 겁 먹지 말고, 스스로의 민낯을 마주보시고서 이제 허세의 거품을 쭉 빼버리세요. OK?
첫댓글 쌘척하지 않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