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류토피아 여름휴가, 대만 타이베이(台北市)
(42) 노릇노릇 바삭바삭 닭날개 안에 볶음밥 가득,
스펀의 명물 닭날개볶음밥(雞翅包飯)과 치킨 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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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등마을 스펀을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 중 하나인 '닭날개볶음밥'! 스펀의 길거리는 관광지 아니랄까봐 각종 먹거리를 판매하는 노점이 기찻길을 중심으로 꽤 길게 늘어서있는데,
그 중 가장 큰 인기를 얻는 음식이 바로 이 '닭날개볶음밥((雞翅包飯-계시포반)'이다.
이 지역엔 여러 닭날개볶음밥 전문점이 있다.
사실 스펀 역 제일 앞에 위치한 가게가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유명한 가게였는데,
그 곳엔 사람이 지나치게 많아 거기를 피해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다른 가게를 찾게 되었다.
사람이 적은 것도 그렇지만, 일단 먹고 갈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우선이었기에, 안에 자리가 있는 걸 보고 바로 입장.
닭 날개부위의 뼈를 발라낸 뒤 그 안에 볶음밥을 가득 채워넣고 오븐에 한 번 굽고,
그릴에 다시 한 번 구워내어 위에 맛있는 양념과 깨를 듬뿍 뿌려 낸 닭날개볶음밥은
식욕이 나지 않는 이 무더위에도 불구,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모습만으로도 사람의 식욕을 자극한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닭날개볶음밥은 마지막으로 깨를 듬뿍 뿌려 마무리한 뒤 봉투에 담아 손님에게 나간다.
닭날개볶음밥 오른쪽에 소시지처럼 생긴 건 '치킨 롤' 이라는 스펀의 또다른 길거리 음식.
실내에 자리가 단 한 곳 있어 잽싸게 들어가 의자를 차지. 닭날개볶음밥(65NTD - 약 2,500원) 두 개, 그리고 치킨 롤 3개(100NTD - 3,800원)를 주문했다.
타들어갈 듯한 무더위라 스프라이트 두 병도 주문. 매장 안에는 별도의 정수기 같은 게 없어 차가운 물을 마시고 싶다면 음료를 따로 주문해야 한다.
음료가 아마 30NTD인가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튼 주문하는 데 전혀 부담없는 금액.
살짝 눌어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노릇노릇하게 익은 닭날개볶음밥(雞翅包飯). 크기는 닭다리 한 개 크기보다 좀 더 큰데, 편의점에서 파는 점보닭다리 정도 크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표면이 굉장히 바삭바삭한 로스트 치킨 같은 느낌으로 양념에 발라져 익은 것이 특징.
한국에서도 백화점 등지에서 닭날개볶음밥을 파는 곳이 몇 군데 있다는데, 아직 먹어본 적이 없다. 여기서 먹어보는 닭날개볶음밥이 처음. 과연 무슨 맛일까 상당히 기대하며 한 입 물어보았다.
바삭한 닭고기 껍질과 살 안에 볶음밥이 들어있는데, 밥과 바삭한 치킨의 조합이 안 어울릴 리 없잖아... 밥은 한계일지도 모르겠지만, 갓 볶아낸 볶음밥처럼 고슬고슬한 식감을 기대하긴 좀 어렵지만
삼계닭 안에 찹쌀을 가득 채워넣은 것처럼 알차게 속이 꽉 차 있어 겉을 감싼 치킨을 반찬삼아 먹기 매우 좋고
또 밥이기 때문일까, 하나를 먹어도 상당히 든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밥 자체보다도 양념을 발라 바삭하게 구운 닭껍질의 표면이 훨씬 더 매력적이었다. 다만 이런 바삭한 매력은 안에 밥을 채워넣어 더 도드라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일반 치킨을 먹었더라면 이런 껍질의 바삭함을 받아들이는 느낌이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
닭날개볶음밥과 함께 받은 치킨 롤. 가격은 3개 100NTD. 치킨 롤은 꼬치에 꿴 소시지와 상당히 유사하게 생겼는데, 역시 굉장히 바삭하게 표면을 익힌 것이 특징.
어제 화시지에 야시장에서 먹었던 소시지에 비해 크기는 그리 크지 않다. 어째 표면이 살짝 말랐다 싶을 정도로 바삭하게 익은 걸 보니 속에 육즙을 많이 가두었을 듯한 느낌인데...
빙고...! 바삭한 치킨 롤 표면 안에는 촉촉한 닭고기살이 듬뿍!
어제 먹었던 소시지 못지않게 쥬시한 육즙이 기름과 함께 줄줄 흘러내리는 닭고기 속살의 식감이 정말 매력적이다.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모범적인 구운 소시지의 표본을 보여주는 듯한 치킨 롤은 개인적으로 닭날개볶음밥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던지라, 타이완에 가면 꼭 한 번 먹어보라고 적극적으로 권해주고 싶은 맛이다.
날씨가 더워 입맛이 없으면 어쩌나 했지만, 역시 나에게 그런 건 있을 수 없어(...)
더운 날씨 때문에 음식이 좀 더 자극적인 맛으로 조리되었는데,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던 닭날개볶음밥과 치킨 롤.
크기가 아주 크지 않으니 시원한 탄산음료와 함께 가볍게 식사 대용으로 먹어도 좋을 것이다.
매장 한 쪽에서는 할아버지 한 분이 오븐에 닭날개를 올려놓고 열심히 초벌구이를 하고 있었다. 저렇게 생 닭날개 안에 밥을 채워넣은 뒤 오븐에 여러 개 올려놓고 굽는 거구나...
처음 이 가게로 들어왔을 땐 위와 같이 손님이 없이 좀 한산한 분위기었는데,
나중에 다 먹고 나가려니 여기도 치킨 롤과 닭날개볶음밥을 사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서있는 것을 봤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긴 줄을 서는것은 물론 밖에서 직사광선 쬐며 땀과 섞인 닭날개를 먹어야 했겠지.
인생은 역시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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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을 구경한 뒤 다시 역으로 돌아가기 전 스펀역 바로 앞의 닭날개볶음밥의 인파가 많이 빠졌길래, 여기서 닭날개볶음밥을 한 번 더 먹어보기로 했다. 확실친 않지만 아마 이 가게가 스펀에서 제일 잘 나가는
닭날개볶음밥집인 듯. 처음 역에서 내렸을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직원도 가장 많았다.
물론 인파가 완전히 빠졌다는 건 아니다. 여전히 손님들은 꾸준히 오고 있어 가게 앞은 북적북적. 아쉽게도 이 가게는 먹고갈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없어 테이크아웃으로 길거리에 서서 먹어야 한다.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한국어 안내가 메뉴판에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닭날개 맛은 두 가지. 김치 초두부 맛, 그리고 볶음밥 맛. 가격은 좀 전에 먹었던 가게와 동일한 65NTD.
저기서 말하는 '초두부'는 아마 '취두부'를 말하는 것 같은데, 아직 취두부 냄새에 익숙치 않기 때문에
좀 안전하게 '볶음밥 맛' 을 선택하기로 했다. 베이컨, 야채, 계란이 들어갔다면 적어도 취향 갈릴 일은 없을테니까.
매장에서는 직원이 바쁘게 닭날개볶음밥을 구워내고 있다. 인기 있는 가게답게 좀 전 가게에 비해 더 능숙한 손놀림으로 수십 개의 닭날개를 동시에 굽고 있었다.
저렇게 많이 구워놓아도 관광객들에 의해 빛의 속도(?)로 팔려나가니 정말 장사 잘 되는 집.
다 구워진 닭날개볶음밥은 위에 깨를 듬뿍 뿌린 뒤 봉투에 담아 손님들에게 나간다. 막 구워져나온 거라 굉장히 뜨겁기때문에 종이봉투에 담아 먹을 때 떨어뜨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매장 테이블은 아니었지만 다행히 근처에 벤치 빈 자리가 있어 거기 앉아 맛을 보기로 했다.
워, 좀 전 가게보다 깨도 더 많이 뿌리고 훨씬 노릇노릇하게 익혔는데...! 살짝 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절묘하게 익힌 정도가 확실히 인기 있는 가게는 비주얼도 다르구나 싶었다.
분명 좀 전에 먹었던 닭날개볶음밥도 맛있었지만, 이 쪽의 닭날개볶음밥이 완성도가 훨씬 높았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닭고기살 안에는 파, 계란, 베이컨 등을 넣고 볶아낸 볶음밥이 가득 들어있어
진짜 제대로 된 볶음밥을 먹는 듯한 풍미와 맛이 익숙하면서도 또 바삭한 닭껍질과의 조화가 매우 훌륭하다.
게다가 아까 먹은 닭날개볶음밥과 치킨 롤, 여기에 닭날개볶음밥을 하나 더 추가하니 한 끼 식사를 한 듯 충분히 든든.
이렇게 맛있는 닭날개볶음밥이라면 초두부 맛이라는 것도 한 번 먹어볼 걸 그랬나...
첫 날, 만족스럽게 마셨던 애플 시드라도 근처 가게에서 하나 구입. 기름지고 자극적인 닭날개볶음밥에 달콤하고 시원한 탄산음료와의 조합이라니... 이거이거...;;
여름의 타이완은 정말 살 찌기 좋은 위험한 동네, 까딱 정신줄 놓다가는 큰일나는 곳이야.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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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 2일차 =
= 3일차 =
(42) 노릇노릇 바삭바삭 닭날개 안에 볶음밥 가득, 스펀의 명물 닭날개볶음밥(雞翅包飯)과 치킨 롤
2018. 10. 15 // by RYUN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