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 토끼
-사계절 / 박주혜-
책가방에 토끼를 들고 학교에 간 깜찍한 주인공.
주인공은 가방안에 자신이 아끼는 토끼를 넣어 데리고 간다. 다행히 토끼는 소리를
내지 않으니 들킬 일은 없다.
그러나 밖으로 나온다면?
주인공은 어느 날 학교 교실에 귀여운 토끼를 가방에 넣어 갖고 간다.
가방에 있어야 할 토끼는 수업중에 가방에서 나와 무서운 담임선생님
발 밑으로 들어 간다.
이 토끼는 온갖 풀을 잘 먹지만 신기하게도 숫자를 잘 먹는 재주가 있는 토끼다.
마침 이날 무서운 담임선생님은 단원평가를 보려고 숫자가 잔뜩 들어 있는 문제를 만들어 오지만
그 숫자를 토끼가 맛있게 다 먹어 버리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날 시험을 못 보게 된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수업 중에 토끼가
교단앞으로 뛰어갈 때 아이들은 혹시나 왕도도 선생님께 걸릴까봐
조마조마 하다. 그리고 아이들은 합심하여 토끼를 왕도도 선생님으로부터 토끼를 사수하게 된다.
선생님께 들키지 않고 무사히 토끼를 구한 반 아이들은 모두 한 편이 된다.
수업은 끝나고 아이들은 이날 기쁘게 집으로 돌아간다.
이 이야기는 길지 않은 이야기다.
앙증맞은 혹은 응큼하기 짝이 없는 아이들 행동에 슬며시 미소지으며 웃을 수 있다.
어린 시절 난 항상 작은 곰 인형을 들고 학교에 갔었다. 인형을
항상 쓰고 간 마스크 위에 눞혀 헤먹인냥 눕혔다.
선생님에게 들키지 않고, 내 짝에게만 살짝 보여준 내 곰 인형. 그 곰인형은 언제나 나와 학교를 다닌 셈이다.
책가방 토끼는 나에게는 정말 있을 법한 이야기다. 나도 그렇게 했을
것 같다는 생각.
아마 아이들도 이 책가방 토끼를 읽는다면 한 번쯤 모두 집에 있는 반려 동물들을 몰래 데리고 학교에
가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동화는 저학년 동화다. 간결한 에피소드로 짜여진 저학년 동화로 그 눈 높이에서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동화란 생각이 든다.
저학년 동화는 고학년 동화와 달리 말이 안 되는 이야기도 천연덕스럽게 얘기 해야 하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
작가가 의심하지 않아야 독자도 의심하지 않는다. 작가가 말도 안 되는 얘기에 의기소침해서 소극적으로 글을 쓰다간
독자에게 들키면 이미 그 글은 그 역할을 잃고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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