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담중 못낸 교부금 전부 다 내야 하나

[안 엘리지오]

 냉담중 못낸 교부금 전부 다 내야 하나 

박병준 신부

▲문=저는 한동안 성당을 다니지 않고 냉담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다시 성당에 나가게 됐는데 어떤 분이 냉담 중에 내지 못했던 교무금을 단 얼마만이라도 내야 된다고 하셨어요. 솔직히 지금 제 형편이 좋지 않은데 그동안 못냈던 교무금을 내야 합니까 

∇답=개신교 교회는 십일조라고 해서 수입의 십분의 일을 정기적으로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당은 꼭 수입을 기준으로 교무금을 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일단 신자가 되겠다고 영세를 받을 때 이미 교회에서 요구하는 것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한 것 중에 하나가 매달 교무금을 내겠다는 것도 포함되기 때문에 신자의 의무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금액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하신 분의 경우는 어떤 사정에 의해 한동안 성당을 나오지 않고 있었으니 교무금 또한 당연히 매달 내지 못했을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사실 냉담자가 교무금을 낼 정도면 그건 이미 냉담자라 얘기하지 않죠.

마음도 편치 않고 여러가지 형편이 좋지 않아서 성당도 안 나가고 기도도 안하고 그랬던 거죠 이제 다시 신앙생활을 하려고 하면 어떤 분들은 냉담기간 동안에 안냈던 것을 다만 얼마라도 내라 이렇게 얘기하지만 사실은 안 내도 괜찮습니다.

그동안 고해성사 안봤던 것을 봐야하고 어떤 이유가 됐든지간에 신앙생활을 게을리했는데 이제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니까 마음 편하기 위해서 그동안 못낸 것을 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같은 질문은 잘해주셨어요. 물론 그동안 밀린 교무금을 얼마라도 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준 분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선의에 의해 해 준 옆사람의 말로 인해 혼자서 그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해서 다시 성당에 나오려던 마음을 도로 물리는 일이 없게 되길 사제로서 염려하는 것입니다.

비록 말해준 사람이 선의로 또 열심인 마음으로 해 준 충고라도 일단 자신이 그것을 받아들이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될 경우는 지금처럼 사제에게 물어 확실한 답을 찾는 것도 현명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