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朴慶) / 내가 살아 있으니
내가 살아 있으니
내가 세상 끝에
내가 살아 있으니
삶에 지친 날 알아주겠지
내가 살아 있으니
지나 온 길 흔적이라도
내가 살아 있으니
나의 뜻 알아 주겠지
깃발 없는 내 인생
새벽 없는 나의 기도
잘려 나간 나의 꿈
나를 위해 노랠 불러 줘
아 ~
아 ~
내가 ~
내가 ~
언더그라운드 가요 컴필레이션인 우리 노래 전시회를 통하여 데뷔하여
1990 년에 발표한 박경(朴慶)의 첫 독집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으로,
자연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삶에 대한 그의 고뇌를 잘 나타낸
포크 음악으로 채워져 있는 유작 앨범 중에 실려 있는 곡입니다.
한 때 그룹 '들국화'에도 몸 담았었던 짚시와 같은 삶을 살다간
가요계의 기인이라는 故 박경(朴慶)의 유작 앨범을 문득 꺼내어 들어 보다
이미 세상을 떠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그가 부르는
"내가 살아 있으니"라는 노래가 웬지 공허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앨범 중 "울면 안돼" 와 이 곡이 귀에 들어 와
두 곡을 골라 봤습니다.
박경(朴慶) / 울면 안돼
하늘에 떠 가는 조각달
바람에 밀려 가는 저 구름들
세월에 묻혀버린 외로운 우리들
들녁에 노을이 물 들고
바람에 흔들리는 저 나뭇잎들
이 밤이 지나면 우리는 어디로
울면 안돼 울면 안돼
울지는 마 울지는 마
울면 안돼 울면 안돼
울지는 마 울지는 마
이 밤이 지나면 우리는 우리는
이 밤이 지나면 우리는 어디로
그가 세상을 떠나기 한 달전 쯤, 경기도 고양시 원당이라는 곳에 있던
그즈음 제가 가끔 들렸었던 막걸리를 주로 팔던
<맘보집> 이라는 주점의 주인이 음악을 좋아하여
주로 70 년대 포크 가요와 추억의 팝송을
레코드로 틀어 주곤 했었는데
거기서 주인과도 친분이 있었던 가수 '박경'과
잠시 술자리를 함께 한 적이 있었습니다.
주인이 '울면 안돼'라는 이 노래를 틀어 놓고는
이 친구(박경)가 부른 노래라며 소개하여 인사를 나누었었는데,
그때 이미 박경은 병색이 짙은 초췌한 모습으로
곧 수술을 할 예정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얼마 후 들렸더니
결국 박경이 가고 말았다며 가지고 있던 '박경'의 유작앨범 CD 2 장 중
한 장을 나에게 주어 지금도 소중히 보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고양시 일산 신도시 개발로 사라진지 오래인
예전 경의선(서울 ~ 문산)이 지나는 백마(百馬)역 건늘목 근처에
<백마화사랑(百馬畵舍廊)>이라는 민속 주점이 있어
개발 전 그 근처에 살았었기에 서울의 친구들이 찾아 오면
몇 번인가 그 주점에서 막걸리를 마신 적도 있는데,
박경이 이 앨범을 낼 때 백마화사랑 주인과 그 곳에서 종사하던
여러 식구들의 도움도 받았었나 봅니다.
그 외 앨범 작업에 참여한 뮤지션으로는 그룹 들국화의 멤버들
(손진태, 주찬권, 최구희)과 그룹 11월의 멤버들(조준형, 김효국),
김두수, 김목경, 김광석, 이종만 등... 국내 언더그라운드의 내노라하는
뮤지션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녹음 연주에 참여해주신 분들과
'칼 짧은 로마의 병사'처럼 용감한 百馬畵舍廊 김원조 주인장,
김목경, 강산에, 섬의승희, 백마화사랑 식구
정석, 대원, 영희, 은희, 성열, 주방 아줌마들,
사랑스런 토토에게 감사드린다."
그의 수수한 인사말이 앨범 뒷면에 수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