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은 우리 아파트에 알뜰 시장이 서는 날이다.
3000세대가 사는 아파트 상가는 일차 상가와 중앙 상가 있고
삼층 건물 지하에 마트가 있다.
나는 우리 집에서 가까운 중앙 상가를 자주 이용한다.
한 때 번영하던 지하 상가가
이마트와 하나로,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상인들이 하나 둘 지하 상가를 떠났다
지금은
몇 몇 상인들만 남아 영업을 한다.
어쩌다가 상가를 내려가면
텅 빈 것 같고 썰렁한 기운만 감돈다
오늘처럼 알뜰 시장이 열리는 날은 상가는 거의 사람이 없다.
상가 아줌마들은 난로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TV만 열심히들 보고있다.
내가 가면 서로 뜨거운 차를 마시고 가라고 붙잡는다.
어떤 날은 무밥을 했다고 억지로 수저를 쥐어주며 밥도 먹여준다.
그렇게 10년이 넘다보니 한 형제, 아니 친정처럼 편해졌다.
고추조림이 맛있게 되었다고, 신김치가 많아 부침이를 했다고,
동지 팥죽을 쑤었다고 불러낸다.
오늘은
저녁 5시가 다 되어 가는데
야쿠르트 아줌마가 춥다고 상가에서 라면을 같이 먹자고 붙잡는다.
지하상가에 작은 간이 식당이 있어 라면도 팔고 밥도 판다
텅텅 비어있는 상가에 우리 둘이서 온기를 넣어 주고파
귤과 뻥튀기를 가지고 내려갔다.
비가 오는 날이나. 바람이 부는 날
아니면 오늘처럼 추운 날
뜨거운 라면을 후후 불어 가면서 나무 젓가락으로 한 입씩 먹는 맛!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도 더 맜있다는것
우리님들도 아실런가??
<덧붙이는 말>
아파트 소식이 늦는 편이다
알뜰 시장이 안 서는 것 같아
경비에게 물어보았더니
2012년부터 알뜰 시장이 없어졌단다
첫댓글 아침에 잠깐 슈퍼에 다녀오는데
얼굴이 얼어버리는 줄 알았다
추운 탓인지
아직까지 상가상인들은 나오지 않고
슈퍼만 문을 열었다
맛깔나는 문장으로 소소한 일상을 들려주셔서 카페가 더 따뜻해집니다.
이렇게 함께 마음나누며 살아요 우리.
답글 고마워요
수필다운 글을 써야하는데
짧은 글을 쓰다보니
글의 내용이 깊지 않아
많이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