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흑백티비로 관제방송을 시청하던 젊은 시절,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통로는 시사화보지인
'라이프지'와 비록 보수편향이지만 생활의 감동스토리와 깨알같은 정보가 수록된
'다이제스트'란 미국잡지가 있었다.
특히 그중에서 '라이프지'는 선명한 대형칼라화보가 시선를 압도하고 한장의 사진에서
숨은 그림 찾듯이 압축된 모든 것을 음미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노년이 되어서 '라이프지'를 주제로한 영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되었고 잡지의 모토도
알게 되었다.
"세상을 보고,무수한 장애물을 넘어,벽의 뒤를 보고,더 가까이 다가가,서로를 알아보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라이프지의 모토
주변의 모든 일에 소심하고 내성적이며 공상가이기 까지한 월터라는 사람이 있다.
유명한 사진잡지 '라이프 지'에서 잡지에 실릴 사진을 관리하는 주인공 '월터'가
어느날 출근하니 회사가 매각되어 인터넷 잡지사로 바뀌고 그는 해고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는다.
16년간 잡지 커버사진을 보내주던 세계적인 사진사 '숀'이 잡지사가 망한다는 소식에
자신의 최고작품이라는 25번째 사진을 커버로 쓰라면서 지갑과 함께 동봉하여 보낸다.
그러나 봉투에 25번째 사진은 없었다.
짤릴 위기에 놓인 월터는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사진을 찾으려고 떠돌이 사진작가,
숀이 있다는 그린란드로 떠난다.
이때부터 숀을 만나기 까지 공상모험영화에나 있을 법한 엄청난 역경이 기다리는 여정을
떠나게 된다.
우여곡절,천신만고 끝에 그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인간이 되어 돌아온다.
숀이 월터에게 보낸 사진은 월터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고,
그사진은 버렸던 지갑 속에 있었던 것이다.
드디어 아프가니스탄의 눈덮힌 험준한 산에서 숀과 만나게 된다.
눈표범을 기다리며 카메라 앵글에서 눈을 떼지 않던 그에게 드디어 표범이 나타 났지만
그는 사진을 찍지 않는다.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않아. 그저 그순간에 머물고 싶을 뿐이지."
라고 말 하면서 앵글을 통해서 응시만 한다.
작년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와 함께하는 삶은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고 여름가을이 지나가고
다시 겨울을 거쳐 일년이 윤회하여 봄이 오고야 말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발이 묶이고 언로가 막히면서 수동적인 삶에서 아무리 주체적인 삶으로
전환하려해도 코로나로 고립된 지난 일년은 유난히 때로는 춥고, 때로는 덥게만 느껴졌다.
IMF에 버금가는 역대급 재난을 겪으면서 마라톤동호회 활동은 삶에 의미와 행복을 한번 더
되새기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사람의 삶은 영화나 소설의 주인공보다 더 흥미진진하거나 처절하다.
코로나는 어느날 갑자기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월터"처럼 무지막지한 삶의
소용돌이로 몰아 넣었다.
많은 고난의 행로를 헤쳐 나가야 하지만 우리에게는 각자 치유할 수있는 능력이 조금밖에 없다.
나는 마라톤동호회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역경을 보다 쉽게 극복하여 어느날 갑자기 삶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월터'가 찾던 25번째 사진이 '숀'이 동봉하여 보낸 그의 지갑에 있었듯이 마라톤동호회에 몸담고
있는 것만으로 행복은 동호회 그자체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동호회라는 울타리에서 무었을 찾아내어 한건 올리겠다거나 이득을 보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냥 동호회의 관계망 속에 내몸을 던져서 즐기다 보면 행복은 자연스럽게 그렇게
얻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숀의 마지막 말 "그저 그순간에 머물러 가만히 있어야 해.알았어?"라고 한 것 처럼.
지금도 어뗜 사람들은 치열하게 전설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땅의 감촉,땅의 향기를 맞으면서 쉴멍 놀멍 뛸멍으로 사부작 사부작 여유을 엮어가기도 한다.
마라톤 세계에서는 90%의 땀과 10%의 신의 계시로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서브3의 꿈을 안고
몸을 담금질하여 이루어낸 주자도 영웅이고,제한시간을 넘기지 않으려고 사투를 벌이면서
뛰는 주자도 영웅이라는 것은 굳이 체코의 마라톤 영웅 '에밀 자토페크'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된다.
오늘은 금년 1/4분기를 마무리하면서, 코로나로 심신이 지쳐 갈 때에도 마라톤 지존의
꿈을 키우며 구슬땀을 흘리던 사람들을 이자리에 끌어내어 기억하고 짚어 보고자 한다.
1.이용근(61년생,환갑)
2014년 동마 첫 서브 /2;55:02
2014년 춘마 2;49:21 달성
2019년 춘마 2;42:04 최고기록 달성
현재 풀코스 60회중 서브3달성 55회, 239목표로 열훈중.
*마라톤 고수세계에서 환갑진갑 다 지난 나이에 239를 향해 펄펄 뛰어 다니면서
후계자(임용식)양성까지 열일하고 다님
*매스컴에도 자연스럽게 편승하면서 수마클 전도사 역활을 함.
2.임용식(74년생 ,범띠)
2020.11.15 고용노동부장관기 대회 2;46;40,
2021.03.27.경툭2기 2000m 레이스에서 서브7(6분30초)달성
*전혀 마라톤과 관계없이 살 던 사람이 수마클 가입 1년도 안되어 첫 풀코스에 도전,249달성.
매니아 동호회에서 아마도 전무후무한 기록일 것으로 추정됨.
*특히 3월27일 레이스는 맞바람 강풍과 언덕코스의 악조건을 극복한 기록임.
*수마클 뿐만 아니라 전국구 강자로 바로 등극한 현재 가장 핫한 사람.
*착하고, 핸섬하고, 말도 잘하는 무결점의 치명적인 매력 소유자로 수마클 간판스타급임.
2020.11.15. 주로에서.
서브3 뒷풀이
3.어철선(56년생,원숭이띠)
2018.11.14 JTBC 마라톤 500회주
2020.12.25 공원사랑마라톤 600회주 달성.
*현재 수마클에서 풀코스를 가장 많이 뛴 사람.
*토요일에 마라톤대회 뛰고 다음날 일요일에는 골프를 치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운동후에는
말술을 즐기는 두주불사형으로 유명함.
*최근에 100대명산 완등도전을 와이프와 같이 시작하였슴.
*매주 최소 한번은 풀코스 뛰면서도 기록은 4시간10분대를 유지하는 거구에 만만치 않은
체중의 호걸형임.
2018.3.동마 주로에서.
4.강신오(56년생,원숭이띠)
2003.5.18. 런너스페스티벌 4;12:22 기록으로 첫 풀코스완주.
2019.3.19.동마 300회 완주.
현재 368회 완주,3시간20분대 초반 기록으로 매주 공원사랑마라톤대회 1위 고정주자.
*주력 18년중 거의 1/2의 기간을 해외에 체류하였슴에도 불구하고 매주 마라톤대회 참가.
2019.3 동마 단체사진.
2019.3.동마 주로에서.
5.손문희(60년생,쥐띠)
2007.4 수마클 가입.
2007.9.철원DMZ마라톤 첫풀 4:50 기록
2015.3 동마 3;43 최고기록 수립
2020.12. 공원사랑마라톤 4;20 풀코스 100회 완주
2021.2월. MBN 천기누설에 출연.
*수마클 여성주자중 이명희님에 이어 2번째 풀코스 100회 달성.
*살아 온 인생여정이 인간승리임(천기누설에 상세소개)
*술자리에서 한수 접고 까불면 아작남.
2019.11. .JTBC 중앙마라톤 주로에서.
6.정수해(50년생,범띠)
2009.11.1 중앙마라톤 4;35 첫풀
2011년 수마클 가입
2012~2019년 울트라 100키로 10회완주(70세 청남대100키로)
2021.3.공원사랑마라톤 3;58;50, 72세 서브4 달성,풀코스 28회 완주.
2019.11.칠순기념 청남대 울트라마라톤대회 출발선에서.
2021.3.공원사랑마라톤 서브4 역주.
2021.3. 공원사랑마라톤 서브4 피니시 직후의 감격.
(날머리)
2021.3.27. 2000m주 피니시 직후의 임용식님. 곁에서 안타깝게 지켜보는 한민숙님.
첫 풀코스 완주의 기쁨,이동규님.
"모험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이것은 우리가 이미 모두 알고있는 교훈이다.
나는 이격언을 더 확장시켜본다.시작하지 않으면,아무 것도 경험하지 못하고 아무 것도
배울수 없으며 아무 것도 이룰수 없다.출발선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정거장 중의 하나다.
그것을 회피해서는 안된다.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아무 발전없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다 결국은 나락 속으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
/'달리기가 가르쳐 준 15가지 삶의 즐거움'중에서-'앰비 버풋' 저.
사무엘 베게트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면 우리 인간은 크나 큰 목표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지나고 보면 아무 것도 한 것이 없고,무언가를 계속 기다리는데 결국에는
그게 뭔지도 모르는채 외롭고 고독하게 살다 가는 존재라는 메세지를 남겨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픔은 피할 수 없지만 고통은 선택하기에 달렸다'는 일본의 마라토너
작가 '무라키미 하루키'의 조언에 따라 마라토너들은 기꺼히 고통을 선택하게 된다.
인생에 마라톤이라는 이름의 고통을 안겨주면 어느 단계에 이르러 육체적인 고통이 없어지고,
"나는 뉘기?,지금 뭐하고 있지? 어디로 가고있지?" 하는 모든 행위가 머릿 속에서 사라진다.
"나는 달린다.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만 남게된다.
풀코스 피니시를 통과하고 나면,고통 속에 맛보는 희열이 상상할 수 없는 크기로 다가온다.
머릿 속에는 풀코스 한건 했다는 생각 말고는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피니시라는 것은 그저 한단락을 매듭진다는 것일 뿐,대단한 의미가 없다는 기분이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하면서 다음 대회를 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마라톤에 빠지게 되면 의미없이 흘러가던 삶이 그때그때 한단락 매듭지어 가는
의미있는 삶으로 바뀌어 간다.마음은 고요하지만 의식은 살아서 꿈틀거린다.
나는 오늘도 동호회원들과 함께 가뭇없는 목적지를 향해 달려간다.
목적지가 어디냐고? 그건 모른다. 어느 고도를 향해 그냥 달려 갈 뿐~
가민시계의 이어폰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이 귀를 때리고 어느덧 심장의 박동과 싱크로 된다.
달려라 달려라 달려라 하니!
(끝)
피에수:사진과 마라톤 신상정보 공유를 허락해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꿈이 있고 열정이 있는 삶은 어떤 것이라도 위대하며 활력이 넘침니다.그리고 젊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