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1970년대까지만 해도 도시전체가 음울한 무채색이었다
키 낮은 하꼬방들이 어깨동무 하듯 탄가루를 뒤집어 쓴채 의지하듯 기대어있고
길거리에 나와 노는 아이들, 흐르는 개울도 까망색깔이었다
이 일대는 우리나라 주요탄전인 삼척탄전지대를 이루며
주변에 함태탄광, 삼척탄좌, 정동탄광, 어룡탄광등과
그외 크고 작은 탄광들이 개발되었다
1940년대 일제 강점기때부터 무연탄 수송을 위해
철암선(철암-묵호), 55년에 영암선, 62년 황지선등 70년대 고한선, 백산삼각선등
계속적으로 무연탄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대량수송을 위해 철도길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곳이다
70년대 당시 태백, 고한, 철암, 고한, 사북, 정선등의 모습은
암울한 세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았다
80년 4월 21일 ~ 24일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동원탄좌(주) 사북광업소
광부들의 총파업을 일으켰다
이른바 "사북사태"다 섭씨 40도가 넘는
지하막장과 열악한 근로조건과 노동조합의 어용성등 불만들이 표출한 것이다
당시 어용노동위원장인 이재기가
광산노동조합연맹 전국지부장회의에서 결정된 42.7%의 임금인상을 무시하고
4월 15일 회사측과 비밀리에 20% 인상에 합의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에 광부들은 즉시 "위원장 사퇴", "임금인상"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농성중인 광부들을 향해 경찰차를 그대로 들이밀어 광부 5명이 경찰차에 상해을 당하자
이에 흥분한 광부들은 사북읍으로 가두진출했고
경찰과 무력충돌하면서 4월 22일 오후 2시경 사북읍을 완전히 장악했다
4월 24일 대책위원회와의 2차협상에서 11개항에 합의함으로써 파업은 종결되었으나
5.17비상계엄 전국확대조치로
70여명의 광부, 부녀자들이 경찰과 군대에 의해 연행되고
40여명이 구속된 사건이었다
이제 태백시는 탄가루 날리는 까망도시를 탈피하고자
해발고도가 높은 것을 관광자원으로 많은 사람들을 끌어드리려 노력하는 듯 하다
태백시 한가운데 위치한 "황지"이다
금대봉 남쪽 기슭의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태백시 화전동 용수골의 용소에서 솟아나와 낙동강의 시발점이라지만,
황지가 523km 낙동강의 발원지라고 얘기한다
그런가 하면 태백시 창죽동의 검룡소는 한강의 발원지이다
한도시에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를 같이하고 있다
백두대간 제30구간인 "금대봉(1,418m)"에
비가 내려 남쪽사면으로 굴러 떨어진 빗방울은 낙동강으로 흘러 내려가고
북쪽사면으로 떨어진 빗방울은 검룡소로
흘러들어가 한강으로 흘러내려가는 엇갈린 운명(?)이 된다
태백시 가운데 황지는 아무리 들여다 봐도
낙동강의 발원지 치고는 리얼한 느낌이 없다
주변이 모두 건물로 쌓여있어 실감이 나지 않는 것일까
시시한 황지를 뒤로 한채 함백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태백시 소도동과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경계에 있는 함백산(1,573m) 백두대간에 솟아있으며
그 주위에는 태백산(1,567m),
장산(1,409m), 백운산(1,462m), 대덕산(1,307m), 매봉산(1.303m),
조록바위봉(1,087m)등의 높은 산들이 솟아있다
북서쪽 사면을 흐르는 계류들은
정선군 사북읍을 지나 동강과 만나는 동남천으로 흘러들고
서남쪽의 계류들은 정선군 상동읍에서
옥동천으로 흘러들어 남한강과 합류된다
태백산 석탄박물관을 스치며 만항재에 올라섰다
휴게소라고 있기는 한데 컨테이너박스로
만들어져 초라하고 이곳 저곳으로 비포장도로 뚫려있다
휴게소옆 북서방향으로 난 오프로드는
질운산 "꽃꺽기재(화절령)"로 향하는 길이지만
강원랜드에서 바리게이트로 막아버렸다
중간에 바리게이트만 없다면
중동면 직동리 또는 강원랜드로 가는 해발 1,000m 이상의 고원을
좌우로 내려다 보며 가는 환상적인 오프로드 코스일텐데
침만 꼴깍꼴깍 넘어간다
함백산으로 가려면
이 만항재(1,340m) 정상에서
정암사 방향으로 100여m 내려가다 우측으로 난 도로에 들어서면
바로 길이 Y자로 갈라진다
갈림길에서는 우측이 "태릉선수촌 태백분소"라고 써있고
좌측은 아무런 안내가 없다
그렇지만
바로 아무런 안내가 없는 곳이 함백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저멀리 산꼭대기 아스라한 곳에 송신소 철탑들이 보인다
노면은 평탄한 시멘트도로라서 일기가 좋은 날은 승용차 통행도 가능하다
눈이라도 내리면 오프로더에게는 험로의 즐거움이 생길 것이지만
길가에 아직도 남은 잔설을 보며 상상을 해본다
해발 1,000m 넘는 이곳은 앙상한 나무가지뿐이다
오르는 중간 주목의 군락지임을 알리는 팻말들이 수시로 보인다
웬지 신성하게 느껴지는 "주목" 700m~2,500m 고도에서
다른 나무의 그늘 밑에서 자라며 70~80년이 되어도
키가 10m 지름이 20cm를 넘지 못한다 성장은 느리지만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고 말하는데에서 알 수 있듯이
생명력이 강하여 죽었다고 생각되는 가지에서도 새순이 나온다고 한다
정상으로 오르며 죽은나무가지 같은것은 전부 주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지막 함백산 정상을 향하는 길은 제법 경사가 가파르다
드디어 정상을 오르니 밑에서 보던 구조물들의 정체가 밝혀졌는데
문패에 "KT중계소"라고 붙어있다
이길은 이 중계소 때문에 만들어졌고
나는 그 덕분에 애마를 끌고 손쉽게 올라왔지만 욕심 같아선 오프로드로 놓아두지 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앞선다
정상을 알리는
표석에 함백산은 한자로 세로 1.572.9m는 가로로 쓰여있다
서쪽으로는 바라뵈는
백운산, 매봉산과 북쪽으로는
백두대간의 연장선상인 중함백산, 남쪽으로는 태백산이 보인다
일몰이 압권이라는 함백산 정상! 날씨가 맑으면 얼마나 좋을까
일진이 사나와 하필이면 황사현상 심한 날을 골라서 찾아 왔으니 ㅉㅉ
정상에서 황사현상으로 가물가물한 산 밑을 내려다보니
올라온 길이 구절양장이고 동남방향으로
태릉선수촌 태백분소 일부가 보이고 주변 모든 것들이 내 발밑에 있다 (2 end)
첫댓글 황지는 내가 우리시아버님께 귀에 못이 박듯이 들어서 알고 있는곳인데..... 그옛날 거기 산판에서 목재 실어오던곳이라서.....
이제 좀 알겠네..너의 시집이 나무 하고 관련이 깊으시구나..
우리시집은 제재소울남편은 원목수입.....
나두 생각나 강릉갈때..삼척, 정선, 지날때에 개울물이 검을정도고..차창밖 세상이 온통 검은색...생철지붕의 허름한 집들조차도 오통 구공탄 색깔들이...글을 읽으며.. 그것 조차도 내고향 산천 이므로 그립고 정간다..
조그만 땅덩어리 이지만 많은 산들과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우리 나라는 사계절과 함께 때때로 변화할줄 아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지. 요즘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는데 자연의 아름다움을 잘 지키는 것도 해야할 큰 몫이겠지. ridge의 여행기 너무 생생해서 네가 운전하는 차에 같이 타고 있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