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소리는 사랑스럽게 들린다. 서로 좋아해서 듣는다. 노래를 잘 부르려면 잘 들어야한다. 영어를 잘하려면 잘 들어야 한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은 그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연의 소리는 잘 다듬어지는 언어와 같다. 그걸 잘 표현하는 사람은 문인이라 하는 데 우리가 살아갈 보편적 가치인 것이다. 봄은 조용히 들으라 한다. 자두 꽃 피는 모습을 보면 귀가 열 개라도 부족하다.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귀가 열린다. 꽃이 피는 열정은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열정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모든 힘을 쏟아부어 꽃을 피운다. 나무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열정의 소리가 들린다. 또한 그 아름다운 열정을 부단히 힘쓴 사람들이 많다. 봄은 그런 사람들을 찬양한다. 자두 꽃이 한창 피었는데 그리운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밤이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창 피었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곤 했는데 지금은 봄꽃들만 피어있다. 봄꽃은 내 안에서 선율을 켠다. 봄의 소리를 잘 듣다 보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게 된다. 내 안에 아름다운 선율은 입으로 시인을 해야 잘 다듬어진다. 봄노래를 많이 부르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봄의 꽃들은 각양각색이다. 길거리에 벚꽃과 산에 피는 산벚꽃은 약간 다르다. 며칠 늦게 핀 산벚꽃은 연한 잎과 같이 나온다. 멀리서 보면 푸른 꽃잎처럼 보인다. 자두꽃도 마찬가지다. 꽃 옆에 연한 잎이 있어 꽃나무 전체로 보았을 때 푸른 꽃나무다. 청초함이 그냥 그대로 서있다. 자두꽃 옆에 있는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사는 세월이 길다 보니 꽃을 좋아하게 된다. 순수하고 깨끗한 자두 꽃처럼 될 수 없을까 하며 봄의 소리를 듣는다. 산뜻한 봄날은 우리를 여전히 새롭게 만든다. 그동안 삶의 무게를 지고 걸어왔던 힘든 짐을 내려놓는다. 청초한 자두 꽃 아래서 무엇인가 기다리는 사람이 되자. 고집스러운 지난 세월을 버리고 현재 문득 설레이는 사람이 되자. 꽃을 바라보는 사람은 뒤 보습도 아름답다. 두근거리고 설레는 맘은 기다림의 연속에서 나온다. 청초한 나무는 현재진행형이다. 꽃잎과 연한 잎들 사이에서 아름다운 시간을 기다린다. 쓸쓸한 눈빛은 오히려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듣는다. 내 안에서 음악을 켜고 콧노래를 부른다. 자연의 소리도 음가가 있다. 그 흐름에 따라 작곡가는 노래를 만든다. 그럼 자두 꽃은 어떤 음을 낼까. 8음에서 파와 시를 뺀 음들로 이루어 진 것 같다. 이 음들은 슬프기도 하면서 탈춤의 리듬이다. 자두 꽃 옆에서 명랑한 미소가 보인다. 우리는 그 인연과 인연 속에서 살고 있다. 수선화 줄지어 피어있는 골목길에서 환한 웃음소리를 듣고 있다. 청초한 자두꽃 자태를 보면서 새롭게 웃음 짓는 미소가 어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