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추웠던 날이기도 했고
석유도 떨어져 난방이 안 되어 교회에 있던 꽃나무가 얼었다.
지난해에 비닐 작업을 했는데 바람이 불어 대부분 뜯겨 나간 상태였다.
날 풀리면 작업하려고 미루다가
결국 손실을 보고서야 뜯긴 비닐을 덧씌우는 작업을 마쳤다.
교회 실내를 영상 5도로 맞추어 놓았으니 추울 때는 석유 한 말이 족히 쓰였다.
겨울이면 매번 겪는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영하가 계속되니 난방비가 만만찮다.
이제 큰 추위는 지나가서 벌써 봄이 온 것 같은 날씨라 마음은 놓인다.
전기요금이 지난달의 두 배나 나왔지만
그나마 창문 비닐을 작업한 후부터 기온이 올라 다행이다.
이왕 할 일이면 미룰 필요가 없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봄 같은 겨울이니 현관 옆으로 꽃밭도 다듬고
화분이며 쌓아둔 허드레 나무도 정리하면서 봄맞이 준비나 슬슬 해야겠다.
닭장 바닥에 쌓인 똥도 치우고 꽃밭의 마른 검불도 걷어낼 생각이다.
찬찬히 둘러보면 할 일이 많지만 느긋하게 하나씩 해결할 생각이다.
그런데 말씀에 너희도 명령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의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할지니라 하였다.
월동 준비도 못 하는데
받은 명령을 어떻게 다 행하고
더더구나 무익한 종이라 고백할 수 있을까?
시골이라고 너무 안분지족하며 느슨하게 목회하는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부름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라며 찬송함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받은 명령이 무엇이며 무엇을 행하였고
아직 남은 할 일이 무엇인지 깊은 묵상을 해보라고 하신다.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의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눅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