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This study aims to investigate the impact of wide use of digital technology, in particular, the Internet, on innovation process and corporate strategy in electronics industry. The introduction of digital technology has changed innovation process, business model and organi-zational structure of the electronics companies. With the wide use of digital technology, the entire value chain of electronics industry from procurement, sales, and marketing to R&D and manufacturing has been restructured. This paper examine how digital technology has changed firms' behaviors in various areas through e-commerce, virtual reality and simulation, the rise of a new type of firm called EMS (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s), and etc. Amidst these changes building up innovation-friendly organization has emerged as a critical concern for firms. Due to the striking decrease of transaction cost, a network type of organization has proliferated, and a business function turns into a modular organization. As a whole, digital technology has pushed electronics firms into developing their own business model, which takes consideration of standardization of business platform and their core competency.
키워드: 인터넷, PC산업, 가전산업, 기술혁신, 디지털기술
1. 문제제기
인터넷이 등장하고 대중화되면서 이의 상업적 잠재력이 주목되어온 이래 인터넷은, 한편으로는 전적으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기업의 사업방식 및 산업구조를 변화시켜 왔다. 인터넷 등장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면서 미래에는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질 것이라 예측하였다. 그러나 미국 나스닥시장의 폭락에 이어 국내 코스닥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많은 닷컴 기업들의 연이은 도산과 수익모델의 빈곤이 지적되며, 보다 거시적으로는 미국경제의 성장둔화 등과 신경제에 대한 회의적인 평가들이 등장하면서 일각에서 인터넷 거품론이 제기되었다. 현재 거품이 제거되면서 인터넷과 e-비즈니스의 영향에 과대한 평가가 사그러지고 냉정한 평가가 시도되고 있다.
인터넷이 기업의 사업방식이나 산업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논쟁중이다. 인터넷을 정보통신기술의 진화라는 맥락에서 파악하고 기존 정보통신기술과의 연속선상에서 인터넷의 부가적 영향력을 강조하는 소극적인 입장에서부터, 인터넷의 개방성 및 쌍방향적 특징은 경제의 기본 틀을 바꾸는 변화를 유발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정보통신기술의 영향력과는 질적으로 구분되는 것으로 파악하는 입장까지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그러나 인터넷과 신경제에 대한 가장 보수적인 입장에서조차도 인터넷을 기업 조직내부의 역량강화나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에 주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의 영향에 대한 초기의 과대평가가 수그러들고 있기는 하지만 누구도 인터넷 및 이를 대표로 하는 디지털 기술의 영향이 결코 작은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이미 인터넷을 기업활동에 활용할 것인가 활용하지 않을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단계는 지나가고, 이윤 및 가치 창출이라는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에 입각하여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기술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관한 논의가 최근 e-비즈니스를 둘러싼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예컨대 포터 (Michael Porter)에 의하면 인터넷은 기업의 경쟁우위에 두 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orter, 2001). 기업운영상의 효율성 (operational effectiveness)을 증대시킬 수 있고 기업의 전략적 위치 (strategic positioning)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인터넷으로 인한 거래비용의 감소로 기업의 부품구매, 생산, 판매 등의 과정이 효율적으로 재구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경우 특정 기업이 디지털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이 고안하거나 도입한 기업운영상의 장점, 예컨대 조달, 생산, 판매 등의 효율화를 위한 각종 모델이 인터넷상의 표준화로 인해 쉽게 다른 기업에 전이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수익창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온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고객에게 경쟁자와는 다른 독특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 전략적 위치의 측면에서는 인터넷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보면서 기업의 전략적 선택에 맞추어 인터넷이 적절하게 활용될 경우 해당기업의 경쟁적 우위가 강화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인터넷을 대표로 하는 디지털기술을 운영상의 효율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기업의 전략적 위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기술의 활용과 기업활동 및 산업구조의 관계는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이제까지 인터넷을 활용한 기업의 활동가운데 전자상거래 (e-commerce)가 가장 주목받아왔다. 현재까지 e-비즈니스에 대한 분석은 주로 인터넷 비즈니스의 대표적 형태인 온라인 상거래에 초점을 맞추어 이의 현황, 성장 가능성, 산업별 그리고 개별기업의 전략,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상거래 모델의 소개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인터넷이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전자상거래에 국한되는 것이 아님은 이미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기업의 인터넷활용 범위는 현재 광범위해지고 있는 바, 부품구매이나 판매 부문을 넘어 R&D 및 생산부문을 포함하여 전체 비즈니스 플랫폼을 인터넷에 기반하여 구축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본 논문이 이러한 e-비즈니스의 외연적 영역의 확대와 함께 중요하게 강조하려는 것은 디지털기술의 영향을 혁신의 관점에서 관찰하고 분석하여야 할 필요성이다. 가령 전자상거래의 경우도 상거래 모델의 유형적 분석이나 현황 및 추이 분석을 넘어, 이것이 기업 간 관계나 기업내부의 재조직, 나아가 기업의 지식창출 및 혁신과정에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는지, 실제로 이의 등장으로 산업 구조가 어떻게 바뀌어 가고 있는지의 관점에서 연구되어야 한다. 본 논문은 디지털기술이 기업의 혁신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기업조직 및 전체 산업구조를 어떻게 바꾸어 가고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2. 연구의 이론적 배경과 범위
2.1 연구의 이론적 배경
가. 신기술의 등장과 경제체제의 변화
극소전자, 컴퓨터의 등장을 필두로 하는 정보통신기술 발전에 기반하여 새로운 경제체제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논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Freeman and Perez, 1988). 예컨대 기술혁신과 자본주의의 장기적 경기변동의 관련성에 주목했던 슘페터의 입장을 계승하고 있는 기술경제 패러다임논의에 의하면, 어떤 종류의 기술변화는 단지 새로운 종류의 제품, 서비스, 산업을 출현시킬 뿐 아니라 경제전반에 걸쳐 심대한 질적 변화를 가져왔다고 주장된다. 이에 따르면 면화/선철, 석탄, 철강, 석유에 이어 1980년대 이후 반도체 칩은 경제사회체제의 구조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주요 요소 (Key factor)로 부각되어 정보통신기술영역을 넘어 전체 사회 경제체제의 변화를 촉발시켜 나아가고 있다.
새로이 주요 요소로 등장한 기술의 이점을 충분히 살린 이념형적 경제주체 (ideal type of productive organization)의 정립은 새로운 기술경제패러다임이 성립되는 과정의 핵심으로 이해된다. 즉 새로운 주요 요소의 활용을 극대화하여 기업 및 공장수준에서 최적 (best prac-tice)의 조직형태, 노동력재구성 (new skill profile in the labor force), 새로운 제품군 (new product mix), 지속적인 혁신, 투자의 새로운 지리적 배분, 소규모 혁신적 기업의 등장, 새로운 형태의 소비 및 분배패턴 등 광범위한 내용을 담는 새로운 기술경제패러다임이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기술경제패러다임으로 불리는 이들의 논의에 따르면 현재 마이크로칩에 기반한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정보집약적 경제주체가 출현하고 있다. 이는 흔히 네트워크 기업(network firm)으로 불리며 이 안에서 설계, 경영, 생산, 마케팅 부문이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연계되고 있으며 이러한 통합 (integration or systemation)은 종래의 기계화 내지 자동화의 개념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논의는 현재까지 경제체제 전반의 변화를 일반론 수준에서 개괄적으로 전망할 뿐 구체적으로 개별기업이나 산업 내부에서 진행되는 변화를 세밀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나. 디지털기술과 혁신연구
현재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디지털기술은 거래비용의 감소를 통해 혁신활동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거래비용의 감소라는 측면을 넘어 지식과 조직의 디지털화가 가져오는 광범위한 혁신 활동의 변화에 대한 기존 연구가 그리 많이 진행된 것은 아니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혁신이 언제, 왜,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다양한 설명이 존재하여 왔다. <표 1>은 혁신과정에 대한 지배적인 모델을 시기에 따라 다소 도식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특히 디지털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시기의 혁신모델인 5세대 모델에 의하면 이미 혁신의 3세대 모델 이후 주요하게 인식되어 왔던 혁신과정에 있어 R&D, 고객, 생산 등 다양한 부문들간의 연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며 특히 프로토타입 시뮬레이션 모델링이나 공급자와 사용자가 함께 제품을 개발하고 설계하고 생산하는 통합된 CAD/FMS (computer aided design/flexible manufacturing system) 등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혁신의 전산화 (electro-nification of innovation)로 인해 혁신이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그리고 유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관찰되고 있다.
아울러 정보처리 능력의 획기적 향상이, 혁신의 중심이 되는 연구개발활동 자체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예컨대 인간 유전체 연구로 대표되는 바이오 인포메틱스라는 새로운 영역의 연구개발활동은 대규모의 생물학적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해내는 것이 연구개발의 핵심적인 내용을 구성하므로 컴퓨터 성능의 향상이 없이는 이루어 질 수 없었다는 것이다.
기술혁신과정의 전자화 내지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은 혁신과정에 투입되는 기술 및 지식이 표준화된 요소들로 잘게 나뉘어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되고 이들이 필요에 따라 다양한 조합으로 재구성되는 것이다. 즉 지식과 기술이 창출되고 확산되는 과정에 디지털기술이 널리 활용됨에 따라, 지식과 기술의 디지털화 및 모듈화의 방법과 영향에 관한 논의가 혁신연구의 주요한 주제로 제기되고 있다 (박동현, 2000).
<표 1> 혁신 모델의 변화
세대
references
주요내용
1세대
Technology Push
Carter and Williams (1957)
simple linear sequential process,
emphasis on R&D,
market is a receptacle for the fruits of R&D.
2세대
Need Pull
Myers and Marquis (1969)
simple linear sequential process,
emphasis on marketing,
market is source of ideas for directing R&D,
R&D has a reactive role.
3세대
Coupling Model
Mowery and Rosenberg (1978)
sequential, but with feedback loops,
push/pull combinations,
R&D and marketing more in balance,
emphasis on integration at the R&D/marketing interface.
4세대
Integrated Model
Clark and Fujimoto (1989)
parallel development with integrated teams,
strong upstream supplier linkages,
close coupling with leading edge customers,
emphasis on integration between R&D and manufacturing,
horizontal collaboration.
5세대
Systems Integration and Networking Model
Rothwell (1992)
fully integrated parallel development,
use of expert systems and simulation modelling in R&D,
strong linkages with leading edge customers,
strategic integration with primary suppliers,
emphasis on corporate flexibility and speed of development,
horizontal linkages, joint ventures, collaborative research
programs.
출처: Rothwell(1992)에 기반하여 재구성.
지식의 부호화 (codification) 및 모듈화와 관련하여 현재 여러 수준에서 논의가 진행중에 있다. 일군의 학자들은 현재의 디지털기술이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종류의 지식, 특히 형식지 (explicit knowledge) 이외의 암묵지 (tacit knowledge)의 부호화를 촉진하여 새로운 지식의 창출 및 확산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학자들은 지식창출과정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암묵적인 지식은 매우 발달된 디지털기술에 의해서도 형식화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형식화된 이후에도 자유자재로 결합이 가능한 모듈로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Steinmueller, 2000; Cohendet and Steinmueller, 2000; Cowan et als. 1999).
즉 지식을 어떤 방식으로 잘라 모듈화 및 재구성할 것인가, 지식이 어느 한도까지 형식화 될 수 있는가는 하는 문제는 디지털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문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포함한 디지털기술이 다양한 종류의 정보 및 지식을 교환 가능한 모듈로 만드는 과정을 촉진하고 있고 이것이 기업내외에서 지식창출 및 확산을 활성화해 나가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혁신과정에 다양한 주체들이 보다 깊이 상호 관련됨에 따라 혁신 친화적인 조직 의 형성이 또 하나의 주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미 많은 선진 기업들이 기업활동의 핵심적인 부분을 제외한 여타의 기능을 아웃소싱하고 있으며 네트워킹을 통해 다양한 기능들이 연계되고 있어 기능에 따라 혹은 핵심역량에 따라 조직이 모듈화되고 이러한 조직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방식으로 기업조직이 변화해 가고 있다. 즉 디지털기술은 지식창출 및 확산이나 혁신과 관련하여 지식의 모듈화와 동시에 조직의 모듈화도 함께 촉진하고 있다 (Foss, 2001).
현재 디지털기술로 인한 혁신활동의 변화는 혁신의 전산화, 대규모 정보의 신속한 처리를 중심으로 하는 연구개발 활동의 부상, 지식과 조직의 모듈화 등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되고 있다.
다. 전자상거래와 e-비즈니스 논의
많은 연구자들이 e-비즈니스가 단계적으로 진화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굴뚝 (brick and mortar)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인터넷 비즈니스가 간단한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브로셔웨어에서 시작하여 온라인 상의 판매 구현, 기업간 거래와 커뮤니케이션 단계를 넘어 기존 오프라인기업의 전 가치사슬을 온라인의 효율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재형성하는 e엔터프라이즈의 단계로 발전하여 왔다고 주장된다. 가령, Arther D. Little의 보고서에 따르면 e-비즈니스 진화는 3단계를 거쳐왔다. 즉 1단계에서는 전통적 사업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독립적으로 웹사이트를 구성하는 등 소규모의 온라인화 시도가 이루어 졌다. 2단계에서는 웹사이트를 기업의 기존 활동 영역 즉 판매나 구매 부문과 연결하여 활용하고 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 안에서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등 기업의 일부 사업 영역과 온라인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루어 졌다. 3단계에 들어서면 기존 가치사슬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체의 재구축이라는 관점에서 e-비즈니스를 추진하게 된다 (Kerkhoven et als., 2000). e-비즈니스의 진화 단계에 상응하여 혁신활동의 내용이 변화되어 왔다. 즉 초기 단계에서는 마케팅이나 유통채널 부문을 중심으로 혁신이 이루어지다가 점차 고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하는 과정 및 전체 사업모델 자체의 혁신으로 e-비즈니스 상의 혁신의 중심이 이동하여 왔다.
2.2 연구의 범위
현재 e-비즈니스의 전개과정을 보면, 기존 기업들은 고유의 핵심역량에 기반하여 비즈니스 플랫폼을 인터넷을 중심으로 전환하는 e-transformation을 진행하는 한편, 인터넷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닷컴 기업들은 기존 오프라인 기업들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이 지배적인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본 논문은 전통제조업체들의 e-transformation의 시각에서 전자산업, 특히 가전과 PC (personal computer) 부문에서 진행중인 다양한 온라인화 방식들을 정리하고, 전자산업내 기업들이 디지털 기술을 혁신의 관점에서 어떻게 도입 및 활용하고 있는지,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이 전자산업을 어떻게 변모시켜가고 있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디지털기술의 도입으로 변화는 크게 네가지 수준-연구개발, 부품구매, 생산 및 제조, 판매 및 마케팅 등 기업의 주요 기능 영역 차원, 개별 기업 차원, 특정 산업 차원, 전체 경제구조 차원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각 분석수준은 서로 유기적으로 관련되는 것이지만 산업별 혹은 전체 경제구조상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기능별 및 기업별 디지털화에 대한 분석이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본 논문에서는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기능별 그리고 기업차원에서 현재 눈에 띠는 디지털화를 찾아 소개하고 이러한 변화가 산업이나 경제 구조 전체에 함의하는 바를 논의해 보고자 한다.
변화의 내용은 언급된 바와 같이 디지털기술의 도입으로 인한 혁신활동의 변화와 관련된 사례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다. 전자상거래는 디지털 기술 도입의 대표적인 사례이면서 전통기업 및 전체 전자산업의 진화를 이끌어내는 혁신적인 잠재력을 안고 있는 (현재 협업이라는 형태로 부분적으로 실현되기 시작하고 있음) 부문이므로 먼저 전자산업의 전자상거래 도입 현황과 이것이 유발하고 있는 혁신과정의 변화를 고찰할 것이다. 계속해서 연구개발 및 생산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의 활용과 혁신활동의 변화, 디지털 융합으로 인한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의 출현, 네트워크화 및 모듈화로 표현되는 기업의 조직 혁신 과정을 살피고, 마지막으로 전자산업의 분업구조와 사업 모델의 다양화 등의 변화가 소개된다.
디지털 경제의 진전으로 인한 산업 전환 (industrial transformation)의 사례 연구로 전자산업이 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예컨대 챨스 파인은 “클락 스피드”라는 그의 저서에서 각 산업은 상이한 속도로 진화하는데 진화의 속도가 비교적 빠른 산업을 대상으로 삼아 연구를 하면 전체 산업이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인지를 파악하는데 유리하다고 주장하였다 (파인, 2001). 즉 생물의 진화 연구에서 흔히 수명이 대단히 짧은 초파리를 대상으로 삼아 10년 동안 수 백대의 유전적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것처럼 산업의 진화속도를 이해하기 위해 산업의 초파리인 컴퓨터산업을 고찰하면 유용하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관찰해 볼 때 1940년대 중반이후 시작되어 80년대 이후 급속히 발전해 온 컴퓨터산업은 당시 주요 기업인 IBM이 오픈 아키텍처 (open architecture)와 모듈식 제품설계를 채택한 이후 산업발전의 주요 구도가 결정되어 현재까지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체 사슬을 주도하는 양태로 발전되어 왔고 현재 아웃소싱에 의존하는 모듈식 제품설계는 자동차, 선박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전자산업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의 도입 및 활용이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분야라는 경험적 증거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예컨대, 전자상거래가 가장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는 미국에서 업종별 기업간 전자상거래 현황을 살펴 볼 때 전자 및 컴퓨터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고 기계, 석유화학, 제지산업 등 제조업 부문에서도 전자산업이 제품설계, 조립, 검사 등 각종 영역에서 신기술을 가장 활발히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Dodgson외, 2001).
한국의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1970년대 이후 전자산업은 경제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고 2000년 현재에도 전체 수출의 36% (가전,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포함)를 차지하고 있다. 즉 산업의 전략적 중요도나 상대적으로 빠른 진화의 속도를 고려할 때 전자산업은 디지털 경제의 진전으로 인한 기업 및 산업의 변화 연구를 위한 의미 있는 대상으로 생각된다.
3. 전자산업의 디지털 전환: PC와 가전의 사례를 중심으로
3.1 전자상거래
전자산업의 경우 다른 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전환 가운데 가장 주목받아 온 것이 전자상거래의 도입과 확산이다. 인터넷의 상업적 잠재력이 인식되면서, 자사의 홈페이지나 온라인쇼핑몰을 통한 제조업체와 소비자의 직접거래 채널 증가 등 인터넷에 의한 유통․판매가 확산되어 왔다. 초기 전자상거래가 B2C 의해 활성화되었다면 현재는 B2B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초기 B2B는 EDI (Electronic Data Interchange)를 기반으로 하여 중개자 없이 개별기업들 차원에서 기업 간 전자상거래가 이용되는 폐쇄적인 성격을 띤 반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B2B는 가상시장 (e-marketplace)을 형성하여 적은 비용으로 다수의 거래자를 참여시킬 수 있는 개방적 성격을 띠는 점에서 대비되고 있다.
기존의 가상시장은 중립적인 독립업체가 업종별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형태가 주종을 이루었다. 전자산업에서도 전자부품을 중심으로 독립적인 제3자에 의해 NECX, Questlink, Netbuy 등과 같은 B2B 사이트들이 만들어져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산업내의 주요 오프라인 기업들이 직접 가상시장을 형성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즉 동일업종내 주도적인 기업들이 컨소시움을 형성하여 대규모의 가상시장 (Industry Sponsored Marketplace)을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전자산업에서 컨버즈 (www.converge.com: 삼성전자를 비롯해 미국의 컴팩․휴렛팩커드․퀀텀․AMD, 일본의 히타치․NEC․캐논, 대만의 타퉁 등 참여)나 e2open (www.e2open.com: 대만의 에이서, 히타치, IBM, LG전자, 루슨트, 마쯔시다, 도시바, 솔렉트론 등 참여)은 전자산업내 주요 기업들이 함께 만든 대표적인 전자부품 가상시장이다.
전자산업 관련 가상시장은 꾸준히 증가하여 현재 산업내에서 극심한 경쟁 상태를 보이고 있다. 산업구조와 제품특성에 따라 유망한 가상시장 모델이 다르게 예측되는데 전자산업의 경우 제품의 교환가능성이 높고 산업구조가 어느정도 공고화되어 있어 컨소시움 형태의 가상시장이 가장 유망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Davenport, 2001). 이미 독립된 제3자에 의해 설립된 많은 가상시장들이 없어지거나 다른 부류에 합병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즉 Netbuy는 폐쇄되고, NECX는 ehitex (converge의 전신)와, Questlink는 ChipCenter와 합병되었다. 전자산업내 오프라인 주요기업과 어떤 형태로든 연결된 가상 시장만이 경쟁력을 유지하며 살아남고 있는 추세를 관찰할 수 있다.
B2B가 어떤 형태를 띠던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를 위한 협업 (collaboration)체계 구축이 본격적인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공개 가상시장과 전자조달체제를 도입한 개별기업들이 전자상거래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거래 기업들끼리 동일한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이 늘어나며 전자부품의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웹기반 표준 구축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로제타넷 (RosettaNet, www.rosettanet.org)이다. 로제타넷의 목적은 산업내 개방적인 e-비즈니스 표준을 만들어 업체간에 거래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현재 400여개 이상의 전자, 반도체, IT 산업의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공통의 비즈니스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글로벌 거래 대상자간의 공통의 비즈니스 언어 및 중심적인 프로세스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정부연, 신일순, 2001).
나아가 B2B를 거래관계의 효율화와 거래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추어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제공을 통하여 기업간 협업을 촉진시키는 커뮤니티의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하고 커뮤니티 내에서의 상호작용이 개별기업의 조직 및 관행을 변화시키는 주요한 요소라고 주장되고 있다. 실제로 전자산업내 많은 가상시장들이 현재 협업관련 서비스 제공을 확대해가고 있다. 즉 가상시장안에서 기업들이 제품개발 및 디자인을 위해 부분적으로 협력하거나 공동으로 시장 예측 자료를 만들어가고 있다. 즉 전자상거래는 단지 부품 및 제품의 판매나 부품구매 과정을 온라인화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판매 및 구매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의 조달과정 자체를 재구성하게 하고 기업간 관계도 바꾸어 가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촉발하고 있는 변화는 연구개발, 생산, 고객관리 등 다른 영역에서 꾸준히 진행되어 온 디지털 전환과 서로 역동적으로 결합되어 가면서 산업내 기업간 관계 및 산업구조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3.2 연구개발 및 생산의 디지털 전환
이미 인터넷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정보통신기술은 연구개발과 생산과정에 광범위하게 활용되어 왔다. 즉 CAD, CAM, CIM 등으로 불리는 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이나 제조 등은 전자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컴퓨터 네트워크와 가상현실 기술의 발전이 급속화되면서 최적화 (optimization), 시뮬레이션, 시스템통합 (system integration) 등을 통한 연구개발 및 제조 과정의 디지털 전환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디지털기술이 발전하면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시뮬레이션 기술이다. 시뮬레이션은 막대한 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뿐 아니라 3차원CAD, 가상현실 기술 등을 도입하여 이를 알아보기 쉬운 형태로 재생산해 낼 수 있는 컴퓨터기능의 향상 없이는 발전될 수 없었다. 즉 컴퓨터가 기존의 연구개발과정 중의 노동 집약적인 부문들을 전산화시켜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해 낼 수 있게 됨에 따라 소위 e-factory를 구축하여 실험 비용의 감소, 불확실성의 감소를 통한 R&D 목적의 명확한 추구, 창의성 증대 등의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실제로 가전기업들은 Digital Mock Up (DMU) 전략을 채택하여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때 제품의 특성과 생산과정, 이를 뒷받침하는 조직 편성 과정을 시뮬레이션으로 처리하고 있다. 디지털 모델은 연구개발 및 생산 과정에서 유연성을 가지는 (digital flexibility) 표준적인 기제 (standardizing device)의 역할을 한다. 즉 디지털 모델은 지식창고 (knowledge repositories)나 중계 (intermediaries)의 역할을 하게 되며 결국 디지털 모델을 중심으로 인식공동체 (epistemic communities)나 실행공동체 (communities of practice)가 형성되고 있다 (D'Adderio, 2000).
온라인을 통한 제품개발 및 생산이 이루어지면서 과거에 기업내부에서 중점적으로 이루어지던 혁신이 기업간 연합 관계에서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공동투자나 버츄얼 파트너 등의 경우 관계가 느슨하고 단절적이어서 의미있는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기존의 주장과 달리 도시바, 필립스, 소니 등이 DVD에 대한 표준을 공동으로 마련하고 제품개발을 위해 가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사례를 통해 드러나듯 디지털기술의 활용으로 네트워크를 통한 연구개발이 가능할 뿐 아니라 많은 이점을 가지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Laat, 1999).
다른 한편, 전자산업에서 최근 생산과정 자체가 제품설계 및 판매과정과 분리되면서 생산만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생산 전문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유연한 생산체제의 등장과 기존 제조업체의 생산비 절감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제품 변화 속도가 빠른 컴퓨터, 통신기기 등의 주요 기업들이 생산공장을 분리시키고 이를 생산 전문회사에게 위탁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생산 전문 기업은 과거에도 계열, 하청 기업, OEM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ODM (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등 다양한 형태를 띠면서 존재하여 왔으나 최근 위탁제조 (contract manufacturer) 혹은 EMS (electronics service manufacturing)로 불리는 새로운 형태가 부상하고 있다. 계열기업이나 하청기업의 경우 특정 모기업으로부터 생산과정의 일부분만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음에 비해 EMS는 불특정 다수 기업으로부터 제품 생산과정 일체 및 관련 부품조달, 물류, 제품수리 등 관련 서비스까지도 위탁받고 있다. ODM이 PC를 중심으로 대만계 기업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반면 EMS는 PC, 통신기기 등을 위탁 생산하는 기업으로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Sturgeon and Lee, 2001).
EMS 기업은 특정제품이나 특정 기업이 요구하는 범위를 넘는 생산기능을 지니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어진 기본 기능안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된 고도의 자동화된 생산 체제를 지니고 있고 이외에도 공급관리, 품질관리 등 생산관련 영역에서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3.3 기업 조직의 디지털 전환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은 진공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조직적 맥락에서 구체화된다. 특히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 및 생산하는 일상적인 과정-루틴 (routine)들이 특정 기업 내부에서 어떻게 조직되어 있느냐가 바로 그 기업의 경쟁력 및 혁신 능력의 핵심적이 부분이라고 이해되면서 기업조직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어 왔다. 디지털 기술은 조직의 구성방식과 루틴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먼저 디지털 기술은 조직간의 거래비용을 대폭 감소시켜 외적으로는 기업활동의 핵심적인 부분을 제외한 여타의 기능에 대한 아웃소싱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 즉, 단일기업의 역량으로는 빠른 기술 및 시장변화에 대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어려워져 외부와의 네트워킹 및 아웃소싱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가전이나 PC에서 경쟁양상이 제품 자체보다는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기존의 경쟁자와도 상황에 따라서는 협력 관계를 수립하는 등 종래의 틀을 깨는 유연한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다. M&A, Joint Venture, 표준화를 위한 컨소시움, 지분참여, 공동연구개발, 라이센싱, 판매협정, 공동마케팅 등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크들이 활발히 구성되고 있다.
한편 디지털기술은 기업 내적으로는 조직 각 부문간의 상호작용을 심화시키면서 수직적인 기업조직에서 위계적 통제 없이 자율적으로 협력하는 수평적 네트워크에로 변화를 촉발시키고 있다. 이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기업조직의 모듈화로 표현되기도 한다. 모듈이란 독자적인 기능을 가진 교환 가능한 구성요소로 정의된다. 모듈 조직은 기업의 기존 가치사슬을 모듈단위로 구성하고 고객의 요구 및 사업기회가 확인되면 조직 내 외부의 모듈을 결집 배치하여 고객의 요구에 가장 적합한 가치 창출 과정을 구축하는 형태의 조직을 말한다 (신원무 외, 2000).
실제로 현재 전자 산업 내에서 기업 전체를 모듈 조직으로 구성한 경우는 찾기 어렵지만, 시장의 특성, 고객의 요구, 기술적 자원, 자사의 핵심역량 등을 반영하여 많은 기업들이 수평적 팀이나 네트워크 지향적 조직으로 개편해 나아가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IBM, 후지쯔, 3M 등 대규모 기업의 경우 조직의 관료화 및 경직화를 지양하기 위해 사업단위별로 자율권을 갖는 소규모 조직으로 분화하여 벤처형 조직으로 운영하기도 하고 또 창의성 및 지식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 사내 벤처를 활용하기도 한다. 최근 주목받는 조직의 모듈화 가운데 하나가 쉐어드 서비스 (shared services)로 불리고 있다 (김기현, 2001). 이는 기업의 여러 사업 조직에 각각 존재하던 경영 지원 부문 즉 인사, 재무, 정보시스템, 노무 관리 등 을 하나로 통합하여 별도의 핵심 사업 단위로 운영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즉 기업의 주요 사업 단위는 연구개발, 판매 등 전략적 활동에만 집중하고, 지원 부문이나 비전략적 활동은 쉐어드 서비스 조직에 맡기는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현재는 IBM의 재무기능 쉐어드 서비스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기업들이 더 좋은 조건의 외부 공급자가 존재한다 할지라도 자사의 쉐어드서비스 조직을 활용하는 수준에서 도입되고 있다.
3.4 제품과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디지털기술은 70년대 이후 통신과 컴퓨터의 융합, 이른바 C&C혁명을 주도하여왔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통신, 방송, 정보산업의 융합을 촉진시키고 있으며, 동시에 새로운 서비스와 그에 따른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컨텐츠의 개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제품의 복합화는 텍스트, 화상, 음성 등 다양한 정보가 모두 디지털화되어 서로 다른 매체 안에서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되는 것이 가능해 지면서 가속화되어 왔다. 디지털 융합 (digital convergence) 시대에는 모든 전자 기기와 서비스가 디지털화․네트워크화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즉 제품과 서비스들이 독자적으로 존재하기보다는 보편적 네트워크의 일부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다. 현재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하드웨어 제품의 복합화를 넘어 하드웨어와 컨텐츠, 소프트웨어, 서비스와의 결합을 촉진하고 있다.
예컨대, 디지털TV는 단순히 컬러 TV를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터넷 PC 기능도 함께 수행하는 복합적인 제품일 뿐 아니라 디지털 컨텐츠, 부품, 디지털 TV를 통한 전자상거래, 여타 디지털 가전제품의 개발 촉진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새로운 산업과 관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 PC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기술 발전 및 산업간 융합의 진전 등의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PC 쪽에서는 최근 포스트 PC (Post PC)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포스트 PC 제품으로는 스마트폰, 피쳐폰 (feature phone), PDA, HPC, 웹패드, 인터넷 단말기, 인터넷 TV, 셋탑박스, 인터넷 게임기, 인터넷 스크린 폰, 인터넷 백색가전 등을 들 수 있고 이러한 차세대 정보기기 제품군들을 흔히 인터넷 정보기기 (IA: internet appliance, information appliance)로 부르기도 한다. 다양한 정보기기도 제품자체가 기존의 여러 하드웨어 기능이 복합화된 제품일 뿐 아니라 관련 소프트웨어나 서비스산업과 밀착되어 발전하고 있다 (나준호, 2000).
디지털 가전이나 포스트 PC 시장은 낮은 진입장벽, 참여 기업들의 이질성, 제품의 다양성, 산업간 융합에 따른 신개념 제품의 지속적 출시 등의 특성 때문에 지배적인 경쟁 구도가 불명확하여 제품간 경쟁, 제품군간 경쟁, 기업간 경쟁 등의 복합적 경쟁 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초기 시장의 특성상 부품, OS 분야의 시장 표준이 아직 확립되지 않아 치열한 표준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포스트 PC시장을 둘러싼 기업간 경쟁은 네트워크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PDA 시장에서 팜OS 진영과 윈도우CE 진영간의 네트워크 경쟁, 인터넷 TV 시장에서 웹 TV진영과 AOL TV 진영간의 네트워크 경쟁, 인터넷 게임기 시장에서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진영, 닌텐도 게임큐브 진영,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진영간의 네트워크 경쟁 등을 들 수 있다 (나준호, 2001b).
PC 및 가전 산업에서 기업들은 하드웨어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었던 것이 일반적이었음에 반해, 디지털 TV나 포스트 PC 산업에서는 서비스, 컨텐츠, 단말기 연계라는 특성으로 기업에 따라 다양한 사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예컨대, 포스트 PC 부문을 보면, 주로 부품, 운영체계 부문에서 시장 선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기업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팜, 사이언 등은 포스트 PC 제품을 직접 생산하기보다는 포스트 PC 하드웨어의 플랫폼 규격을 제시하여 시장표준 형성 과정에 밀접하게 관여함으로써 시장 영향력을 유지, 확대하는 시장표준 선점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컴팩, 소니 등 각각 기존 산업영역에서의 제품 설계 및 개발 역량, 유통망 및 영업조직, 브랜드 파워 등 생산 및 판매 단계상의 다양한 강점을 바탕으로 포스트 PC 제품 생산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HP와 IBM 등 주로 기업 대상 응용 솔루션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기업들은 의료, 보험, 증권, 군사 등 특정 산업 시장 수요에 기반한 토털 솔루션 제공에 핵심을 두고 있다.
전자산업에서 다양한 이용자의 요구사항에 대응하여 제품사양을 빠른 시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변경할 수 있는 능력이 관건으로 부상함에 따라 모듈화 기술의 중요성이 급속도로 부각되고 자유롭게 결합될 수 있는 모듈형 부품의 가치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 표준의 위치를 장악한 핵심모듈 및 부품은 전형적인 수확체증적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김학상, 2001). 정보와 지식의 디지털화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혁신을 가속화시키는 주요한 동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3.5 디지털 전환과 전자산업의 구조 변화
전자산업에서는 현재 전술된 바와 같이 산업 전반에 걸쳐 전자상거래, 특히 기업간 전자상거래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업간 협업체제가 구축되고 있으며 연구개발, 생산 및 제조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유연하고 자동화된 생산시스템, 부문들간의 연계의 강화를 통한 e-factory가 등장하고 있다. 또 기업조직 측면에서도 각 기능의 모듈화가 초보적인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 조직의 내외부가 유연한 네트워크 형태로 연결되어 가고 있는 변화도 볼 수 있다. 또 제품의 모듈화, 제품과 제품의 융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이 통합되는 현상도 진행 중에 있다.
기업들이 부품 구매 및 제품 판매과정은 물론 연구개발, 생산, 그리고 각 기능의 통합 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활발하게 도입함에 따라 일상적인 기업 운영방식의 효율성이 크게 증대되어 가고 있다. 기업간 전자상거래의 확장, 연구개발 및 생산 부문에서 기업간 네트워크의 형성 증대로 기본적인 기업 운영의 플랫폼의 표준화 작업이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개별기업차원의 디지털전환 전략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기업운영의 플랫폼이 호환적일 때 디지털전환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경쟁기업끼리의 전략적 제휴나 협력이 불가피해 진다. 따라서 디지털화의 진행은 산업내 기업간 관계를 경쟁과 협력의 복합적인 구도로 설정해 가고 있다.
PC나 가전 산업에서는 기존의 대표적인 제품들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디지털 융합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기기가 끊임없이 개발됨에 따라 아직도 신제품을 중심으로 제품개발 및 생산에 주력하는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연구개발과 생산의 분리, 조직의 네트워크화 및 모듈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의 결합이라는 현재의 추세속에서 전반적으로 서비스부문의 위상이 강화되면서 전자산업내 주요 기업들은 제조보다는 통합 서비스 제공 쪽으로 중심을 이동해 가고 있다. IBM은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이 전략을 추진하여 전체 매출 중 하드웨어의 사업비중이 절반이하로 감소한 반면 소프트웨어와 IT 서비스 사업비중은 두 배 이상 증대되어 솔루션/서비스 중심의 사업구조가 공고히 정착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준호, 2001a). 소니 (Sony)는 각 가전으로 연결된 인터넷을 기반으로 가전, 게임기 등 하드웨어의 판매를 촉진하고, 그 하드웨어를 통해 소니가 제공하는 각종 소프트웨어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해 각종 디지털 컨텐츠를 통해서도 수익을 창출하고자 넷 관련 엔터테인먼트 수요를 개척하고 있다. 이와 아울러 넷거래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금융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넷뱅킹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오래전부터 수직계열화의 측면에서 판매제품과 관련된 AS, 금융서비스 부문을 취급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서비스가 제품제조의 부수적이라는 기존의 제품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서비스를 보다 중심적인 영역으로 전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자산업은 크게 기존의 제조중심에서 제조 및 제품 관련 서비스의 비중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제품과 서비스가 밀접하게 관련되면서 산업의 전체적인 범위가 모호해져 가고 있다.
크게 보면 현재 전자산업내에는 제조부문에 특화하는 기업과 제조보다는 네트워크화된 전자제품 관련 서비스 및 솔루션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는 기업으로 분업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제조 부문 안에서도 새로운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 및 브랜드 마케팅에 주력하는 기업 (예, 컴팩) 및 모듈화된 핵심 부품에 집중하는 기업 (예, DRAM, CPU, LCD 생산기업)이 있는가 하면 제조 그 자체에만 주력하는 기업 (예, EMS들-솔렉트론)으로 다시 분화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기존 전자산업의 주요 기업들은 연구개발, 브랜드마케팅, 솔루션서비스 부문, 소위 고부가가치 부문에 집중하는 경향으로 변화해 가고 있으며 이들이 전체적인 전자산업의 발전을 조종하고 (governing) 있다는 점이다. 제조나 시뮬레이션 등 특정 기능에 특화하는 기업들이 현재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이유도 결국 전자산업의 주요기업들이 이 부문에 대한 아웃소싱을 증가시키는 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다.
기존 전자산업은 가정용 전자제품, 산업용 전자제품, 전자 부품 등 각 영역에서 특정 제품에 특화한 기업들이 비교적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조직안에서 연구개발, 생산, 판매 등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면서 경쟁하는 특징을 지녔다.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맞물려 구매, 판매, 연구개발, 생산 부문의 디지털화, 제품의 복합화 경향과 기업 내부 및 외부 조직간의 네트워크화가 심화되면서 가정용 및 산업용 전자라는 영역이 모호해져 특정 제품 및 서비스(군)을 중심으로 분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산업내 부가가치의 원천이 연구개발, 브랜드, 서비스 중심으로 공고화되면서 제품개발 및 브랜드 마케팅 특화, 제품관련 서비스 및 솔루션 특화, 제조 특화 기업들을 중심으로 분업구조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 안에서 기업간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강화되고 있다.
4. 맺음말
디지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전자산업 내 개별 기업들은 변화하는 산업 및 경쟁 환경에 직면하여 새로운 환경에서 요구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하고자 노력하면서 자사에게 적합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기업들이 부품 구매 및 제품 판매과정은 물론 연구개발, 생산, 그리고 각 기능의 통합 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활발하게 도입함에 따라 일상적인 기업 운영방식 (operational routines)의 효율성이 크게 증대되어 가고 있다. 기업간 전자상거래의 확장, 연구개발 및 생산 부문에서 기업간 네트워크의 형성 증대로 기본적인 기업 운영의 플랫폼의 표준화 작업이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업 운영 루틴의 표준화 과정이 진전되면 개별 기업의 경쟁력은 운영의 효율성보다는 다른 기업과는 차별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해 낼 수 있는 능력, 혹은 산업내에서 공유되는 자원들을 차별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사업모델의 개발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 질 것이다. 즉 기업의 운영루틴보다는 혁신 루틴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적인 요소로 부각될 것이다.
한국의 전자산업은 전통적으로 제조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제조의 강점 모델만으로 앞으로의 성장을 보장받기에는 국내외 산업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아래로부터는 중국에, 위로는 일본에 밀린 채로 고유의 핵심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한국의 전자산업은 현재 디지털화의 추세에도 앞서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주요 전자기업들은 제조특화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모두 묶는 종합서비스지향이라는 전자산업의 큰 흐름속에서 뚜렷이 두드러지는 선택을 하고 있지는 않은 상태이다. 기업활동의 디지털화 방향과 전략은 결국 개별기업이 선택해야 하는 문제이다. 개별 기업들은 자사의 핵심 역량을 고려하면서 전체 전자산업 가치사슬 내에서 보다 고부가가치를 점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이와 관련하여 적절한 e-비즈니스전략을 세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개별기업의 혁신역량이 동일한 가치사슬내의 기업간 관계에 의해 구성된다는 장기적 관점을 이해하고 필요시 서로 협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디지털화의 효과는 가가치사슬내의 모든 기업의 활동이 표준화된 플랫폼안에서 재구성될 때 극대화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디지털화는 개별기업차원을 넘어 전자산업내 기업들에 의해 공동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아울러 산업의 디지털화를 순조롭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활동의 온라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부는 우선 온라인상의 경제활동과 관련된 각 종 규제, 즉 세금, 보안, 소비자권리, 재산권 등에 관한 제도를 국제수준에 맞게 정비해 나아가야 한다. 기업 및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오프라인상에서 기업 및 산업 구조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즉 오프라인에서 기업간 경쟁 양상이나 산업 구조가 기업 및 산업의 디지털전환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디지털전환은 오프라인 상에서의 기업 및 산업의 구성방식을 변화시킨다. 따라서 다소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정부의 디지털전환과 관련된 정책이 단지 디지털화 그 자체만에 중점을 두고 진행된다면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정책은 오프라인상의 기업관계의 재조정 (corporate governance)과 같은 포괄적인 주제도 함께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 및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종 목표가 아니라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국가가 전자산업과 관련하여 추구하는 목적은 자국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거나 자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전자산업 관련 경제활동이 전체 가치사슬 안에서 고부가가치 부문을 점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술혁신의 속도가 가속화되고 시장의 요구 또한 빠르게 변하는 환경하에서 정부가 특정기술, 특정산업을 선택적으로 집중 지원하는 것은 많은 위험을 내포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그 기술이나 산업이 발전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을 보장할 수 없으며 단기적 성공이 차세대 기술이나 산업의 발전을 제약할 가능성도 있다. 포스트 PC나 디지털 가전 부문 등과 같이 시장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부문에서 특정 제품 혹은 서비스에 대한 선택은 기업이 전적으로 결정하되 정부는 관련 기업들의 혁신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업이 소홀히 하는 기반기술에 대한 연구를 주도한다든가 기업의 연구개발활동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든가 고급인력의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지원을 한다든가 하는 식의 기업의 혁신활동관련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정비하는 정책적 수단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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