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저희 한 개인을 찾기 위해 얼마나 역사과정을 희생시켜 나오셨으며 역사시대에 얼마나 수고해 나오셨는가를 생각하게 될 때에,
오늘 저희들은 그 은덕을 갚을 수 있는 아무런 것도 갖지 못한 미급한 몸들이요, 불충 불효한 저희 자신들인 것을 직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악의 근원이 다른 것이 아니라 저희 자체라는 사실, 저희 자체를 근거로 하여 세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
그것이 저희 마음, 저희 몸으로부터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저희들은 확실히 깨달아야 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길에 있어서 세계를 이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너 자신을 이기는 것이 문제라고 아버지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원수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네 집안 식구가 원수라고 하였고, 그 식구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들어가서 네 몸이 원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 일체가 아버지 앞에 원수의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을 저희들은 이 시간 다시 한 번 깨달아야 되겠습니다. 그러나 이 부족한 것들을 위해 당신이 수고하신 공으로 말미암아, 그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종들과 수많은 당신의 후예들을 세우시어 희생시킨 은덕으로 말미암아 저희들은 이 자리에 부복할 수 있게 되었사오니,
당신의 은혜가 넘치기 전에 역사과정에서 수많은 선조들이 피흘린 공적이 저희에게 머물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선한 실적의 터전이 저희에게 머물게 하시어서 그것을 다리 놓아 당신이 찾아올 수 있는 이 시간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저희들이 흠모의 심정과 사모의 심정을 가지고, 아버지만을 고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부복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흙덩이만도 못한 저희들이 당신의 존전에 품길 수 있는 아들딸의 모습으로 다시 빚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나왔사오니, 일체 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저희들이 되어선 안 되겠사옵니다.
아버지 앞에 완전히 흡수될 수 있고, 완전히 부스러져 가지고 당신이 새로이 빚을 수 있는 하나의 누룩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면서, 모든 말씀 참부모님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니다. 아멘. (1971. 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