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충북 청원군 미원면 호스피스 정토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30대 후반의 고인이 정토마을에 온 것은 4개월 전이었다. 췌장암 말기였다. 그는 지금껏 장가도 가지 않고 건축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고 했다. 돈만 벌면 여자도 생기고, 집도 생기고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지고 행복할 것으로 생각했단다. 써보고 싶은 돈도 못 써보고 돈을 모아 이제 어느 정도 살게 됐는데 말기 암이라니 웬 날벼락이냐고 했다. 돈만 벌기 위해 몸부림쳤기에 형제들과 관계도 소원했다. 6남매의 막내인 그는 늘 형과 누나들을 기다렸지만, 가족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의 가족들도 그처럼 모두 돈을 버느라고 바빴다. 그는 기다림에 울고 외로움에 떨다가 임종을 맞았다.
“징해. 징해. 이 세상이. 돈에 미쳐있다.”
능행 스님이 한 숨을 쉬었다. 죽음 자체에 대한 한탄보다 오직 돈만 보고 달리다 정작 정말 소중한 사랑을 놓쳐버린 이들의 삶과 가족이 죽어가는 데도 돈 버느라 바빠 올 수 없다는 사람들, 귀찮은 일은 죽어도 싫다는 현대인들의 개인주의와 메마른 마음에 대한 절규였다.
“세상 사람들이 다 돈에만 미쳐가고 있어요. 그 돈이 결국 우리를 미치게 하는 줄도 모르고.”
사흘 전에도 개인택시를 하며 돈만 벌며 장가도 가지 못했던 총각이 세상을 떴다. 요새 그런 젊은이들을 잇달아 보내면서 스님의 한숨도 더욱 커졌다.
장례식장에 도착해 입관실에 들어가자 하얀 천에 덮인 주검이 누워있다. 스님의 염불에 맞춰 염습사들이 주검의 몸을 닦고 손발을 한지로 싸기 시작한다. 이제 막 이곳에 도착한 50대로 보이는 한 여인이 울다가 염습사를 향해 “우리 막내 마지막 가는 길인데 좋은 천으로 싸주지 왜 종이로 싸느냐”며 화를 낸다. 한지로 싼 뒤 옷을 입히게 되어있다고 해도 막무가내다.
스님이 여인에게 “(고인과)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큰누님”이란다. 스님은 “○○씨가 얼마나 큰누님을 기다렸는데…”라며 뭔가를 말하려다 이내 입을 다물고 만다. “살아서 한 번이나 와보지 웬 뒤늦은 소란이냐”는 말을 하고 싶었을까. 그의 염불과 목탁소리만이 마른 장작처럼 말라버린 주검 주위로 더욱 구슬프게 울려퍼졌다.
6형제 중 막내가 돈이 많다는 걸 한 지인이 형제들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그랬더니 형과 누나들이 새벽에 택시를 타고 와서 죽어가는 동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통장을 가져하는 사람, 도장을 가져가는 사람 정말 인정도 사정도 없는 지옥 그 자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죽어가는 동생은 그 광경을 보고도 힘이 없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새벽에, 오 밤중에 죽어가는 동생을 찾아와 난리를 피우고 간 것이다. 통장과 도장이 있어도 돈을 찾을 수 없는데도 말이다.
삶의 마지막 현장에서 거짓은 허용될 수 없다.
20년 넘게 선방에서 수행만 해온 스님이었다. 그는 “내가 지금까지 중생들이 주는 은혜로 살아가면서도 그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는데, 무엇을 바랄 수 있겠느냐”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다시 태어나면 절대 그렇게는 살지 않을 텐데 이제 늦었다.”는 것이었다.
10년을 한결같이 정토마을을 지켜온 마니주 간호사는 “지식인, 부자, 수행자 등 뭔가 많이 가지고 명예가 높은 사람일수록 더욱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인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능인 스님은 삶에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말한다. 삶에서 많이 나누고, 많이 가지고 나누지 많이 버리지 못하고, 용서하고 사랑하지 못한 사람일수록 마지막 순간에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한다. 능행 스님은 “잘 죽은 것이 잘 사는 길이다.”라고 말한다.
출처 : 한겨레 신문 종교전문기자 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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