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일 저녁 9시. 서울시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골목길에 위치한 간판들의 불빛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퇴근 후 식사를 마친 중년 남성들이 골목 구석구석을 메우고 있는 술집으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들어갔다. 강남 번화가 뒷골목에서 흔히 벌어지는 광경이다. 그런데 시끌벅적한 골목 속 한 5층 건물에서 희한한 풍경이 연출됐다.
20~30분 간격으로 회사원 복장의 남성들이 동료도 없이 홀로 같은 출입구로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딘가 기운 없어 보이던 그들의 뒷모습은 활기찬 밤거리의 풍경과는 사뭇 대조돼 보였다.
그들을 따라 이 건물 2층에 위치한 업소 ‘G’바의 문을 열었다. 100㎡(약 30평) 남짓 될 것 같은 공간에 의자 2개가 겨우 들어갈 만한 비밀스러운 방이 7개. 방문은 커튼으로 되어있었고 모든 방의 천장은 뚫려 있었다. 이미 3~4곳의 커튼이 닫혀 있는 걸로 봐선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듯했다. 옆방에 앉아 귀를 기울여보니 뚫려있는 천장을 넘어 나지막한 남녀의 대화소리가 들려왔다. 남자가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기러기 아빠·독싱남이 주요 고객
- ▲ 두 사람이 겨우 들어갈 만한 8㎡ 남짓한 대화방. / photo 남정탁 영상미디어 인턴기자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았는데 부인이 옛 남자를 만나고 있는 거야.
그때 벌써 애가 둘이었는데.”
“그래서 어떻게 했어?”
“돌려보려고 했는데 잘 안됐어. 이혼했지. 애도 내가 키우려고 했는데, 엄마 자리를 내가 채워줄 수 없겠더라고. 지금은 생활비 보내주고 있고. 애 보고싶을 때 찾아가서 보고.”
“어휴. 못됐다.”
바에서 흘러 나오는 잔잔한 음악소리에 섞여 대화내용이 조금씩 들려왔다. 남자는 상대 여성에게 자기의 치부를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이곳을 마치 동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 나오는 숲속 구덩이쯤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30여분이 더 지나고 커튼 밖으로 두 사람이 나왔다.
정장을 한 모습으로 보아 근처 회사원일 것 같은 40대의 남자와 어림잡아 175㎝는 될 것 같은 늘씬한 20대 여자였다.
남자가 곧바로 계산대로 가더니 10만원을 주고 나갔다.
여자는 남자에게 “또 봐”라고 인사한 후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맞은편 방에선 막 나간 회사원 차림의 남자보다 더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에 자신감이 없고 축 늘어져 있었다.
“…그래서 여자친구랑 헤어졌는데, 갑자기 첫사랑이 생각나는 거야.
걔는 참 성격이 나랑 잘 맞았는데.”
“그럼 걔랑 결혼하지 그랬어.”
“어떻게 첫사랑이랑 결혼하냐? 사정도 있었지.”
한 시간 동안 누가 들을 새라 숨을 죽이며 얘기하던 이 남자, 나중에 얼굴을 보니 30대 후반쯤이나 됐을까. 최근 결혼에 실패한 사람인 것 같았다. 첫사랑부터 마지막 사랑까지 구구절절이 읊었다. 얘기 중간중간 여자가 맞장구를 치거나 짧은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 남자 역시 작은 방에서 여자와 대화를 마치고 계산대에10만원을 내고 나갔다. 축 처져있던 어깨가 조금 올라간 듯했다. 갈 곳 없는 중년 남성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이른바 ‘대화방’의 풍경이었다.
지난 7월 초 서울 강남 논현역 인근에 문을 연 이 신풍속의 술집은 대화에 목말라 하고, 심지어 외로움에 자살까지 하는 2010년 대한민국의 중년 남성들을 위한 곳임을 표방하고 있다. 술을 팔지만 술보다는 대화에 목말라하는 남성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 술집 대표 노모(41)씨를 만나봤다.
그는 “이제 문을 연 지 두 달이 다 돼가는데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싱글’들로 예약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2명 이상의 단체손님은 정중히 거절해 돌려보내고 있다”고 했다. 업소가 당초 목표로 한 손님들이 대화를 원하는 나홀로 남성이고, 잔잔한 분위기를 유지해야 하는 대화방 성격상 손님이 2인 이상이 되면 분위기가 흐트러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어떻게 ‘대화방’을 생각해냈을까.
“사실 전 기러기 아빠였습니다. 아이가 초등학생 때 부인과 함께 필리핀에 보냈죠. 가족을 떠나보내고 처음 혼자 남겨졌을 땐 외로움에 안 해본 게 없습니다. 술값으로 한 달에 1000만원 이상을 날렸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하는 생각에 허무함이 밀려오더라고요. 남는 것도 없었고 마음은 뻥 뚫려갔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다’고.”
그는 기러기 아빠의 외로움과 공허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이 지독한 외로움을 겪을 당시에는 부끄러움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외롭다’ ‘
괴롭다’는 얘기를 차마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대화방은 이렇게 기러기 아빠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가 딱히 예상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손님의 절반 가량이 역시 기러기 아빠라고 한다.
“손님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까지의 기러기 아빠와 ‘돌싱남(이혼남)’이죠. 하루에 20~30명 정도씩 옵니다. 해외에서 자녀들을 돌보느라 무심한 아내, 혹은 헤어진 연인에게 할 말이 많겠죠. 그걸 대화녀들에게 털어놓는 겁니다.”
1시간 10만원… 스킨십 금지, 오직 대화만
노 대표는 손님의 대화를 들어주는 이른바 ‘대화녀’들을 ‘파트너’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들과 노 대표는 계약고용관계가 아니다.
대화방에서 한 시간 동안 대화를 했을 때 손님이 지불하는 돈은 10만원. 이 돈에는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안주와 맥주 값이 포함된다. 대화녀들은 매주 자신이 일한 대화 시간을 정산해 노 대표와 수입을 나눠 갖고 있었다.
“기러기 아빠나 돌싱남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어요. 용기를 복돋워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파트너들을 뽑을 때 외모를 가장 많이 봤습니다. 예쁜 여자들이 열심히 얘기를 들어주고 계속 맞장구를 쳐주면 기가 살거든요. 슬픈 얘기지만 현실이 그렇습니다.”노 대표를 따라 대화방에 들어가 봤다.
8㎡(약 2.5평) 남짓되는 작은 공간에 남자와 여자가 마주 보고 앉을수 있는 의자 2개,
가운데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이 다였다. 남자의 시야에 들어오는 맞은편 테이블 주변은 모두 거울로 둘러싸여 있었다. 기자가 방 전면에 거울을 배치한 이유를 묻자 노 대표는 “우리는 신체적 접촉이 금지돼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만질 수 없기 때문에 거울을 통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해놓으면 마주 앉아 대화를 하게 되더라도 정면만 바라보고 대화하는 게 아니라 거울을 통해 대화녀의 측면, 뒷면 등을 빠짐없이 바라보며 대화하게 됩니다. 심리적 각성효과도 있지요. 1시간 동안 술이 무제한으로 제공되는데 그 안에 취해서 주사를 부리면 안되잖아요. 맥주를 마시다가 문득 거울을 보면 본인의 얼굴이 달아올라와 있거든요. 그럼 취중에도 정신이 확 드는 거죠.” 노 대표의 설명이다.
그와 얘기하는 중간중간 그의 휴대폰이 쉴 새 없이 울렸다. 대화녀 면접을 보고싶다는 전화와 예약문의 전화였다. 어느덧 11시가 되자 5개의 방이 찼다. 이 시간부터 새벽 1시가 가장 바쁜 시간이라고 했다.
기자가 “중년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은데 대화녀로 하루 일해보면 안되느냐”고 묻자 그가 정장을 한 기자의 모습을 위아래로 한번 훑더니 “손님이 단신으로 오기 때문에 개인적 취향이 강하다. 자기 취향이 아니면 (대화녀를) 거절할 수도 있다. 마음 상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기자의 자존심이 상할까봐 에둘러 얘기했다는 직감을 받았다. 손님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지 복도를 오가는 대화녀들이 기자를 흘낏흘낏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게 느껴졌다. 어쩔 수 없이 “내일 다시 오겠다”고 하고 발길을 돌렸다.
속마음 털어놓고 고민 상담도
다음날 출근길 가방에 여벌의 옷을 담았다. 저녁 7시쯤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출발해 여의도 9호선 환승역 화장실에서 점잖은 정장을 벗고 ‘대화녀’에 어울릴 만한 다소 ‘야한’ 옷으로 갈아입고 화장을 했다.
8시쯤 대화방에 도착해 노 대표를 다시 만났다. 그가 “이 정도면 괜찮겠다”며 오케이 사인을 해보였다. 이날 출근한 ‘대화녀’는 모두 5명. 9시부터 손님이 조금씩 들어왔고 단골들이 대부분이었다. 일주일에 2~3번은 방문한다는 이들은 자신의 신상을 꿰고 있는 고정 파트너를 하나씩 두고 있었다. 어떤 손님은 8시부터 일찌감치 나와 10시에 출근한다는 대화녀를 1시간 이상 기다리기도 했다. 대화방에 일주일에 3번씩 들른다는 그는 왜 대화방을 끊지 못하고 있을까.
“손님 입장에서는 매번 자기 신상을 설명하는 게 스트레스죠. 이제 만나면 ‘아 저 사람은 기러기 아빠고, 애가 캐나다에 있고, 부인과 사이가 어떻고’ 정도는 꿰고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1시간에 10만원인데 자기소개 또 하고, 했던 얘기 또 하면 좋겠어요?”대화녀 중 한 명인 지아(22·예명)가 말했다. 그가 “거기다 그 손님은 언변에 자신이 없어서 말로 여성의 환심을 사는 연습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화방에서 한 달이 넘게 대화녀로 일하고 있는 그에게 “어떤 얘기를 주로 하느냐”고 물었다.
“다양해요. 처음에는 단순한 화젯거리로 시작하지만 계속 오는 사람들은 점차 마음을 열고 자신에게 솔직해지자는 듯 모든 얘기를 다해요. 정말 진지하게 고민거리를 털어놓을 땐 심리치료사라도 된 기분이 들어요.”
저녁 10시. 손님이 뜸하자 대화녀들이 바에 ‘술상’을 차렸다. “이 시간쯤 오는 손님들은 이미 한잔 하고 오기 때문에 우리도 분위기를 비슷하게 맞춰줘야 한다”는 것이 ‘술상’을 차린 이유다. 다섯 명의 대화녀들과 바에 앉아 술을 마시며 “힘들지 않냐”고 묻자 대화녀 중 한 명인 규리(27·예명)가 “주점과는 달라 ‘진상 손님(종업원을 괴롭히는 손님)’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손님의 말에 맞장구 쳐주고 경청하면서 대화를 잘 이끌어 2시간으로 연장하는 게 기술”이라며 “손님이 대화방의 콘셉트를 모르고 스킨십을 요구하면 ‘오빠랑 대화하는 거 재미없어’ 하고 나와버린다”고 말했다. 기자가 “기러기 아빠와 대화해보고 싶다”고 말하자 “기러기 아빠들의 특징은 기러기가 아닌 척한다는 것”이라며 “세 번 이상 대화하기 전엔 신분을 밝히지 않는다”고 했다.
방학 땐 비수기… 가족 떠난 9월이 피크
18일 저녁 9시. 대화방으로 출근하기 시작한 지 3일째 되는 날이다. 출발 전 노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단골 기러기 아빠 손님들에게 전화를 넣어달라”고 부탁했지만 “지금 기러기는 ‘비수기’”라는 답이 돌아왔다. 평소 자주 오는 손님들에게 전화를 했지만 “방학이라 처자식이 한국에 들어와 있어 집 밖을 떠날 생각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노 대표가 “아이들이 개학을 앞두고 돌아가는 9월 초는 돼야 기러기 아빠 손님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 일대엔 장맛비가 쏟아졌다. “빗방울이 굵어 손님이 없을 것 같다”고 하자 노 대표가 웃으며 “아직 남자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와보면 알 것”이라고 했다. 이날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한 기러기 아빠 이모(38)씨를 대동했다. 중년 남성의 입장에서 본 대화방의 느낌을 듣고 싶어서였다.
느지막이 도착한 대화방. 이상하게 음악소리가 크고 시끌벅적했다. 각 방이 꽉 들어차 있었고 대화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격양된 듯했다. 노 대표의 ‘와보면 알 것’이라는 말이 이해가 되는 듯했다. 기자가 “손님이 많다”고 하자 노 대표가 “비가 오지 않느냐.
집에 가면 혼자인 사람들은 외로움이 두 배가 되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이날은 오히려 대화녀들이 부족했다. 어제까지 함께 술을 마시던 5명의 대화녀들은 다 커튼 속 방으로 들어간 후였다. 노 대표가 “오늘은 1시간만 하고 가는 손님들이 없다. 다들 연장했다. 오늘은 30명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좁은 방에 기자와 이씨가 나란히 앉았다. 맥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그에게 “기러기 생활을 하며 가장 슬펐던 때가 언제냐”고 물었다. 이씨가 말했다.
“작년 이맘때쯤이었죠. 부인과 7살된 딸이 외국에서 돌아왔는데 예기치 않게 내가 사고를 당했어요. 몇 달 동안 목발을 짚고 다녔는데, 오랜만에 애가 왔는데 그렇게 좋아하는 놀이공원을 같이 가줄 수가 없는 거예요. 개학이 다가왔고, 그때도 목발을 짚고 있었죠. 운전은 가능한 상황이라 차로 공항에 데려다 주는데 공항에서 휠체어를 빌려주더라고. 휠체어를 타고 아이에게 손을 흔들고 나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데 인천공항이 얼마나 넓던지…. 30분 동안 목발을 짚고 차로 돌아오는데 너무 힘든 거예요. 집안에서는 목발을 사용 안하니까 혼자 기어다녔고….”
“안 울었어요?”
“눈물이 핑 돌더라고.”
1시간 반쯤 대화를 하고 있을 때 노 대표가 커튼을 열고 들어왔다. “이제 막 일이 끝난 진짜 대화녀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씨는 “아무래도 더 얘기하면 (슬퍼서) 안될 것 같다”고 했다. 이씨와 함께 대화방을 나왔다. 그가 “속이 좀 후련해졌다”고 말했다.
중년남성, 왜 대화 찾아 나서나
부인·자녀 역할 변화로 가족들과 소통불능
‘대화방’ 술집까지 등장한 세태와 이곳을 찾는 대한민국 중년남성들의 심리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아버지의 실종’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는 “오늘날 중년남성들의 외로움과 방황은 가족 안을 깊게 들여다보면 원인이 있다”며
“부인과 자녀들의 입장과 역할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과거 가족은 하나의 준거집단으로 각자의 역할 모델이 분명했다. 그중 ‘아버지’라는 존재는 집안의 권위를 상징했다. 아내는 남편을 인정하고 존중했고, 그것을 보고 자란 자녀들도 아버지를 역할모델 삼아 따랐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권위를 인정받는 아버지는 드물어졌다.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이 늘고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는 현실에서 ‘돈을 벌어오는’ 아버지의 권위는 반토막이 났다. 과거 아버지들은 집안을 먹여살리기 위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권위를 누리는 만족감을 맛봤지만, 요즘의 아버지들은 생활고는 생활고대로 시달리면서 외로움까지 겪는 ‘이중고’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다. 21세기형 ‘남자 열녀’로까지 불리는 우리 사회의 기러기 아빠들이 대표적이다. 조기퇴직, 연로해지신 부모님의 뒷바라지, 자녀들의 대학진학과 결혼 등으로 경제적 압박감이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자신의 지위에 대한
상실감이 커지며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 요즘의 아버지들이다.
여기다 갈수록 남성호르몬이 증가하는 중년의 마누라는 자기 주장이 강해져 더 이상 남편을 감싸주지 않고, 다 자란 아이들은 세대 차이의 벽 속에 갇혀 권위를 잃은 아버지와 말을 섞지 않는다. 얼마전 한 예능프로에서 자신을 기러기 아빠라고 밝힌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45)씨는 “집에 과일을 오래 뒀더니 날파리 한 마리가 날아다녔다.
그런데 외로워서 차마 그걸 죽일 수 없었다”며 기러기 아빠의 절절한 고독함을 토로해 동감을 샀다.
결국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소통불능자가 된 이 땅의 중년 남성들은
‘대화’라는 원초적인 욕구불만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탈출구’를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