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변호사, 조국 前 법무장관과 인연 언급하며 ‘총선 출마설’ 또 띄워
조국(왼쪽) 전 법무부 장관과 신평 변호사. <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조국(왼쪽) 전 법무부 장관과 딸 조민씨.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을 최초로 띄운 신평 변호사가 "만약 조국 교수가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 사퇴의 내 말을 받아들였더라면, 그는 지금쯤 엄청난 '정치적 파워'를 구사하며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유망한 지위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평 변호사는 1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침부터 지인들이 연락해온다. 민주당의 강훈식 의원이 조국 교수나 그의 딸 조민양의 출마를 막을 수 없다고 말한 기사가 났다고 알려준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변호사는 "사람들은 흔히 '자인'(Sein, 현실)과 '졸렌(Sollen, 당위)'을 혼동한다. 쉽게 말해 희망과 현실을 혼동한다"며 "그래서 자기 마음에 맞지 않는 현실을 자꾸만 피하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현실을 말하는 사람을 일부러 찾아가 욕설을 퍼붓는다.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운을 뗐다.
그는 "어떻든 내가 조 교수의 정계 복귀를 말한 최초의 사람이 됐고, 이제야 그것이 하나의 현실의 모양으로 분명히 대두됐다"면서 "돌이켜 보면 나와 조국 교수의 인연도 좀 기막힌 면이 없지 않다"고 조국 전 장관과의 인연을 언급했다.
"2018년에 내가 대법관 후보로 떠올랐는데, 듣기로는 조 교수가 강하게 밀었다고 한다"며 "그 전에 문재인 정부의 초대 감사원장 후보로 오르기도 했고, 수차 법무장관 물망에도 올랐다고 하는데, 조 교수가 주무담당자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법관은 당시 대법원에서 50억 클럽에도 관여한 권순일 대법관 등이 편 방해 공작으로 무산됐다"며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가정을 한 번씩 쓸데없이 해보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연유로 내가 조 교수에게 다소 고마운 마음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리고 그는 서울 법대의 학보인 '피데스'(Fides)의 직계 후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가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나는 그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글을 처음으로 발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소위 '조국 사태'의 문을 열었다는 글이다. 그리고 그 이후 나는 문재인 정부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려버렸다"고 짚었다.
신 변호사는 "나는 '시대정신'을 구현할 적임자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부상할 것을 예견했고, 그가 정계에 입문하자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내가 가진 작은 정성을 아낌없이 부어넣었다"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조 교수에게 특별한 호오(好惡)의 감정이 없다. 다만 그가 가진 정치인으로서의 뛰어난 자질을 지적했을 뿐"이라면서 "그리고 그라는 존재가 다시 세상으로 나옴으로써 야기될 공동체의 혼란을 걱정스럽게 바라본다"고 조 전 장관의 정계 복귀를 향한 우려의 시선을 드러냈다.
끝으로 신 변호사는 "하지만 세상의 일은 항상 사람의 지혜가 미치지 못하는 구석이 있으니, 내가 그를 대상으로 말한 일이 그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라며 "어느덧 나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사는 부질없는 촌로(村老)가 돼 쓸쓸히 그의 행보를 지켜본다"고 글을 끝맺었다.앞서 이날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 전 장관과 딸 조민씨가 원한다면 22대 총선 공천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강훈식 의원은 최근 민주당이 공천 기준을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삼은 이유에 대해 "지금처럼 야당 의원들이 수사 대상에 많이 오르고 무차별적 기소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냥 다 기회를 박탈하자는 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재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출마의 길을 막는다면 민주당 공천권을 사실상 검찰이 쥐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이론상으로 조국 전 장관, 딸 조민씨도 출마가 가능해진다"고 하자, 강 의원은 "물론이다"라고 했다. 그는 조국 부녀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언론 보도를 본 적은 있지만 깊이 있게 잘 모른다"면서 "당내에선 조국 장관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을 아꼈다.
최근 민주당은 △성희롱, 학교폭력, 직장 내 괴롭힘 등 도덕성 심사 기준 강화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공천 신청 및 출마 가능 등의 내용을 담은 22대 총선 공천룰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재판 중인 이재명 대표와 조국 전 장관 출마길을 터주기 위한 룰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