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의 일기이다.
2024. 3. 27. 수요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는 오늘서부터 벚꽃축제가 시작되었다.
- 기간 : 2024. 3. 27. ~ 3. 31.(5일간)
오후 4시에 아내와 함께 석촌호수 벚꽃축제 현장으로 나갔다.
벚꽃도 없는 축제이지만 다른 구경이라도 할까 싶었다.
동호 쉼터 인근에 무대를 설치하고 .... 계단식 벤치 위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벌써부터 자리에 걸터앉았다.
뒷편 입구 광장에는 간이 부스가 길게 설치되었고, 젊은 장사꾼들이 제법 많았다. 판매 물품은 젊은 사람들이나 구입할 악세사리 수준. 만나이 71살인 아내, 만나이 75살인 나. 늙은이들한테는 별 가치도 없는 시시한 물품들로 여겨졌다.
동호 쉼터 무대 앞에서는 육중한 음성장비와 마이크를 설치한 뒤 이를 최종 확인하고 연습하려는 듯한 목소리와 트럼펫 소리, 마이크 소리가 귓청을 뚫기에 정신이 멍멍해졌다. 소음으로 귓구멍 속이 아파서 아내와 나는 관람을 포기하고는 이내 귀가했다.
'벚꽃이 전혀 없는 벚꽃축제'가 시작되었다.
2.
석촌호수 서호 남쪽 산책로에는 송파구 문인협회에서 전시한 시화전 작품들이 길게 나열했다.
시화전에 게시된 몇몇 시인들의 얼굴 사진들이 내 눈에 띄인다.
여러 해 전 내가 두어 차례 방문했던 송파구 문인협회의 회원들이다.
<한국국보문학 카페> 회원으로 잠깐 활동했던 '최돈애' 시인의 작품도 몇 편 있다.
최 시인은 송파구 삼전동에서 산다.
시화전에 오른 시들이 무척이나 깔끔하게 다듬었기에 나는 빠르게 읽었다.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 등으로 검색하고, 띄어쓰기 등의 사전을 숱하게 펼쳐서 시 문구를 다듬었을 것 같다.
수십 번도 넘게 다듬은 것 같다!
문학-글은 이래야 한다.
정확하게 다듬어야 한다.
3.
서울 송파구 문인협회 회장이었던 유금호 문학교수가 지난해 2023. 12. 26.에 작고했다는 소식을 나는 오늘에서야 인터넷으로 확인했다.
향년 81세.
유금호 씨는 전남 고흥군 녹동 출신이며, 목포대에서 문학교수를 역임했다.
그의 아내는 '전원일기' 작가 김정수(전남 여수 출신).
오래전 송파구에서 사시는 유금호 교수댁을 방문한 적이 있다. 새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새를 키우셨다.
또 오래전 송파구 문인협회 모임에서 유 교수를 뵌 적이 있었는데 사람은 가고 이제는 문학 작품만 남았구나.
그 당시 유 교수 자택을 방문한 나한테 문학글을 쓰라고 거듭 권했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딱딱한 정치 법률 행정학 국방정책에나 길들여졌고, 그 이후 정년퇴직한 뒤 텃밭 농사 등에나 힘썼다.
인생말엽에 이른 지금에서야 글쓰기 공부를 스스로 더 하고 있다.
유금호 문학교수
2024. 3. 27. 수요일.
추가 :
2024. 3. 28. <머니 투데이> 뉴스 기사가 떴다.
"그냥 옆에 롯데월드 갈래요"…벚꽃 없는 벚꽃축제 [르포]'
위 사진을 내 임의로 퍼왔다.
용서해 주실 게다.
내가 어제 이곳을 방문했다.
내가 이 카페에 올린 글 제목과 오늘 뉴스에 오른 제목도 똑같다.
글쓰기에 관해서는 서로 통하는 게 있나 보다.
사진에 마우스를 대고 누르면 사진이 크게 보임.
첫댓글 여기 성내천도 올팍도 벚꽃은 아직 이던데요.~~
댓글 고맙습니다.
서울 송파구 성내천, 올림픽공원 안에도 벚꽃은 아직이군요.
며칠 뒤 잠실아파트 뒷편에 있는 한강으로 나가서 강변을 따라서 북향으로 걸어야겠습니다.
성내천 인근에는 서울아산병원도 있고, 샛강 따라서 내려가면 올림픽공원도 나오고....
우리나라 벚나무는 여러 종류.
그 가운데 왕벚나무가 가장 크고 꽃도 예쁘지요. 제주도 자생종.
나무가 굵고 재질이 좋아서 수공예품으로 활용하지요.
성내천 주변에는 벚나무를 많이 식재해서 아름다운 송파구를 더욱 정겹게 하지요.
@최윤환 올팍 몽촌토성길에 딱 한 그루, 탐스럽게 피는 왕벚꽃이 있는데 어제 가봤더니 꽃피움은 아직 꿈도 안꾸는듯요. ㅎ
@시호
예.
며칠 뒤에 한강변으로 나가서 강바람을 쐬야겠습니다.
한강변 몽촌토성 길목에는 자생하는 쑥도 많지요.
쑥내음새를 맡고 싶군요.
저는 1978년 5월부터 지금껏 잠실에서만 살고 있지요.
뽕밭, 송파나루였던 잠실이 무척이나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발전하고 있대요.
오산천 뚝방길 벚꽃도 아직입니다.
박민순 작가님
댓글 고맙습니다.
오산천 뚝방길에 산책 나가셨군요.
벚꽃은 일시에 피어서 일시에 깔끔하게 지지요.
성격이 무척이나 급한 우리나라 국민성을 닮았겠지요.
저는 우리나라 국화를 무궁화에서 벚꽃으로 바꿨으면 하는 개인적 의견을 가졌지요.
성질이 급하여 잎보다도 꽃이 이른 봄에 화려하게 피고, 꽃잎도 일시에 지고,
굵은 목재도 수질과 냄새가 좋아서 공예품 등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이 비 그치고 나면 화사한 벗꽃천지 되겠지요
또, 바람불어 꽃비 나릴터 이구요 그러구러 한해의 봄날은 또 가겠구요
건강하시고 건필 하십시오~^
댓글 고맙습니다.
왕벚나무는 벚나무 가운데 가장 으뜸이고, 우리나라 자생종.
일본 국화인 '사꾸라'도 본질적으로는 한국 품종.
제가 기억하는 지난 날에는 사꾸라가 일본을 상징한다고 해서 벚나무를 싫어했지만
훗날 벚나무가 한국 고유의 품종으로 확인된 이후에는 전국 곳곳에 식재했지요.
여기도 우이천벚꽃 축제가 오늘부터 인데
벚꽃이 아직..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벚꽃이 여기저기 터트릴듯 ...
댓글 고맙습니다.
서울 노원구 석계역에서 북한산 우이역에 이르는 긴 천변에 벚나무가 줄지어 서 있군요.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외적의 침입을 숱하게 받아서 피난 가고 도망쳐야 했지요.
그만큼 성격이 급하게 형성되었다고 하대요.
우리 민족의 성향을 닮은 벚나무 벚꽃도 그렇지요. 잎보다 꽃이 먼저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일시에 깔끔하게 지는 성품까지도 서로 닮았지요.
축제기간이 지난 뒤라도 우이천변으로 나가 꽃바람을 쐬기를 바랍니다.